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업계가 모바일 쇼핑족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콘텐츠’를 무기로 내걸었다.

이른바 오프라인 쇼핑의 ‘몰링(malling·복합 쇼핑몰에서 쇼핑과 여가를 동시에 즐기는 소비 행태)과 유사한 형태로 모바일 쇼핑을 ‘스낵컬처(Snack Culture)’처럼 소비하는 이들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모바일 쇼핑 거래액이 증가하는 것과 맞물려 최근 뚜렷하게 살 목적없이 습관적으로 가볍게 둘러보는 ‘스낵컬처(Snack Culture)’처럼 소비하는 모바일 쇼핑족을 잡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앞세운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온라인 쇼핑에서 모바일 쇼핑 거래액 비중은 62.1%에 이르고 있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 자체도 10조4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6.0%나 증가했으며, 모바일 쇼핑 거래액(6조2399억원) 증가폭은 43.8%로 전체 온라인 쇼핑 증가폭을 상회한다.

네이버는 최근 모바일 개편 이후 온라인 쇼핑 분야 전략으로 콘텐츠를 내세웠다. 네이버는 싼 가격의 물건을 구매하려는 목적보다, 가볍게 둘러보다 취향에 맞으면 구매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는 성별과 연령별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도록 콘텐츠 관점에서 다양한 상품 정보를 노출하고 있다.

이우람 네이버 커머스 디자인 설계 스튜디오 리더는 "네이버 커머스의 목표는 어떻게 하면 사용자들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콘텐츠를 소비하게 만들 것인가"라며 "커머스 영역은 기획전이나 특가 상품만으로 구매를 강요하지 않고도 오래 머무르며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하는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아예 웹툰 등 자체 제작 콘텐츠를 온라인 쇼핑몰에 내걸거나 쇼핑몰 안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별도로 운영 중인 경우도 있다.

리베로몰이 연재 중인 ‘YO! 맘툰’ / 리베로몰 제공
리베로몰이 연재 중인 ‘YO! 맘툰’ / 리베로몰 제공
북유럽 직수입 기저귀 브랜드인 리베로의 한국 쇼핑몰인 리베로몰은 직접 제작한 웹툰을 공개하고 있다. 20~30대 주부를 대상으로, 일상 속 소소한 에피소드나 육아의 어려움 등을 담은 에피소드를 그린 ‘YO! 맘툰’을 5월부터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연재하고 있다.

위메프의 서브 브랜드인 원더쇼핑 모바일 앱에서는 웹툰과 뮤직, 웹소설을 판매 중이다. 특히 원더쇼핑 메뉴 상단의 스마일 이모티콘을 누르면 실시간으로 가벼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공간도 마련해놓고 있다. 원더쇼핑 앱 내에서 이용자들이 오래 머물도록 눈길을 붙잡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T커머스기업인 KTH의 K쇼핑은 KT와 함께 손잡고 증강현실(AR) 모바일 쇼핑 서비스인 ‘AR마켓’을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는 360도 전방위 입체화면 콘텐츠를 보고 제품 설명과 정보를 보고 들을 수 있다.

이러한 온라인 쇼핑업계의 전략은 모바일을 통한 쇼핑 비중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에 기인한다. 특히 클릭수 기준으로 성과를 측정하던 웹 환경과 달리 모바일 환경에서는 얼마나 오래 앱을 이용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 체류시간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위메프 관계자는 "지난 1년 간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인 덕분에 앱 내 이용자 체류시간이 크게 늘어났다"며 "이는 콘텐츠를 소비하다가 자연스럽게 특가 상품을 발견해 구매하게 되는 ‘발견형 쇼핑’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