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장인 이윤혜 씨는 지난 24일 낮 12시 신촌에서 물건을 사려다 카드 결제가 안돼 당황했다. 현금이 없는 상황에서 이 씨가 가진 모든 카드가 불통이었다. 그는 인근 주 거래 은행의 자동화기기(ATM)에서 현금을 뽑으려고 했지만, ATM도 먹통이었다. 문득, 그는 카카오페이 QR결제를 생각해내고 결제를 마칠 수 있었다.

# 서울 서대문구 한 와인바는 카페 자체 인스타그램에 카카오페이 결제가 가능하다는 안내를 올렸다. KT 화재로 매장 내 카드 결제는 불가능했지만, 카카오페이는 가능하다고 공지를 올려 손님의 발길을 붙들었다.

 서울 서대문구 한 매장 관계자가 KT 화재로 인해 카드 결제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자 QR결제로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 인스타그램 갈무리
서울 서대문구 한 매장 관계자가 KT 화재로 인해 카드 결제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자 QR결제로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 인스타그램 갈무리
24일 오전 KT 서울 아현국사 통신구에서 발생한 화재로 아현국사 회선을 이용하는 서울 중구·용산구·서대문구·마포구 일대와 은평구·영등포구, 경기도 고양시 일부 지역 등의 자영업자와 소비자 피해가 잇따랐다.

하지만 카카오페이 QR결제를 도입한 일부 매장은 통신망 문제에도 불구하고 결제가 원활히 이뤄졌다. QR코드 결제가 일반 신용카드의 대체제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페이 QR코드 결제는 스마트폰 앱으로 판매자의 QR코드를 찍어 결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QR코드 결제는 앱투앱 방식이다. 앱투앱 결제는 포스(POS)나 카드리더기를 거치지 않고 은행 계좌를 기반으로 휴대폰 앱상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간편결제 시스템이다. 구매자 은행 계좌에서 판매자 은행 계좌로 바로 돈이 넘어가는 구조다. 카드망을 거치지 않아 가맹점 수수료도 없다. 소비자는 현금이나 신용카드 등을 소지할 필요가 없어 결제할 수 있다.

24일 발생한 화재로 KT망을 쓰는 주요 지역 상점들이 카드 결제를 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 망이 아닌 KT망을 쓰는 상점들은 통신망이 먹통이 돼 결제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

고객이 카드결제를 하면 매장 카드 단말기는 결제 정보를 밴(VAN)사로 보낸다. 밴사는 이 정보를 다시 카드사로 보내 카드사가 해당 결제를 승인한다. 카드 단말기와 밴, 밴과 카드사는 통신망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다. 그런데 KT의 통신망이 '먹통'이 돼 결제가 진행되지 않았다.

KT 통신망을 쓰는 ATM 기기도 작동이 안됐다. 급하게 ATM을 찾았던 소비자들이 현금을 인출하기 어려웠던 이유다.

카카오페이 한 관계자는 "QR코드 결제가 이번 KT 통신망 장애에서 제한을 받지 않아 그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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