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차지 "전기차 충전 통합솔루션, 한국도 반했다"

입력 2018.11.08 15:33

"한국에는 전기차 충전의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통합한 솔루션이 없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한국으로 온 이유입니다."

홍콩의 전기차 충전 스타트업 원차지가 최근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국내 사업을 모색 중에 있다. 원차지는 전기차 충전과 관련한 모든 서비스와 기기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2017년 9월 홍콩에 설립됐다. 원차지의 두 설립자 중 한 명인 싸이러스 쵸우를 경기도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만났다.

싸이러스 쵸우 원차지 설립자 겸 CEO. / 박진우 기자
지금까지 모든 서비스를 한번에 제공하는 충전 회사는 없었기 때문에 원차지는 현재 홍콩과 마카오 등지에선 꽤나 유명한 충전사업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마카오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조기 졸업했고, 여러 관련 프로그램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에는 홍콩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사이버포트에서 투자를 유치하고, 홍콩 정부에서 두 개의 상을 받았다. 최근에는 중국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서 상위권(톱 12)에 올랐다. 싸이러스 CEO는 "이 때문에 최근에 투자받기가 아주 수월해졌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의 전기차 충전산업에 대해 "자동차 산업이 발달된 한국에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좋은 전기차를 만듦에도 불구하고, 사용환경과 기술적인 부분에서 전기차 충전 기술은 상대적으로 부족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 다시 말해 사용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충전 소프트웨어를 생소한 사용자가 쓰기 어렵고, 앱에 접속해도 접근하기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원차지 전기차 충전기. 부피가 적어 공간 활용 면에서 뛰어나다. / 박진우 기자
전기차는 사용 편의성이 생명인데, 한국의 사용환경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공공충전 분야에서 인프라 확장을 위한 정책은 충전기 숫자만 강조되고 사용편의에 대한 것이 빠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원차지의 소프트웨어는 국제 규격인 OCPP를 따르고 있다. 원차지 앱에 가입돼 있고, 네트워크에만 연결할 수 있다면 전세계 어디서든 똑같이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우리는 하드웨어를 접목했다. 전세계 어디서든 동일한 장비와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동일한 체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이 통합시스템을 굉장히 좋아했다"고 덧붙였다.

원차지 서비스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점이 특징이다. 때문에 한번의 등록으로 서비스가 원활하며, 차량과 사용자를 바로 인식하기 때문에 별도의 인증과정은 필요치 않다. 한 사용자가 복수의 차를 등록하는 것도 가능하다. 가족이 하나의 차를 각각 등록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모든 것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통합 관리되는 구조다.

충전기 디스플레이로 충전기가 들어선 곳의 상업적인 광고도 가능하다. IT조선과 IT 전문 잡지 마이크로 소프트웨어의 CI를 넣어봤다. / 박진우 기자
또 충전기에 전기차 충전에 관한 정보를 모은다. 가령 특정 사용자의 성별, 나이 등의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등록 전기차로 어디에 얼마나 머물렀는지를 파악한다. 이런 정보를 모아 충전기가 설치된 지역에 상업적인 정보로 제공한다. 싸이러스 CEO는 "모든 정보는 통계적으로 제공한다. 예를 들어 20~30대의 여성은 쇼핑몰에서 얼마를 머무르더라하는 식이다. 물론 정보 제공 동의도 받는다"고 말했다.

원차지의 또다른 특징은 많은 숫자의 전기차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한 대의 차가 충전될 때 다른차는 대기해야 하는 충전 병목현상을 줄이는데 주안을 뒀다.

충전 출력은 21㎾에 맞췄다. 쇼핑몰 등지에선 1~2시간 정도에 배터리의 상당량을 채우는 출력이다. 최근의 고속충전 흐름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에 싸이러스 쵸우 CEO는 "쇼핑몰에서 밥을 먹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밥을 먹는 와중에 충전완료 알람이 온다. 그렇다면 전기차 사용자는 밥 먹는 것을 멈추고 전기차를 이동해야 한다. 충전이 완료된 상태에서 자리를 점유하면 패널티를 물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속충전은 쇼핑몰 등지에선 어울리지 않는 충전방식이다. 홍콩도 한국처럼 속도에 민감한데, 이런 사용상의 여러 문제들이 있었다. 기술적으로는 400㎾까지 준비됐다"고 말했다.

한국 사업은 쉽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국 기업은 대부분 대기업이어서 의사결정 과정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차지는 이미 다수의 회사와 접촉 중이다.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5개 회사가 원차지의 충전 솔루션과 계약을 맺었다.

원차지는 현재 하나 뿐인 원차지 충전기를 향후 서울을 비롯해, 부산과 제주까지 넓힌다는 계획이다. / 박진우 기자
최근 국내 e-모빌리티 사업에 관심이 많은 BMW코리아의 경우 본사가 아닌 한국 법인이 원차지와 접촉했다고 한다. BMW코리아의 경우 신세계그룹과 충전 관련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향후 원차지의 솔루션을 이들이 사용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싸이러스 쵸우 CEO는 "향후 한국에서 다양한 회사의 협업을 기대한다. 서울에 충전시설을 늘리고, 부산과 제주까지 활동영역을 넓힐 것이다. 현재 충전 효율을 높이는 기술과 충전기 하나로 여러 대의 충전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도 목표로 세웠다. 직류와 교류를 동시 지원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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