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업계가 2017년보다 서둘러 임직원 인사와 조직개편을 진행한다. 12월 1일 5G 전파 송출에 맞춰 조직을 개편하고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해 글로벌 경쟁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통3사의 인사 규모는 각사별로 차이를 보이겠지만 5G 관련 부서의 역량 강화는 공통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황창규 KT 회장. / KT 제공
황창규 KT 회장. / KT 제공
◇ KT, 대규모 인적 쇄신·5G 전담 조직 규모 확대 가능성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곳은 KT다. KT는 13일 부장급 이하 직원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임원 인사는 이르면 16일, 늦어도 다음주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임원인사가 12월 8일 시행된 것을 감안하면 시계추가 3주쯤 빨라진 셈이다.

이는 황창규 KT 회장이 그동안 받았던 퇴진 압박을 극복하고 2020년 3월까지인 임기를 채울 것이라는 최근 전망과 무관하지 않다.

KT는 2017년 말 5G 및 블록체인을 전담하는 조직 신설하는 등 조직 확대 개편을 했음에도 승진 인사는 사장 1명 부사장 6명, 전무 8명, 상무 19명, 상무보 41명 등 규모였다. 부사장 외에는 전년 대비 승진 규모가 줄었다.

이통업계 일각에서는 2017년에는 황 회장이 원하는 만큼 인적쇄신을 이뤄내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대규모 인적쇄신을 이룰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5G 시대 성공을 위한 초석이 되는 큰 폭의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이 나올 수 있는 분위기다.

KT 한 관계자는 "5G 시대에 맞춰 관련 조직을 재편하거나 구성원을 늘릴 가능성도 있다"며 "본부 대 본부 간 인력 순환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SK텔레콤 제공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 SK텔레콤 제공
◇ 기존 사업부 ‘보완 차원’ 인사 가능성…‘5G 전사 TF’ 해체 수순

SK텔레콤은 12월 초 진행될 SK그룹 인사를 통해 조직 변화를 꾀한다. 이통업계 일각에서는 2일 임원 인사를 시행한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인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앞서 조직 개편에서 큰틀의 변화가 있었던 만큼 인사가 소폭으로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2017년 말 4대 사업부로 조직을 개편했고 9월에도 3대 사업부 및 AI센터 체제로 큰틀의 변화를 이룬 만큼 이번 인사는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시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2018년 초 서성원 MNO사업부장이 이끄는 ‘5G 전사 TF’를 꾸렸다. 5G 조기 상용화와 신규 사업 모델 개발을 목표로 이동통신, 미디어, IoT/데이터, 서비스플랫폼, ICT기술원, ICT 인프라 센터 등 200명쯤으로 구성했다.

2019년 조직개편에서는 5G 전사 TF의 역할 강화보다는 각 사업부의 5G 역량을 강화시킨 형태로 새롭게 재편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G 전사 TF는 5G 상용화 이후에도 상시 운영되겠지만 점차 각 사업부 별로 5G 관련 업무를 직접 맡게되는 체제가 될 것이 유력해 보인다"며 "부서별 세팅이 완료되고 나면 5G 전사 TF도 비공식적으로 해체 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 LG유플러스 제공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 LG유플러스 제공
◇ 하현회 대표 취임 첫 인사 주목…5G 추진단 상설조직화 검토

LG유플러스는 통상 LG그룹 인사가 시행되는 11월 말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발표할 예정이다. 7월 취임한 하현회 부회장이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처음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하 부회장의 대표 취임 후 첫 인사이기 때문에 인사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6월 취임한 구광모 LG그룹 회장발 인사 후폭풍이 변수가 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2017년 조직 개편을 통해 ‘5G 추진단’을 신설했다. 최주식 부사장이 단장을 맡아 60명쯤으로 꾸려졌다.

4월에는 차세대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5G 기반의 AR·VR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서비스를 개발하는 ‘AR/VR플랫개발팀’, AR플랫폼 기반의 B2C 서비스 기획 및 발굴을 추진하는 ‘AR사업팀’, AR 콘텐츠 확보, 출시에 주력하는 ‘AR콘텐츠팀’ 등 AR·VR 전담 부서 3개 팀을 출범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지금껏 5G 상용화에 대비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서비스 발굴에 힘쓴 5G 추진단의 상설 조직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상설 조직으로 자리 잡은 5G 추진단이 LG유플러스의 5G 콘텐츠 사업을 앞장서 이끄는 그림이다.

LG유플러스 한 관계자는 "내부에서는 5G 추진단의 상설 조직화를 검토하고 있다"며 "기존 조직 내에서 5G 콘텐츠 역량을 높이는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