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주요 사업 부문을 활발하게 독립시키는 가운데, 분사된 자회사들과 ‘카카오'라는 공통의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문어발식 구조 재편 이후에도 카카오라는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최근 카카오는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갖추고 특정 사업에 주력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으로 자회사 분사를 선택하고 있다.

카카오는 분사뿐만 아니라 진행 중인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타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일도 잦다. 지난 14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업체인 ‘럭시'를 흡수합병하겠다고 공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카카오 내부에서도 "당장 내일 또 어떤 사업 분야를 독립시키고 어떤 회사를 합병할지 모를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새로운 서비스 추진에 대해 의사결정이 비교적 빠르게 이뤄지는 데다, 조직 개편은 내부 직원도 쉽게 알 수 없을 정도로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9월 기준 카카오의 계열회사는 88개에 달한다.

./ 카카오 홈페이지 갈무리
./ 카카오 홈페이지 갈무리
카카오의 과제는 뻗어 나간 수많은 계열사와 자회사의 서비스를 ‘카카오’라는 브랜드 안에 잘 녹여내는 일이다.

한 달에만 이용자가 4000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에 자회사와 계열사의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해 보다 강력한 메신저 플랫폼으로 거듭남과 동시에 수익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가 주요 사업 분야를 분사해 만든 자회사는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인 ‘그라운드X’를 제외하고 모두 ‘카카오'라는 브랜드를 달고 있다.

카카오의 주요 자회사로는 지난 2015년 6월 출범한 카카오프렌즈 관련 사업을 담당하는 카카오IX부터, 인공지능 기술 전문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벤처스',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재팬' 등이 있다. 12월 출범 예정인 커머스 사업 분야 자회사인 ‘카카오커머스' 역시 카카오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다.

카카오 내부에서도 카카오와 자회사 간 공동 이익을 꾀하기 위한 여러 방법을 고심 중이다.

카카오는 2017년 7월부터 ‘공동체경영협의체’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 대표이사 직속 기구로, 카카오와 카카오 자회사 및 계열사 간 ‘다리’ 역할을 한다.

공동체경영협의체는 카카오가 자회사 및 계열사의 주요 현안과 애로사항을 점검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할 사업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다. 다만 강제력을 갖고 자회사 및 계열사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리지는 않는다.

이외에도 기업 문화에서도 카카오는 자회사와 계열사를 이르는 말로 ‘공동체'라는 단어를 쓴다. 사내에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단어를 통해서도 자회사도 하나의 카카오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카카오 한 관계자는 "카카오라는 이름의 같은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공동체'라는 표현을 쓴다"며 "이 단어는 카카오가 사업부서를 분사한 이후에도 자회사와 계열사를 대하는 방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