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상반기 차세대 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스마트폰이 잇달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통신 기능의 핵심 부품인 5G 모뎀칩을 둘러싼 반도체 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퀄컴 스냅드래곤 X50. / 퀄컴 제공
퀄컴 스냅드래곤 X50. / 퀄컴 제공
이동통신 업계는 이르면 내년 3월 첫 5G 스마트폰이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는 만큼 이보다 한 달 앞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9’가 주요 5G 모뎀칩 업체의 최종 점검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가장 치열한 것으로 예상되는 경쟁 구도는 단연 퀄컴과 삼성전자다. 3G와 4G 시대 이 시장을 주름잡은 퀄컴이 5G에서도 앞서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와 제작을 모두 할 수 있는 역량을 바탕으로 양산에 속도를 내면서 격차를 줄이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8월 개발 완료한 5G 표준 멀티모드 모뎀칩 ‘엑시노스 모뎀 5100’을 최근 양산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12월 1일 이통3사의 5G 전파 송출에 맞춰 5G 모바일 라우터를 출시했는데, 이 제품에 엑시노스 모뎀 5100이 탑재됐다.

2세대 10나노 공정 기반으로 제작한 엑시노스 모뎀 5100은 하나의 칩으로 5G뿐 아니라 4G 이하 각 세대별 이동통신 규격을 모두 지원한다. 6㎓ 이하 주파수 대역에서는 기존 4G보다 1.7배 빠른 초당 2기가비트(2Gbps)의 데이터 통신 속도를 지원하고, 밀리미터파(㎜Wave) 초고주파 대역에서는 5배 빠른 6Gbps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한다. 5G의 이론상 속도 20Gbps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3.7GB 고화질 영화를 5초 만에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다.

삼성 엑시노스 모뎀 5100. / 삼성전자 제공
삼성 엑시노스 모뎀 5100. /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2019년 3월 선보일 예정인 ‘갤럭시S10’에 퀄컴 모뎀칩이 아닌 엑시노스 9820 AP와 엑시노스 모뎀 5100을 탑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내수용에는 엑시노스, 해외용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AP를 썼다. 아직 5G 모뎀칩을 내장한 원칩 AP 솔루션이 나오지 않은 만큼 삼성전자가 두 부품 간의 호환성을 고려해 엑시노스로만 구성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퀄컴은 일찍이 2017년 말 5G 모뎀칩 ‘스냅드래곤 X50’을 공개했지만, 양산 시점은 2019년 상반기로만 못박아둔 상태다. 퀄컴은 당시 에릭슨과 5G 멀티밴드·멀티벤더 데이터 통신 호환성 시험에 성공하고, 스냅드래곤 X50 프로토타입 이후 2세대 제품 개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스냅드래곤 X50은 삼성전자와 애플을 제외한 LG전자, 소니, HTC, 샤오미, 오포, 비보, ZTE, 에이수스 등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사가 채택할 예정이다.

이 시장에서 비교적 후발주자인 인텔은 최근 5G 모뎀칩 ‘XMM 8160’을 애초 예정일보다 반년쯤 앞당겨 2019년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 XMM 8160을 탑재한 제품은 2020년 상반기에야 등장할 전망이다. 지난해까지 아이폰에 퀄컴 모뎁칩을 써온 애플은 최근 퀄컴과의 관계 악화로 올해부터는 인텔과 거래 중이다. 이 때문에 인텔 5G 모뎀칩을 탑재한 아이폰은 2019년을 건너뛰고, 2020년에 등장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화웨이, 미디어텍 등 중화권 업체도 추격에 고삐를 당길 태세다. 화웨이는 반도체 자회사 하이실리콘을 통해 개발한 5G 모뎀칩 ‘발롱 5G01’로 10월 5G 모바일 연결 기술 시범 쇼케이스를 열었다. 내년 상반기 중 양산이 유력하다.

대만 미디어텍도 자체 5G 모뎀칩 상용화를 위해 통신사와 테스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사와 비교하면 글로벌 고객사 생태계는 두텁지 않지만, 거대 중국 시장을 발판으로 향후 시장을 빠르게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