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가 최근 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스마트폰 시제품을 앞다퉈 선보이면서 ‘세계 최초' 타이틀 경쟁에 불을 댕겼다. 대부분 제조사는 5G 스마트폰의 상용화 시기를 2019년 1분기 이후로 보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거 4G(LTE) 상용화 당시보다 지원 단말의 종류가 한층 다양해질 전망이다.

퀄컴 스냅드래곤 855 모바일 플랫폼. / 퀄컴 제공
퀄컴 스냅드래곤 855 모바일 플랫폼. / 퀄컴 제공
본격적인 5G 스마트폰 상용화 경쟁의 물꼬는 통신 칩 업체 퀄컴이 텄다. 스마트폰 제조사가 5G를 지원하고 싶어도 핵심 부품인 모뎀 칩이 5G를 지원해야 하는데, 퀄컴이 마침내 5G 모뎀 칩 ‘스냅드래곤 X50’을 내장한 모바일 플랫폼 ‘스냅드래곤 855’을 선보인 것이다.

퀄컴은 최근 하와이 마우이에서 개최한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 2018’에서 스냅드래곤 855를 발표하면서 이를 탑재한 삼성전자의 5G 스마트폰 시제품을 공개했다. 앞서 삼성전자가 갤럭시S10에 ‘엑시노스 9820’만 탑재할 것이란 설이 있었으나, 퀄컴은 이번 행사를 통해 삼성전자와의 끈끈한 관계를 재입증했다. 이로써 갤럭시S10 역시 기존처럼 국내에는 엑시노스 9820 모델이, 해외에서 스냅드래곤 855 모델이 나올 전망이다.

퀄컴이 삼성전자와 손잡고 스냅드래곤 855 기반의 5G 스마트폰 시제품을 내놓자 후발주자도 일제히 경쟁에 뛰어들었다. 퀄컴이 고객사인 스마트폰 제조사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고, 아직은 시제품인 만큼 속도 테스트 외에 제품 전반적인 완성도 자체는 중요하지 않은 상황이다.

단연 속도를 내는 쪽는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확대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이다. 샤오미는 최근 광저우에서 열린 중국 모바일 글로벌 파트너 콘퍼런스에서 자사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미믹스3’의 5G 버전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 역시 스냅드래곤 855와 X50 모뎀칩을 기반으로 한다. 샤오미는 미믹스3 5G 버전을 2019년 1분기 유럽에서 먼저 내놓을 예정이다. 중국 내에서는 1분기 중국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의 5G 테스트에 참여하고, 3분기쯤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샤오미에 질세라 원플러스도 내년 1분기 유럽 시장에서 5G 스마트폰 최초 경쟁을 펼쳐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회사는 5G 테스트를 공동 수행하는 등 퀄컴과의 끈끈한 관계를 내세워 최초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원플러스는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 산하 네트워크 업체와 5G 관련 파트너십을 맺을 것이라고 밝혀 향후 BT를 통해 5G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오포, 비보도 자연스럽게 경쟁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오포, 비보, 원플러스는 모두 중국 BBK 그룹 자회사다. 5G 스마트폰을 어느 시장에서 주력으로 삼을지는 전략적으로 결정할 문제지만, 기술 선도 이미지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5G에 올라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내년 상반기 첫 폴더블폰에서부터 5G를 지원하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실화될 가능성은 여전히 미지수다. 화웨이는 반도체 자회사를 통해 기린 AP와 모뎀 칩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생산해 자사 제품에 탑재하지만, 그렇다고 퀄컴 스냅드래곤을 완전히 배제하지도 않는다. 화웨이가 5G 스마트폰 경쟁에서 속도를 내기 위해 스냅드래곤 855를 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