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우버 '그랩'에 2840억원 쏟아붓는 현대·기아차…전기 모빌리티 프로젝트 착수

입력 2018.11.07 12:13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동남아시아 차량호출 서비스 ‘그랩(Grab)’에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어 2019년 배터리 전기차(BEV) 기반의 혁신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7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1억7500만달러(1990억원), 기아차는 7500만달러(850억원), 총 2억5000만달러(2840억원)를 투자한다. 지난 1월 현대차가 투입한 2500만 달러(284억원)를 더할 경우 현대·기아차의 그랩 투자액은 2억7500만달러(3120억원)에 달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오른쪽)과 앤서니 탄 그랩 설립자. / 블룸버그 이코노미 포럼 제공
이 액수는 지금까지 현대·기아차가 외부 업체에 들인 돈 중 역대 최대급이다. 그랩의 미래 성장 가능성과 함께 전략적 파트너십의 중요성 등을 고려했다는 게 현대·기아차 설명이다.

앞으로 그랩의 비즈니스 플랫폼에는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모델이 활용될 예정이다. 동남아 전기차 시장에 신속하게 진입하는 것이다. 아울러 전기차 경험을 높여 시장 선점의 의미도 담는다.

추가로 현지 유력 기업과의 파트너십도 활용하며, 현대·기아차는 자동차 신흥시장으로 급부상 중인 동남아시아 내에서의 판매 확대 및 지속 수익창출 기반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앤서니 탄 그랩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상기포르에서 개최된 한 포럼에서 만나 향후 전략과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

◇ 현대·기아차·그랩, 어떤 EV 모빌리티 서비스 하나?

현대·기아차는 그랩과 함께 2019년 싱가포르와 동남아 주요국에서 전기차를 활용한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를 가동한다. 동남아 공유경제 시장에 본격 뛰어드는 것이다.

현재 동남아 주요국은 전기차에 대한 세금 감면과 충전 인프라 구축, 대중교통 실증사업 추진 등 과감한 친환경차 보급 확대 정책을 펼치는 중이다. 업계는 동남아 전기차 수요에 대해 2019년 2400여대에서 2021년 3만8000대로 예측하고 있다. 이어 2025년에는 34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양 측은 이런 추세를 반영한 전기차 모빌리티 서비스를 도입한다, 먼저 그랩 드라이버가 현대·기아차의 전기차를 활용해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범 프로젝트가 내년 싱가포르에서 시작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내년 초 전기차 200대를 그랩에 공급한다. 이후 기아차 역시 전기차를 그랩에 추가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랩 운전자는 그랩에서 현대·기아차의 전기차를 대여, 차량호출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양 측은 프로젝트 기간 동안 충전 인프라, 주행 거리, 운전자 및 탑승객 만족도 등을 면밀히 분석해 전기차 호출 서비스의 확대 가능성과 사업성을 타진할 방침이다.

이어 전기차 호출 서비스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주요 국가로 확대한다.

또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유지 및 보수, 금융 등 EV 특화 서비스 개발도 모색한다. 모빌리티 서비스에 최적화된 전기차 개발에도 적극 협력한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현대·기아차와 그랩은 동남아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충전 인프라 및 배터리 업체 등 파트너들과 새로운 동맹체 구축에도 적극 나선다.

이미 그랩은 최근 싱가포르 전력 공급업체인 싱가포르 파워(Singapore Power)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18년 말까지 급속충전기 30기, 2020년까지 충전기 총 1000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싱가폴에서 그랩이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용으로 운행 중인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 현대차 제공
지영조 현대·기아차 전략기술본부장(부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 지역 중 하나인 동남아시아는 전기자동차의 신흥 허브(Hub)가 될 것"이라며 "그랩은 동남아 시장에서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고 완벽한 EV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최고의 협력 파트너사"라고 강조했다.

밍 마 그랩 사장은 "전기차 분야에서 현대차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전기차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하고 경제적인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최상의 접근 방식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 세계에서 셋째 가는 차량공유 시장, 동남아 잡아라

동남아시아는 최근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동시에 ICT를 활용한 서비스 기술이 발달하고 있으며, 차량공유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실제 동남아 차량공유 시장은 중국,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시장으로 평가되며, 2017년 기준 하루 평균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은 약 460만건으로 집계돼 미국의 500만건에 육박했다.

이 시장을 주도하는 회사는 그랩이다. 규모 면에서 중국의 디디(DiDi), 미국 우버(Uber)에 이어 글로벌 3위에 올라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그랩은 2012년 설립돼 현재 동남아 차량호출 서비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동남아 8개국 235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펼치고 있고, 설립 이후 누적 25억건의 운행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라스트마일 음식 및 소포 배달사업을 비롯 ▲모바일 결제 시스템 ‘그랩 패이(Pay)’ ▲각종 금융 서비스 등 사업 다각화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의 투자도 끊임없다. 소프트뱅크, 디디가 그랩의 주요 주주로 올라있고, 마이크로 소프트 역시 그랩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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