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선보여 주목받은 괴짜 전문가 세 명이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모두 새로운 분야를 개척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로, 이들은 스타트업의 혁신 비결로 ‘룰 깨뜨리기’를 강조했다.

왼쪽 두번째부터 댄 굿즈, 로비 벡스터, 파비앙 리갈. / 류은주 기자
왼쪽 두번째부터 댄 굿즈, 로비 벡스터, 파비앙 리갈. / 류은주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19일부터 이틀간 스타트업의 새로운 성공모델을 발굴하기 위한 ‘스타트업콘(STARTUP:CON) 2018’을 개최한다. 2018년 스타트업콘은 ‘연결의 시대 스타트업이 말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됐으며, 콘텐츠 산업을 이끌고 있는 국내외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초청됐다.

19일 강연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몸으로 체험하는 영화 프로그램 ‘시크릿시네마' 창립자 파비앙 리갈 ▲NASA(미국항공우주연구원) 제트추진연구소의 시각전략가 댄 굿즈 ▲멤버십 이코노미의 저자이자 페니슐라 스트레티지 컨설팅 창업자인 로비 벡스터 등이 참석했다.

◇ 관객이 영화 속 주인공이 돼 직접 체험하는 ‘시크릿시네마'

파비앙 리갈은 남들이 하지 않은 분야를 새롭게 개척해 주목을 받은 케이스다. 그는 2007년 시크릿시네마라는 몰입식 영화형식을 새롭게 개척했다. 시크릿시네마는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객들이 직접 영화배우가 돼 무대를 만들어가는 체험형 영화 프로그램이다. 비어있는 공장이나 건물을 빌려 세트장을 만들고 그 안에서 관객들에게 7시간 짜리 경험을 제공한다.

이 같은 방법으로 백투어퓨처, 스타워즈, 물랑루즈, 아가씨 등의 다양한 영화를 제작했으며 2015년 스타워즈의 경우 티켓의 가격은 100달러에 달하지만 10만명의 관객을 모집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시크릿시네마의 성공비결을 저항정신로 풀었다. 파비앙 리갈은 "모든 룰을 다 깨부시고, 내가 논다고 생각하고 좋아하는 것을 해보라"며 "시스템에 과감하게 대항하는 저항정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시크릿시네마와 같은 새로운 방법의 엔터테인먼트를 구상하게 된 배경도 기존 영화 상영 시스템 파괴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파비앙 리갈은 11살 때 영화 ‘원스어폰어 타임 아메리카'를 본 뒤로 부터 영화와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어떻게 하면 우리가 영화 속에서 살 수 있을지 계속해서 생각했다"며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음악 페스티벌에서도 좋은 영감을 얻었으며, 모든 종류의 예술가로부터 거의 매일 영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젊은 층들이 더이상 영화를 보러가지 않고 온라인 게임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다"며 "사람들을 실제 세상으로 끌어낼 수 있는 경험을 만들었더니 그결과, 비싼 공연을 돈을 주고 보러 가듯이 시크릿시네마를 100달러라는 가격을 주고도 보러 오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 NASA에 들어간 괴짜 예술가…예술과 과학의 콜라보

댄 굿즈 NASA 제트 추진 연구소 시각 전략가의 강연 모습. / 류은주 기자
댄 굿즈 NASA 제트 추진 연구소 시각 전략가의 강연 모습. / 류은주 기자
댄 굿즈는 누구도 뛰어들지 않았던 분야에 호기심을 갖고 뛰어든 결과, 나사에서 과학자들과 어떻게 예술적 부분을 기술에 접목할 수 있는지에 대해 협력하는 일을 하고 있다. 현재 그가 맡은 나사 제트 추진 연구소 시각 전략가는 이전에는 없었으나 그가 만들어낸 새로운 직업이다. 처음에는 실험적으로 시작됐으나 현재는 다양한 배경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팀을 이루고 있다.

그는 2014년 LA WEEKLY ‘국제 디자인 우수상'을 수상 후 가장 흥미로운 사람들 중 한 명으로 선정되며 괴짜 예술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빈 소다병으로 파이프 오르간을 만드는 등 실험적인 예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공동 작업자를 모아 예술·과학과 연극의 경험을 불어 넣어주는 AWE 뮤지엄 디렉터로도 활동 중이다.

댄 굿즈는 호기심을 가지는 것을 계속해서 강조했다. 그는 "호기심이 없다면 처음에만 재밌고, 그다음은 재미없을 수 있다"며 "호기심을 갖고 계속해서 시도하면 이전에 생각지 못했던 것들이 연결되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만약 회사를 시작한다면 내가 가진 기술적 세상에 속하지 않은 사람과 함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과학자가 예술가와 협업할 때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 기술집약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새로운 트렌드 ‘멤버십 비즈니스'

로비 벡스터 페니슐라 스트레티지 컨설팅 창업자가 질문에 답하는 모습. 류은주 기자
로비 벡스터 페니슐라 스트레티지 컨설팅 창업자가 질문에 답하는 모습. 류은주 기자
로비 벡스터 역시 남들과 다른 시각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 사례다. 로비 벡스터는 넷플릭스, 오라클 등의 글로벌 IT기업은 물론 신생벤처,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컨설팅을 진행하는 컨설팅 전문가다. 기업이 고객들과 더 깊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멤버십 비즈니스의 대가로 불린다.

그는 4살때부터 세계 IT산업의 요람으로 불리는 실리콘밸리에서 자란 토박이다. 그의 혁신적인 창업가가 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도 자신의 지역적 배경을 꼽기도 했다.

로비 벡스터는 "영어영문학과 출신인 만큼 실리콘밸리하면 떠오르는 기술과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만, 기술자들로 가득 찬 공간에서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이 존재한다면 그 사람의 관점도 도움이 된다 생각한다"며 "실리콘밸리에서 비즈니스와 사람을 연결하는 관점을 새롭게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환경적 영향이 어느 정도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