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의 5G 자율주행차가 같은 공간에서 속도를 올린다. 경기도 화성 '자율주행 실험도시'(이하 K-시티)에서 펼쳐지는 5G 자율주행 주도권 경쟁이다.

양사는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교통안전공단과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한 협력을 화성 K-시티에서 진행한다. KT는 그동안 판교와 대구에 자율주행 실증환경을 조성하며 실험을 진행했지만, SK텔레콤이 먼저 터를 잡은 K-시티에서도 주도적으로 5G 자율주행 기술을 검증할 방침이다.

K-시티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조성한 총 면적 36만3000㎡(11만평) 규모의 자율주행 실험도시다. 실도로 평가환경을 재현하기 위해 5대 평가환경(도심부, 커뮤니티부, 자동차전용도로, 교외도로, 자율주차시설)을 조성하고 도로 및 교통시설, 통신환경을 구현하고 있다.

SK텔레콤 자율주행차가 5G와 HD맵으로 사각지대 어린이를 발견해 주변 차량에 경고를 주자, 뒤따르는 자율주행차도 스스로 멈춰서는 모습.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자율주행차가 5G와 HD맵으로 사각지대 어린이를 발견해 주변 차량에 경고를 주자, 뒤따르는 자율주행차도 스스로 멈춰서는 모습. /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2017년 9월 22일 교통안전공단과 함께 자율주행 실험도시 ‘K-시티’ 내 주요 실험 구간에 5G 인프라를 공동 구축했다. SK텔레콤은 이곳에서 20Gbps급 5G 시험망, 5G 통신관제센터 초정밀지도(HD맵) 제작 등 5G 인프라를 구축해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월 K-시티에서 두대의 5G 자율주행차가 교통 정보를 주고받는 ‘협력 운행’을 시연하는 데 성공했다. 무단횡단, 추돌 사고 등 도로 위 돌발변수에도 능숙하게 대처하는 등 과거보다 진보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였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2019년부터 5G 통신 기반 자율주행 기술을 고속도로 등 주요 도로에서 선보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KT 자율주행차가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자율주행 실험도시(케이-시티)’에서 테스트 주행을 하고 있다. / KT 제공
KT 자율주행차가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자율주행 실험도시(케이-시티)’에서 테스트 주행을 하고 있다. / KT 제공
KT는 ‘2018년도 범부처 기가 코리아 사업’ 일환으로 개발 중인 5G 자율주행 기술 검증을 K-시티에서 진행한다.

KT가 개발하는 기술은 5G 네트워크로 차량과 차량, 모바일 기기, 교통 정보 시설 등을 연결하는 5G V2X다. 5G V2X를 이용하면 자율주행 서비스와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C-ITS)이 보다 원활하고 안전하게 제공될 수 있다.

KT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K-시티에 5G 네트워크를 우선 구축한다. 5G 네트워크의 초고속, 저지연과 같은 기술적 특성을 이용하면 교통 상황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어 레벨3(조건부자율주행) 이상의 자율주행차를 구현하는데 용이하다.

KT 한 관계자는 "기가 코리아 사업을 주관하는 KT가 대구·판교에 이어 화성에서도 5G 자율주행 기술 검증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5G 기반 자율주행 인프라를 K-시티에 가장 먼저 구축하도록 추진 중이다"라고 말했다.

양사는 자율주행 기술의 세계 최초 타이틀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박종관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두대의 5G 자율주행차가 교통 정보를 주고받는 협력 운행을 시연한 후 "다른 회사의 테스트 여부를 정확히 모르지만, 우리가 5G 자율주행차 협력 운행을 세계 최초 공개했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KT는 SK텔레콤이 세계 최초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KT는 1월 31일 강릉과 평창 일대에서 승용차, 45인승 버스, 25인승 버스 등 3대의 자율주행차 협력 운행을 실제 도로에서 시연했다.

KT 한 관계자는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버스 2대와 승용차 1대는 위치와 운행정보를 주고받으며 일반 도로를 달렸다"며 "버스는 승용차 대비 사각지대가 많아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하기 더욱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