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끌었던 다이앤 그린이 최고경영자(CEO)직을 내려놓았다. 후임자는 오라클 제품개발 부문 사장 출신 토마스 쿠리안이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지난 16일(현지시각) 쿠리안이 오는 26일부터 구글 클라우드에 합류한다고 보도했다. 그린 현 CEO는 내년 1월까지만 사장직을 맡게 되며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이사직은 계속 유지한다.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총괄 내정자. / 유튜브 영상 갈무리
토마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총괄 내정자. / 유튜브 영상 갈무리
VM웨어 공동 창업자로 유명한 다이앤 그린은 2015년 11월 구글에 영입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그린이 구글을 떠나게 된 배경에는 ‘메이븐 프로젝트’라는 미국 국방부와의 인공지능(AI) 분야 협력 계약으로 구글 내부 반발이 거세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프로젝트는 AI를 활용해 무인기의 사람과 물체 구분 정확도를 높여 목표물을 더 정확하게 식별하도록 한다. 구글은 메이븐 프로젝트 계약을 2019년 3월까지 맺으면서 1000만달러(110억원) 규모의 계약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구글 직원들은 메이븐 프로젝트가 AI 기술의 무기화라며 기술 제공에 반대했다. AI 기술을 담당하는 10명의 연구원은 항의의 의미로 구글을 떠났고 4000명의 직원이 프로젝트 참여에 반대하는 청원서에 서명했다.

CNBC는 다이앤 그린이 떠나게 된 또 다른 이유로 클라우드 사업 분야의 부진을 꼽았다. 대표적인 클라우드 전문가로 꼽혔던 다이앤 그린 합류 이후에도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는 시장 점유율 34%인 아마존웹서비스(AWS)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구글 클라우드의 점유율은 현재 IBM(7%)에도 밀린 4위에 머물고 있다.

쿠리안은 1996년 오라클에 입사한 후 소프트웨어 및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에 앞장서왔다. 그는 최근 래리 앨리슨 회장과 사업 방향을 두고 갈등을 빚다가 지난 9월 오라클을 떠났다.

쿠리안에 대해 블룸버그는 "오라클에서 데이터센터에서 하드웨어, 애플리케이션, 소프트웨어까지 두루 다뤄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IT전문 매체인 테크크런치도 "오라클이 클라우드로 사업을 전환하는 데 큰 도움을 줬으며 기업이 원하는 제품을 성공적으로 육성시킨 경험이 있어 구글이 필요로 한 인물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린 전 CEO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구글 사장직을 2년만 맡을 것이라고 했는데 맡은 지 벌써 3년이 지났다"며 "이제는 멘토링과 교육에 대해 열정을 쏟을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