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로보틱스가 상장을 통해 글로벌 기업 도약을 노린다.

티로보틱스는 국내 유일 진공로봇 전문기업이다. 진공로봇이란 진공상태에서 제조되는 반도체, FPD 등의 생산공정에 필수적인 이송로봇이다.

19일 티로보틱스에 따르면, 이 회사의 공모가는 1만6000원으로 확정됐다. 14~15일 이틀간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총 484개 기관이 참여해 56.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티로보틱스 직원들이 진공로봇을 개발하는 모습. / 티로보틱스 홈페이지 갈무리
티로보틱스 직원들이 진공로봇을 개발하는 모습. / 티로보틱스 홈페이지 갈무리
◇ 日 독식 진공로봇 분야 공략…기술장벽 깬 뚝심개발

티로보틱스를 이끄는 안승욱 대표는 한국전자 반도체장비 개발센터 연구원 출신이다. 대학졸업 후 한국전자에서 일하며 반도체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이후 삼성중공업과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일하면서 로봇과 반도체 사업의 연관성과 성장 가능성에 대해 알게 됐다.

안 대표는 반도체와 로봇이라는 두 가지 분야에서 10여년 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동료들과 함께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물이 바로 티로보틱스다.

진공로봇 분야는 기술장벽이 높다보니 그동안 야스카와, 산쿄, 다이엔 등 3개 일본업체가 독점해 왔다. 진공로봇은 생산공정에 요구되는 구체적인 기능과 활동범위를 실현시켜줄 수 있도록 세분된 기계구조 설계와 전기제어 관련 소프트웨어의 설계가 필요하다.

진공 이송로봇은 증착장비 내부에서 사용하는 핵심 부품의 하나로 증착 장비 특성상 고온과 진공 상태에서 안정감 있게 패널을 옮기는 것이 핵심이다. 고온을 견디면서 대형 기판이 흔들리거나 처지지 않아야 하고, 미세한 입자의 발생도 최소화하는 등의 고도 기술을 필요로 한다.

티로보틱스 진공로봇. / 티로보틱스 홈페이지 갈무리
티로보틱스 진공로봇. / 티로보틱스 홈페이지 갈무리
티로보틱스는 적은 인력이지만 꾸준히 기술개발에 매진한 결과, 2008년 진공로봇 기술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후로도 연구개발을 지속해 티로보틱스에 따르면 현재 미국, 일본, 중국, 대만 등 해외 특허 8개를 포함한 35개의 특허를 확보했다.

해외에서도 티로보틱스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티로보틱스는 글로벌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기업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사에 진공로봇을 공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샤프, BOE 등 주요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티로로보틱스는 2015년 17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2016년 491억원, 2017년 703억원으로 껑충 뛰며, 2년 만에 매출이 295% 증가했다.

◇ 사명 바꾸고 상장 도전…공모자금 발판 글로벌 영토확장 포부

티로보틱스의 원래 이름은 티이에스(TES)였다. 2017년 11월 사명을 바꾸고 상장준비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티로보틱스는 총 80만주를 공모하며, 공모가는 1만6000원이다. 공모에 성공한다면 128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예정이다. 티로보틱스의 코스닥 입성 예정일은 11월29일이다.

티로보틱스 자율주행이송로봇. / 티로보틱스 홈페이지 갈무리
티로보틱스 자율주행이송로봇. / 티로보틱스 홈페이지 갈무리
티로보틱스 측은 공모자금을 시설과 R&D투자에 사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티로보틱스는 오산에 2019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신공장을 건설 중이다. 지난해 기존 공장의 생산능력이 92%를 기록하는 등 새로운 생산시설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티로보틱스는 로봇 수요가 많은 중국에 생산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5월 중국 선전(심천)에 해외법인도 설립했다. 향후 미국과 일본, 베트남 지사까지 준비하고 있다. 선전은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곳으로 내로라하는 글로벌 IT기업들의 생산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는 도시다.

그간 진공로봇을 주력으로 판매했던 티로보틱스는 의료 재활 로봇, 자율주행 이송 로봇 등 서비스 로봇 시장도 넘보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덴마크 ‘유니버설 로봇'과 일본 ‘ZMP’등 해외 로봇 제작 업체와 기술개발 협력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