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잡기도 바쁜데···대우전자·대유위니아 시장 나눠먹기 불가피

입력 2018.11.09 06:00

김치냉장고 구매가 증가하는 김장철 대목을 맞아 가전기업이 홍보에 열을 올린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유위니아는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에서 삼파전 중이다.

하지만 대유위니아는 같은 대유그룹 소속 대우전자와 집안 싸움을 벌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상대하려면 그룹 내 역량을 하나로 집중해도 모자란 판에, 같은 식구끼리 팀킬 경쟁을 한다는 것이다.

대유그룹은 2018년 2월 대우전자(구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며 3위 종합가전기업의 지위를 공고히 하고 글로벌 종합가전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대유그룹 내 가전 계열사는 대유위니아와 대우전자 두 곳이다.

대유그룹은 양사를 통합하지 않고 분리 운영 중이며, 양사는 2019년형 김치냉장고 등 제품군을 동시에 선보이는 등 같은 시장에서 경쟁한다. 시너지를 내기 위해 브랜드 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대우전자 2019년형 클라쎄 김치냉장고(왼쪽), 대유위니아 2019년형 딤채 김치냉장고. / 각 사 제공
◇ 대유위니아 ‘딤채’ 아성 도전하는 대우전자 ‘클라쎄’...파이나눠먹기 불가피

대유위니아는 중견 가전기업이지만 김치냉장고에서 만큼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압도할 만큼 인지도가 높다. 대유위니아의 김치냉장고 브랜드 ‘딤채’는 출시된 지 23년 된 장수 브랜드다.

가전업계 등에 따르면 2017년 김치냉장고 시장점유율(판매량 기준)은 대유위니아가 30% 후반대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2013년 처음 김치냉장고를 선보인 대우전자 브랜드 ‘클라쎄’는 ‘딤채’보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다.

대우전자는 100L급 크기가 작은 소형 다목적 김치냉장고를 선보이며 틈새시장을 공략했지만 2018년 시장 확대를 노린다. 9월 스탠드형 7종, 뚜껑형 5종, 1도어 스탠드형 5종 등 총 17종의 2019년형 클라쎄 김치냉장고를 선보였다.

2017년 8월에 선보인 10종(스탠드형 5종, 뚜껑형 5종)보다 제품의 종류가 더 다양해졌다.

대유위니아가 다양한 용량의 김치냉장고를 판매하고 있는 만큼, 대우전자가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면 대유위니아의 영역 침범이 불가피하다.

◇ 에어컨, 세탁기 겹치는 제품군 수두룩…제습기·공기청정기·건조기 추가

양 사간 겹치는 분야는 김치냉장고뿐만 아니다. 에어컨,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다양하다.

대우전자 클라쎄 공기청정기(왼쪽), 대유위니아 위니아 공기청정기. / 각 사 제공
대유그룹의 품에 안긴 대우전자가 내놓은 첫 제품은 공기청정기였다. 공기청정기 제품은 대유위니아가 이미 공략중인 분야에 해당한다. 대우전자는 4년 만에 제습기를 선보이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이 역시 대유위니아의 주력 계절가전 분야다.

반대로 대유위니아도 2018년 6월 ‘위니아 크린 건조기’ 제품을 출시하며, 대우전자가 이미 진출해있는 시장에 뛰어들었다.
제습기와 공기청정기, 건조기는 미세먼지 이슈가 주목받으며 최근 성장하고 있는 가전 시장이다. 하지만 국내 대·중소 기업은 물론, 중국 기업까지 앞다퉈 신제품을 내놓는 등 경쟁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인다.

대우전자와 대유위니아는 결국 같은 링 위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대유위니아 측은 일각의 시선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보인다. 양사간 시너지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대유위니아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자동차처럼 두 개의 브랜드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공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김치냉장고의 경우 용량(L)이 다양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제품이 겹치지 않으며, 대유위니아 김치냉장고는 프리미엄, 대우전자는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기 때문에 타깃층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또 "(대유위니아와 대우전자가) 물류창고를 함께 사용하고, 대유위니아가 대우전자의 해외 사업망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꾀하는 등 시너지 효과가 있다"며 "두 개의 브랜드로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이는 것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때문에 서로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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