[김성준의 P2P금융] 금융혁신 위한 정부 규제개혁 TF에 거는 기대

  • 김성준 렌딧 대표
    입력 2018.11.08 06:00

    지난 10월 22일, 금융위원회가 중대한 발표를 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주재로 ‘핀테크 등 금융혁신을 위한 규제개혁 TF’ 가 구성된 것이다. TF는 국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가 함께 참여해 범부처 차원의 긴밀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규제혁신과 혁신성장을 총괄하는 부처가 함께 모인 만큼 국내 핀테크 업계 기대가 높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현장에서 핀테크 기업이 필요로 하는 규제혁신이 무엇인지, 국민이 기대하는 체감 과제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부분은 핀테크 규제혁신 TF 발족 발표 내용 중 특히 눈에 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금융관련 법령뿐 아니라, 행정지도와 가이드라인 등의 그림자 규제, 기존 유권해석 등 모든 형태 규제가 검토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TF는 P2P금융의 경우 금융회사 P2P 대출 투자 참여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중금리 신용대출 등을 중심으로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금융회사의 P2P 투자 참여 가능 여부를 눈여겨 보겠다는 것이다.

    이전 컬럼에서 강조했지만 미국이나 영국 등 해외 시장은 전통 금융기업의 P2P 금융 대체 투자가 일반적이다. 이는 개인이나 소상공인 중금리대출 전략을 실행하는 방안으로써 매우 유용하고 변동성은 적으며 수익률을 높이는 새로운 분산투자처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이 P2P금융에 대체 투자하면 개인 투자자가 보호된다는 장점도 증명된다. 금융기관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전문 리스크 관리팀이 해당 P2P금융업체 운영 프로세스와 자산관리 현황을 면밀히 검토한 후 투자를 집행하기 때문이다. 투자가 이뤄진 후에는 주기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위한 감사가 이어진다. 투자 전문가가 참여하면서 오히려 개인 투자자가 혜택을 받는 셈이다.

    실제 렌딩클럽(Lending Club)이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금융기관 대체 투자가 증가하면서 개인 투자자 투자총액은 2014년 10억5500만달러(1조1992억원)에서 2017년 17억9500만달러(2조404억원)로 약 70%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P2P금융은 개인 간 대출인데 금융기관이 참여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 아니냐는 의견을 내놓는다. 그러나 P2P금융산업을 깊게 들여다 보면 오히려 이런 의견이 맞지 않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P2P금융산업은 피어투피어(Peer-to-Peer) 즉, 자금이 필요한 쪽과 자금을 보유한 쪽을 연결하는 새로운 금융 산업이다. 국내처럼 사람 대 사람(Person-to-Person), 개인 대 개인 간 대출로만 해석하는 경우는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렌딩클럽의 경우 2017년 현재 은행과 각종 금융기관이 전체 투자자의 83%를 차지한다. 여기에는 카드사 같은 여신전문 금융기관은 물론 캐나다 연기금 등이 포함됐다. 또다른 선두업체인 프로스퍼(Prosper) 역시 대출 채권의 95%에 각종 금융기관이 투자한다.

    영국 펀딩써클(Funding Circle)도 브리티시 비즈니스 뱅크(British Business Bank)가 2014년~2017년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약 1억파운드(1446억원)를 소상공인 대출에 투자했다. 유럽투자은행(EIB) 역시 2016년 약 1억파운드까지 소상공인 대출 자금 투자를 약정했다.

    개인신용대출을 취급하는 국내 P2P금융기업인 렌딧 대출 고객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CB 5~7등급 고객 비율은 2016년 32%에 머물렀던 반면, 2017년에는 52.4%로 1년 사이 20.4%p 증가했다.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에 기반한 적정금리 산출로 중금리대출을 받을 수 있는 대출 고객층이 확대되고 있다는 실질적인 데이터다. 금융위의 주요 정책 키워드인 포용적금융의 실제 결과가 P2P금융에서 만들어진다.

    2017년 현재 미국 전체 개인신용대출 약 800조원 중 P2P금융은 약 4.5%에 해당하는 36조원을 커버한다. 가계부채 질을 상당 부분 개선해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시장 성장과 P2P 금융 시장 침투율을 기반으로 국내 P2P 금융산업에 금융 기관이 참여할 경우 영향을 산출해 보면, 중금리대출 활성화로 서민 이자 비용을 연간 최소 1500억원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핀테크 규제혁신 TF가 주요 검토사항으로 제시한 금융기관 P2P대체 투자에 대한 논의가 끝까지 잘 이뤄져, 국내 중금리대출 시장이 보다 활성화 되고 포용적 금융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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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준 렌딧 대표는 KAIST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후,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 기계공학 제품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2005년 NHN 인터랙티브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하면서 올라웍스 UX디자이너로 활동했습니다. 이후 삼성전자 디자인멤버십에 참여했고, 2009년부터는 기부 프로그램인 1/2프로젝트 운영해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1년 미국에서 스타일세즈 창업했고, 2015년에는 국내에 들어와 P2P금융 렌딧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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