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LTE 기지국 대비 크기와 무게는 줄이고 기술은 고도화한 5G 기지국을 선보였다. 기지국에는 총 32개의 안테나가 들어간다.

SK텔레콤은 9월 경쟁사에 앞서 장비사를 선정하고, 10월 상용화 최종 단계인 ‘퍼스트콜’을 성공했다. 14일에는 5G 상용망 구축 현장을 가장 먼저 외부에 공개하며 5G 시대 주도권 확보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SK텔레콤은 12월 1일 5G 첫 전파를 송출한다. 이에 보름쯤 앞서 서울 중구 명동에 설치된 5G 상용망을 공개했다. 명동은 SK텔레콤이 서울, 수도권, 주요 광역시 등에 구축하고 있는 5G 최초 지역 중 하나다.

SK텔레콤 직원이 14일 명동 한 빌딩 옥상에서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직원이 14일 명동 한 빌딩 옥상에서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 / SK텔레콤 제공
◇ 5G 설계부터 구축까지 첨단 기술로…"3D설계 기법으로 최적 품질 예측"

초기 5G는 3.5㎓ 주파수 대역을 활용한다. 이 주파수 대역은 LTE 주파수 대비 직진성이 강하고 장애물 영향을 많이 받는다. 5G 장비의 설치 높이, 방향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교한 커버리지 설계가 요구된다.

SK텔레콤은 2017년 초 3.5㎓·28㎓ 주파수 대역 특성을 반영한 5G 3D 설계 솔루션 ‘5G T-EOS’를 자체 개발했다.

5G T-EOS는 3D맵을 기반으로 5G상용망 설치 높이, 각도에 따라 어떻게 전파가 고객에게 도달하고, 최적의 품질을 낼 수 있는지 실시간 분석한다. 프로그램 상에 기지국 위치를 지정하면, 주변 기지국과 연동해 커버리지 빈틈이 어디 있는지 알려준다.

이 솔루션에는 1000만개 건물 데이터베이스, 산악 지역이 많은 한국 지형 특성, 10년간 데이터 트래픽 변화 등 빅데이터가 담겼다.

SK텔레콤은 1년간 5G T-EOS로 전국 5G커버리지와 품질을 최적화하기 위한 밑그림을 완성하고 이를 토대로 5G 상용망을 현장에 구축하고 있다.

왼쪽 하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울 중구 명동 한 빌딩에 설치된 대형 5G 인빌딩 토탈 솔루션·소형 5G 인빌딩 토탈 솔루션·5G 기지국. / 이광영기자
왼쪽 하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서울 중구 명동 한 빌딩에 설치된 대형 5G 인빌딩 토탈 솔루션·소형 5G 인빌딩 토탈 솔루션·5G 기지국. / 이광영기자
◇ 간소화된 5G 기지국…"LTE 대비 최소 8배 많은 데이터 처리"

SK텔레콤이 공개한 5G 기지국은 높이 1m, 폭 23㎝, 무게 24㎏로 설치 공간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LTE 기지국은 안테나와 서버를 현장에 각각 설치해 최소 10㎡(3평) 면적이 필요했는데 이제는 건물 옥상, 철탑 외 유휴 공간 구석구석에도 설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5G 장비사 입찰 제안서에 최소 크기·무게를 요구 조건으로 담았다"며 "5G는 LTE보다 2~3배 많은 기지국 설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새로운 형태의 기지국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크기와 무게가 줄어든 반면 5G 기지국 내부에 들어간 기술은 고도화됐다. 5G 기지국에 들어가는 안테나는 32개다. 기지국당 4개가 들어간 LTE 대비 8개 늘었다. 이는 최소 8배 많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다.

SK텔레콤은 5G 기지국에 ▲전파를 특정 위치로 집중해 효율을 높이는 ‘빔포밍’ ▲다수에게 동시에 데이터를 전달하는 ‘다중 사용자 MIMO’ ▲이동하는 물체를 추적해 전파를 전달하는 ‘빔트래킹’ 등 핵심 기술을 탑재했다.

윤지환 SK텔레콤 인프라부문 매니저는 "기존 LTE에서는 두명이 다운로드 시 100의 속도가 50과 50으로 분산됐던 반면, 다중 사용자 MIMO 기술을 활용하면 다수가 모두 100의 속도로 다운로드 가능해 높아진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건물 내부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는 ‘5G 인빌딩 토탈 솔루션’도 공개했다.

5G 인빌딩 토탈 솔루션은 건물 내부 중계 장비의 데이터 트래픽 처리 용량을 LTE 대비 최대 16배까지 늘려준다. 동일한 공간에서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해도 안정적인 품질 제공이 가능하다. 품질 저하가 발생하는 건물 내부 서비스 경계 구간도 최소화할 수 있다.

◇ 명동 관광특구·을지로 티움·종로 스마트 오피스 잇는 ‘세계 5G 1번지’ 구축

명동은 유동 인구가 많아 일간 데이터 트래픽 변동폭이 크다. 크리스마스 전야·새해 등 주요 기념일에 전국 최고 트래픽을 기록하는 지역 중 하나이다.

SK텔레콤은 높은 기술 난이도를 요구하는 명동을 ‘5G 품질 바로미터’로 본다. 이곳에서 5G 품질을 최적화하며 얻은 기술과 노하우를 5G 전국망 구축에 활용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향후 명동 관광특구, ICT체험 랜드마크인 을지로 본사 티움, 종로 스마트 오피스를 아우르는 ‘세계 5G 1번지’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곳에 전 세계 ICT관계자를 초청해 한국의 우수한 네트워크 경쟁력을 소개한다.

강종렬 SK텔레콤 ICT인프라센터장은 "5G 상용화 과정에서 글로벌 통신사 대비 여러 단계를 앞서가고 있다"며 "발빠른 준비는 최적의 품질로 이어지는 만큼 5G 상용화 준비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