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시장이 산업을 넘어 정통 스포츠 분야까지 영역을 더욱 넓히고 있다. 바야흐로 ‘보는 게임’이 ‘하는 게임’과 더불어 게임을 즐기는 또 다른 대세로 그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게임 전문 시장 조사기관 뉴주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 e-스포츠 산업의 수익은 9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1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 대비 38.2%가 성장한 수치다. 가장 큰 시장은 북미 지역으로 3억4500만 달러, 중국은 1억64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e스포츠 관련 이미지. / IT조선 DB
e스포츠 관련 이미지. / IT조선 DB
◇ 수익 관중 급증...빠르게 성장하는 e스포츠 시장

수익 증가는 관중의 증가에서 온 결과다. 뉴주는 e-스포츠에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충성 관람객이 2018년 1억6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고, 전체 e-스포츠 관람객은 3억80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둘 다 전년 대비 15.2%와 13.5% 증가한 수치로, ‘보는 게임’의 시장이 얼마나 성장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실례로, 지난 11월 3일 인천에서 진행된 ‘2018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에는 10대와 20대뿐만 아니라 4~50대의 중장년층 관람객들도 현장을 찾으면서 2만6000석의 좌석이 모두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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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시장 전망 데이터. / 뉴주 제공
e스포츠 시장 전망 데이터. / 뉴주 제공
국내 프로 스포츠 중 가장 인기가 높은 프로야구의 결승전이라 할 수 있는 한국시리즈 평균 관중수가 2만5000명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e-스포츠 대회가 얼마나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지 확연히 비교된다.

e-스포츠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 채택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8월에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e-스포츠가 시범종목으로 선정돼 ‘리그오브레전드’와 ‘스타크래프트2’ 등의 경기가 치러졌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시범종목을 넘어 정식종목으로 e-스포츠 경기가 진행된다. 나아가 올림픽에서도 e-스포츠 경기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IOC가 향후 e-스포츠의 정식종목 채택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조직을 꾸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e스포츠 판을 키우고 있는 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 / 에픽게임즈 제공
e스포츠 판을 키우고 있는 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 / 에픽게임즈 제공
◇보는 게임 대세, e스포츠 판 키우는 ‘포트나이트’

e-스포츠 대회의 상금도 그 인기만큼 높아지고 있다. 에픽게임즈는 배틀로얄 게임 ‘포트나이트’의 e-스포츠 대회 상금으로 2019년까지 총 1억달러, 한화 1000억원 이상의 금액을 배정했다. 지금까지의 e-스포츠 대회 상금 중 가장 많은 규모다.

‘포트나이트’는 이미 글로벌 게임방송 플랫폼에서 ‘보는 게임’으로서의 엄청난 인기를 구가 중이다. 특히, 트위치에서는 지난 1년간(12월 6일 기준) 시청 시간 1,275,067,924시간, 스트리밍 시간 72,301,101시간 등 다른 게임들을 압도하며 1위를 기록 중이다.

‘포트나이트’ 방송을 하는 스트리머의 숫자 역시 380만명이 넘는다. ‘포트나이트’를 제외하고 100만명을 넘는 게임이 없는 상황이다. 유튜브 역시 ‘포트나이트’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업로드되는 게임으로 꼽히는 등 그 위세가 만만치 않다.

포트나이트는 전 세계 2억명이 플레이하고 동시접속자 830만명을 기록하며 게임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만큼 플레이하는 게이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포트나이트’ e-스포츠 대회 관람객이나 방송 시청자 수가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보는 재미’가 높은 것이 ‘포트나이트’가 ‘보는 게임’으로서 전례 없는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다.

에픽게임즈는 국내에서도 ‘포트나이트’의 ‘보는 재미’를 과시할 e-스포츠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12월 15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개최되는 ‘포트나이트 코리아 오픈 2018’ 대회를 개최한다. 에픽게임즈에서 준비한 총 기부금 10억원의 역대급 자선 기부 매치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는 세계 최정상급 ‘포트나이트’ 선수들이 참가해 한국 게이머들과 실력을 겨루게 된다.

에픽게임즈는 선수나 게임을 잘하는 이들뿐 아니라 누구나 ‘포트나이트’ 경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이번 대회를 준비해 ‘포트나이트’의 재미를 더욱 알린다는 계획이다.

e스포츠 업계 관계자는 "요즘에는 게임을 플레이하는 게이머뿐만 아니라 게임을 보는 것을 즐기는 시청자들도 모두 게임산업의 고객"이라면서 "앞으로 관람 시설의 확충, e-스포츠 경기의 다변화 등의 인프라 확충은 물론 관중 문화나 경기 중계 등 쾌적한 관람 환경을 만들어 가기 위해 게임 업계에서 계속해서 고민하고 행동에 옮겨야 할 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