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저우 공장(P10A)은 기존 사업 구조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하는 막중한 임무를 담당한다. 최근 광저우 공장 건설에는 속도가 붙어 공정률이 절반을 넘어섰다.

8일 LG디스플레이 한 관계자는 "광저우 공장은 어느 정도 외형을 갖추고 있는 만큼 장비 반입을 준비하고 있다"며 "2019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건설 공정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 LG디스플레이 미래먹거리 OLED…최대 시장이자 최대 걸림돌 ‘중국’

LG디스플레이 광저우 OLED 공장은 첫 삽을 뜨기 전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중국 정부의 승인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광저우 OLED 합작법인은 2017년 7월 공장 건설을 결정했지만, 디스플레이 기술 유출을 우려한 한국 정부의 심사가 끝나기까지 5개월, 중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다 7개월 등 무려 1년의 시간이 소요됐다. 7월 공장 건설에 대한 최종 승인이 났다.

LG디스플레이 P10A 조감도. / LG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 P10A 조감도. / LG디스플레이 제공
애초 계획보다 공사가 늦게 시작된 결과, 2019년 상반기를 목표로 했던 OLED 양산 계획은 하반기로 미뤄졌다.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 공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LG디스플레이의 효자 사업이었던 LCD(액정표시장치) 업황이 급속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의 물량 공세로 패널 단가가 하락했다.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 BOE는 2018년 1분기 LG디스플레이의 LCD 시장점유율(출하량 기준)을 추월했다. 상황이 급박해진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기업 굴기에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공장 완공 후 대형 TV용 8.5세대 OLED 패널을 생산한다.

중국은 비즈니스적으로 위협적인 국가지만, 미래를 위해 꼭 개척해야 할 시장이기도 하다. 전 세계 디스플레이 수요 절반 가량이 중국에서 발생한다.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를 생산거점으로 삼은 것 역시 수요가 많은 곳으로 생산기지를 옮겨 규모의 경제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 OLED 통한 세계시장 제패 야심, 기술 격차 최대한 벌려야 승산

LG디스플레이는 OLED를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선정하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OLED 패널은 유기화합물을 사용해 자체 발광시키는 디스플레이로, LCD보다 명암비가 우수하고 두께가 얇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는 이유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OLED 패널을 제작하는 유일한 업체다. 아직 OLED 기술은 중국 기업보다 앞서있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이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무섭게 추격해오는 만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와 마찬가지로 디스플레이 역시 기술 격차를 최대한 벌려놓는 초격차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LG디스플레이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총 20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광저우 공장 투자 규모는 5조원에 달한다.

LG디스플레이는 개발부터 생산, 판매까지 LCD에서 10년 걸리던 골든 수율을 3년 만에 달성한 바 있다. 이러한 노하우를 접목해 OLED 공장에서도 빠른 시일내 최대 양산체제로 만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