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人] 프로비트 도현수·우상철 "본투 글로벌을 꿈꾼다...초당 150만건 처리 자신"

입력 2018.11.07 15:20

"실제 저희가 만든 프로비트 거래소 사이트입니다. 데모 버전(demo.probit.com)에서 모의 거래도 해볼 수 있어요."

지난 10월 17일 서울 역삼동 초당 150만건을 처리하는 암호화폐(가상화폐)거래소를 개발 중인 벤처기업 프로비트 사무실을 찾았다. 이날 만난 도현수 최고경영자(CEO)와 우상철 최고개발책임자(CTO)는 회의실의 대형 LCD TV와 노트북 화면부터 연결했다.

화면에 뜬 PROBIT라는 선명한 남색 글자를 누르자, 증권사 홈트레이딩 시스템과 유사한 창이 나타났다. 창 왼쪽에는 프로비트가 ‘기축 통화’라고 부르는 주요 코인들의 시세와 등락률이, 중앙에는 음봉·양봉 등 주식 거래 사이트에서 많이 본 차트가, 오른쪽에는 쉴새 없이 바뀌는 주문표가 있다. 창업자들이 사이트부터 보여준 건 그만큼 오래 준비해왔다는 뜻이었다. 프로비트 공식 오픈 일자는 11월 30일이다.

‘본 투 글로벌(born to global)’. 창업자들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만들고 세계 시장에서 성장하겠다는 점을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한국 시장을 목표로 했다면 애초 사업에 뛰어들지 않았을 것이라는 뉘앙스였다.

도 CEO는 "프로비트 거래소는 법정화폐(명목화폐·Fiat Money)를 받지 않고 코인과 코인 간의 거래(coin to coin)를 중개한다"면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려면, 각국 법정화폐에서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 CTO는 "지난해 하반기 암호화폐 투자 붐을 타고 기본적인 보안 장치도 없이 거래소들이 우후죽순 문을 열었다"면서 "프로비트는 암호화폐 자산의 95% 이상을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콜드월렛’에 두는 등 여러 보안 장치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창업자의 이력은 독특하다. 우선, 도 CEO는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한 공학도 출신의 법조인이다. 법무법인 김앤장에서 14년 근무했다. 우상철 CTO는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 출신으로 20대에 리눅스인터내셔널이라는 리눅스 전문 기업을 만들어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글로벌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월리엄 리아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뉴욕 본사에서 근무한 중국계 미국인이다. 한국인 아내를 뒀지만, 한국말은 배워본 적이 없다. ‘코인’이라는 도도한 흐름을 보고 역삼동까지 왔다.

다음은 도 CEO, 우 CTO와의 일문일답.


도현수 프로비트 CEO(오른쪽), 우상철 CTO. / 프로비트 제공
프로비트를 소개해달라.

도 = "글로벌 가상화폐 거래소 프로비트(ProBit)는 프로페셔널 비트코인 거래소라는 뜻이다. 저희 비전은 프로페셔널, 글로벌, 안전성 3가지다. 우리는 최고의 거래소를 추구한다. 거래엔진 뿐만 아니라 사용자인터페이스(UI), 안정성 등 모든 면에서 최고의 거래소 만들자는 목표를 갖고 출발했다."

언제부터 준비했나.

우 = "가상화폐 거래소가 쏟아져 나온게 지난해 11월, 12월이지만, 우리는 그 이전인 2017년 7월부터 준비했다. 2017년 12월 암호화폐 거래량이 폭증했을 때 거래소 서버가 다운되는 것을 자주 봤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은 본인이 원하는 코인을 사지도 팔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고 적지 않은 손해를 입었다. 돈만 벌려는 욕심에 기본적인 보안 조치를 하지 않은 거래소도 많았다. 우리도 거래소를 빨리 열려면 그럴 수도 있었지만, 다른 거래소보다 탄탄한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시간을 더 들였다."

프로비트 거래소 데모 버전
오래 걸린 이유는.

도 = "프로비트는 초당 150만건 이상의 주문 처리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거래 엔진을 개발했다. 거래소 오픈과 동시에 157개 코인을 바로 상장할 수 잇는 기술 개발을 끝냈다. 157개 외에도 가능한 많은 코인을 상장해 프로비트를‘코인백화점'을 만들려고 한다. 프로비트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이오스, 리플, 테더와 자체 코인인 프로비(PROB)를 기축통화로 해서 수백 쌍 이상의 거래 페어를 만든다. 단, 이오스와 리플 중 한 가지는 기축 통화에서 제외될 수 있다."

