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자동차] ‘최소 수개월’ 인증 까다로운 디젤차, 왜?

입력 2018.11.25 06:00

2018년 9월부터 본격 도입된 새 배출가스 및 연비 측정 제도에 따라 디젤차 인증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요즘 디젤 신차가 거의 없는 이유입니다. 측정 제도에 실주행 조건이 더해지면서 인증 자체가 까다로워진 것입니다. 이 때문에 수입차 업계의 경우 전략 차종을 출시할 때 인증이 수개월 소요되는 디젤차를 제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간 우리나라의 연비측정은 유럽 NEDC(New European Driving Cycle)를 따랐습니다. 이 방식은 주행패턴이 단순해 배출가스 측정값이 실주행과 차이가 있었고, 임의설정(조작)이 쉽다는 단점이 지적됐습니다. 이에 유엔(UN) 유럽경제위원회의 자동차 국제표준위원회 주도로 국제표준시험법(WLTP)이 만들어졌으며, 우리나라 역시 이 제도를 2017년 9월(신규 차종)부터 적용해 왔습니다. 1년간 제도를 유예해 달라는 산업계 의견이 반영돼 지난 9월부터 본격 제도가 시행됐습니다.

WLTP와 RDE 제도를 통해 배출가스와 연비를 측정 중인 시트로엥 C4 피카소. / 유럽운송환경협회 제공
WLTP의 배출가스 기준은 종전 NEDC와 동일합니다. 그러나 가속·감속 패턴 등을 현실적으로 개선하고, 주행시험 시간을 20분에서 30분으로 늘렸으며, 엔진사용 영역을 확대 하는 등의 조치가 이뤄져 기준 자체가 강화되는 효과를 낳았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디젤차에 배출가스 저감장치인 SCR이 장착되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함께 도입한 RDE(실도로주행조건·Real Driving Emissions) 측정 제도 역시 인증 시간에 영향이 상당합니다. RDE는 실제 도로에서의 주행을 통해 연비와 배출가스를 가늠하는 것으로, 비탈길과 통행량이 많은 도로, 한가한 도로, 고속도로 등 다양한 환경에서 측정이 진행됩니다. 이 결과, 유럽에서는 RDE로 자동차들이 6~18%내외의 증가된 유해물질 배출량을 보인 바가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최근 디젤차 인증에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자동차 회사가 많습니다. 디젤 게이트와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보다 낮은 디젤차 배출가스 기준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진 것에는 공감하지만, 인증 기간 자체가 길어 제품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디젤과 가솔린 엔진을 모두 출시하고 싶지만, 상대적으로 인증이 쉬운 가솔린만 판매하는 반쪽짜리 출시도 빈번합니다.

실제 올해 9월부터 새 제도로 인증을 받은 디젤차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제도 자체는 2017년 9월부터 시행된 것이기 때문에 시행 이후에 인증을 받은 차는 모두 WLTP를 적용 중이라고 보면 됩니다. 다만 그 이전에 인증을 받았던 디젤차는 모두 재인증 작업 중에 있습니다. 한꺼번에 많은 차가 몰리다보니 인증이 꽤 지체되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 최근에 인증을 받은 수입 디젤차는 푸조 3008, BMW 액티브투어러 등입니다. 이들은 연말께 공식 판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WLTP와 RDE 측정은 실제 도로주행 조건에 가장 가까운 배출가스 및 연비 측정제도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2017년 9월 적용(기존차는 2018년 9월부터 적용)했다. / 다임러 제공
새 제도에 가솔린차는 빠져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는 가솔린차는 미국의 제도를 따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2년 3월 발효된 한-미 FTA에 의한 것으로, 디젤차의 경우 2011년 7월에 발효된 한-EU FTA에 따른 제도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유럽 가솔린차의 배출가스 규제는 미국의 그것과 비교해 더 엄격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미국 규제가 유지되는 동안 느슨한 유럽 규제를 적용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실제 미세먼지의 원인물질이라고 알려진 입자상물질(PM)의 경우 한국과 미국은 ㎞당 0.0002g, 유럽은 0.0045g입니다. 질소산화물(NOx)은 한국과 미국이 ㎞당 0.044g, 유럽은 0.060g입니다.

또 가솔린차는 실도로 주행 시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크게 증가하는 현상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즉 WLTP 도입 목적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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