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에서 구매대행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해외직구의 보편화로 국내 가전제품을 해외에서 훨씬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수요가 늘며, 구매대행 업체도 함께 증가했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시즌(19~25일) 기간 중 11번가와 G마켓, 옥션 등 ‘간편한 해외직구' 서비스를 제공했던 국내 쇼핑몰들의 해외 상품 거래액이 크게 증가했다.

G마켓과 옥션의 올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중 해외직구 신장률은 전년 대비 각각 70%, 42%로 집계됐다. 11번가의 경우 23~25일 중 직구 행사 기간 거래액이 평상시보다 156%, 지난해 행사 기간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 G마켓 제공
./ G마켓 제공
국내 쇼핑몰의 해외직구 거래액은 매년 수직상승 중이다. 소비자들이 연말 해외 쇼핑 시즌을 기다렸다가 해외직구로 저렴하게 물건을 구매하는 추세가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관세청의 조사 결과 올해 상반기 해외직구 규모는 1494만건으로, 거래액은 1조4791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1096건(1조868억원)에 비해 건수 기준으로는 36%, 금액기준으로 35% 증가한 수치다. 관세청은 해외 직구 수요가 중국 광군제와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할인행사에 집중되는 것을 감안할 때 올해 해외직구 규모는 사상 최초로 20억 달러(2조20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외에서 파는 국내 브랜드 대형 가전제품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급증하며 구매대행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국내 가전제품 가격이 해외에 비해 높게 책정된 것도 한 원인이다.

올해 11번가와 이베이코리아 등에서 해외직구 상품 매출을 ‘하드캐리'한 상품 중 하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UHDTV다. 이베이코리아 측은 "관세나 배송료를 모두 고려해도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중엔 국내 가전제품도 해외에서 구매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특히 많은 소비자들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베이코리아의 쇼핑 사이트 G9에서는 올해 특히 TV 상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 G마켓에서도 해외직구TV 상품이 전년 동기 대비 판매 신장률 409%를 기록했다.

11번가에서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이었던 23~25일 기준 해외직구 거래액이 전주 대비 2.5배 이상 늘었는데, 특히 TV 등 스마트기기는 전주보다 거래액이 무려 240% 급증했다. 200만원대 ‘LG 75인치 TV’ 100대를 159만원에 판매했는데 당일 오전 완판되기도 했다.

국내 구매대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업체들도 늘고 있어, 향후 구매대행 업계는 낮은 가격과 편리한 서비스를 내걸고 판매자들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1번가와 G마켓 등 국내 쇼핑몰에도 해외 상품 판매자와 구매대행 업체 등이 입점해있는데, 한국어 서비스와 제품 배송 절차에 편리함을 제공하며 해외직구 사이트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국내 쇼핑몰에서 구매하듯 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해외직구 코너에서 환율 변화로 인한 관·부가세를 포함한 금액을 노출해 일일이 계산하는 불편을 줄였다. 11번가 역시 국가별 상품 검색 서비스와 해외 항공 배송시점부터 통관 진행 정보까지 추적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해 해외직구의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싸게 물건을 들여올 수 있는 경로들도 많아지고 국내의 해외직구 수요도 늘어나면서 구매대행업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잘 나가는 일부 구매대행업체는 해외 유통경로를 잘 뚫고 아마존보다도 더 싼 가격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