여러 종류의 코인을 취급하는 게 왜 어렵나.

우 = "코인마다 인터페이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그 특성에 맞춰서 거래소 내에서 지갑을 구현하는 게 어렵다. 많은 종류의 코인을 취급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개발 인력이 공을 많이 들였다는 뜻이다. 언론에서 의혹을 제기했듯이 일부 거래소처럼 장부상으로만 거래되고 실제 코인을 보유하지 않는 일은 없을 것이다."

많은 거래소들이 해킹에 속절없이 무너진다. 보안에 대한 대책은.

우 = "가장 중요한 게 중간자 공격을 막는 것이다. 중간자 공격이란 사용자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순간에 캡처 등 해킹을 통해 비밀번호를 탈취하고 자산을 빼돌리는 것을 말한다. 우리는 선택 사항으로 하드웨어 키를 제공한다. 또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콜드월렛에 암호화폐 자산의 95%를 보관한다."

[류현정의 D네이션] 세계에서 가장 많은 토큰을 거래하는 회사 되겠다 (프로비트 도현수, 우상철 편)

프로비트는 거래소인데, 이더리움 기반의 자체 토큰 ‘프로비(PROB)’도 발행한다.

도 = "보통 토큰을 발행하고 암호화폐공개(IC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한 다음 백서에 나온 사업을 실행하는 데 1~3년이 걸린다. 투자자들이 토큰을 실제 사용하는 데 1~3년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다. 프로비 토큰은 11월 거래소 오픈과 동시에 쓸 수 있는 유틸리티 토큰이다. 프로비 토큰을 많이 보유하면, 등급에 따라 10~50%의 수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특정 코인의 상장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권도 행사할 수 있다."

중국 거래소 바이낸스도 자체 토큰을 발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도 = "바이낸스가 최고의 거래소라는 건 부인할 수 없다. 바이낸스가 2017년 7월, 0.15달러에 발행한 토큰 BNB는 10달러 전후로 70% 이상 올랐다. 이용자가 거래소를 더 많이 쓰면 유틸리티 토큰 가격이 상승한다. 해당 거래소의 토큰 가격이 상승한 것을 본 이용자들은 해당 코인을 더 많이 오래 보유하게 된다. 선순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프로비트는 바이낸스처럼 2억개의 프로비를 발행할 계획이다. 그 중 10%는 거래소 오픈 전에 발행하고, 50%는 마이닝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발행한다. 20%는 향후 5년 동안 내부 직원에게 보상으로 지급할 것이다. 현재 프라이빗 세일로 10%를 발행 중이며 거래소 오픈 전에 퍼블릭 세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퍼블릭 세일은 거래소 홍보와 동시에 진행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프로비 발행량의 50%를 차지하는 마이닝을 좀더 설명해달라.

도 = "프로비트 거래소를 이용하는 사람에게 보상으로 프로비를 돌려주는 것을 마이닝이라고 보면 된다. 신용카드를 사용한 후 포인트를 적립하는 것과 유사하다. 예를 들어, 수수료 1 비트코인을 낼 때마다 0.8 비트코인어치의 프로비를 고객에게 보상으로 돌려준다. 프로비가 1억개가 다 발행될 때까지 리워드로 돌려줄 예정이다. 이 마이닝 과정은 프로비트 거래소가 사용자를 모으는 주요한 마케팅 도구가 될 것이다."

― 거래소가 자체 토큰이 있으면, 거래의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거래소가 자체 토큰에 유리한 정책을 펼 수 있다는 뜻이다.

도 = "그 지적이 와 닿지 않는다. 왜냐면, 프로비 토큰은 프로비트 거래소를 통해 거래에 참여하는 고객에게 보상으로 주는 것으로 중립성 문제와는 관계없기 때문이다. 일부 거래소들이 자전 거래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자체 토큰 가치를 높인 적은 있었는데, 결과는 토큰 가격 폭락이었다."

우 = "단기적으로 가격을 올리면 장기적으로 회사한테는 손해다. 회사 직원들은 5년 이상 토큰을 보유해야 제대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인위적으로 가격을 왜 올리겠냐. ‘서두르지 말자’는 게 우리 신조다."

― 프로비 토큰 가격 유지 전략은.

도 = "프로비 총 발행량은 2억개다. 이 중 50%인 1억개는 바이백(되사기)할 예정이기 때문에 실제 유통되는 프로비는 1억개다. 이는 프로비를 500개 이상 보유하는 사람을 뜻하는 ‘프리미엄4’ 등급 회원 1만명이 보유하는 프로비 총량과 같다. 만약, 프리미엄4 등급 회원이 1만명 이상일 경우 유통되는 프로비가 부족해 프로비 가격이 올라가게 된다."

바이백은 왜 하나.

우 = "거래소 이익의 20%를 활용해 프로비 발행량의 50%인 1억 프로비를 살 때까지 바이백을 진행하려고 한다. 바이백으로 산 프로비는 콜드월렛에 저장돼 일종의 보험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우리가 입주한 빌딩에 테러가 발생하거나 지진이 일어나는 등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바이백한 프로비를 인출해 대응할 것이다. 물론, 통제불가능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콜드월렛에 저장한 프로비를 사용할 일은 없다고 본다."

프로비도 상장하나.

도 = "프로비도 프로비트 거래소에 상장할 예정이다. 다른 거래소에도 상장할 수는 있지만, 경쟁 거래소에서는 받아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사실 코인 등락 폭이 너무 크다.

도 = "전 세계적으로 보면 등락 폭이 큰 법정 화폐들도 많다. 등락 폭이 큰 법정 화폐에 비하면 특정 암호화폐의 등락 폭은 오히려 작다고 볼 수도 있다. 암호화폐 중에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게 있다. 스테이블 코인의 대표인 테더(USDT)는 미국 달러와 1대1로 연동된다. 프로비트는 기축 통화 중 하나로 테더를 사용한다. 암호화폐 등락 폭이 큰 것이 염려되는 투자자라면, 테더로 교환할 경우 법정 화폐를 보유한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다."

한국이 아닌 싱가포르에 본사가 있다.

도 = "우리의 우선 목표는 세계적인 거래소와 경쟁하는 것이다. 법정화폐는 받지 않고 코인 투 코인 형태의 거래소를 만든 것도 프로비트를 어느 나라에 속한 거래소로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글로벌 거래소 운영 법인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친화적인 아프리카 세이셸에 뒀다. 세이셸 지사는 싱가포르 본사의 100% 자회사로 프로비트 글로벌의 운영 법인이다. 세이셸은 몰타만큼 암호화폐 거래소에 우호적이라 글로벌 유명 거래소가 많다.

우리는 싱가포르에 세운 프로비트 글로벌을 중심으로 프로비트코리아, 프로비트재팬, 프로비트US, 프로비트호주 등 지역 거래소를 만들 예정이다. 예를 들어 프로비트재팬은 일본 법정 화폐인 엔화를 받는 일본 특화 거래소를 말한다. 모든 로컬 거래소는 프로비트 글로벌과 연동되게 할 것이다."

― 한국에 본사를 둘 수 없었나.

도 = "사업을 하는 데 가장 피해야 할 것은 불확실성이다. 한국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거래소가 아니라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하는 거래소를 만들려고 하는데, 불확실한 한국의 규제 상황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사실 싱가포르에서 기업 운영 비용이 저렴한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당장 투입되는 법인 설립 관련 법률 비용보다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법적 안정성이라고 봤다. 한국의 법무부 장관이 암호화폐 거래소를 폐쇄하겠다고 말한 상태에서 한국에 법인을 설립할 수는 없었다. 법적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프로비트 거래소를 쓰는 이용자 역시 손실을 볼 수 있다."

우 =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도박장이라며 폐쇄하겠다고 한 이면에는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홀대가 숨어 있다고 본다. 만약 소프트웨어 산업이 중추 산업이라고 생각한다면, 죽이고 살린다는 말은 하지 않았을거다. 벤처업종에서 암호화폐 거래소를 제외한 것도 마찬가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도 = "프로비트 거래소를 오픈하기 전, 최대한 홍보해서 가능한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11월 말, 글로벌 거래소를 열고 난 이후에는 한국, 일본, 미국 거래소를 순차적으로 여는 것이 중요 과제다. 또한 마진 거래소를 여는 것도 우리의 목표다. 일종의 지갑이자 예금인 암호화폐 지갑에 이자를 주려면 마진 거래가 필요하다. 이외에 거래소 안에서 ICO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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