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판매가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국내 자동차 시장의 상당수는 세단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 자동차 회사들이 SUV 전략에 힘쓰면서도 세단 제품을 여전히 내놓는 배경이다.
11월 모델별 승용차 판매량을 살펴보면 현대차 세단 그랜저는 9846대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SUV인 현대차 싼타페로 9220대로 집계됐다. 이어 기아차 카니발(RV)이 6075대로 뒤를 이었으며, 다시 세단 현대차 아반떼, 쏘나타가 각각 6352대, 5717대로 뒤를 이었다. 상위 5위까지는 세단이 더 많았던 셈이다.
올해 11월까지의 누적 판매 역시 세단은 63만4440대, SUV의 경우 51만4009대로, 세단이 많이 팔렸다. SUV와 형태적으로 비슷한 RV 누적판매량 10만9526대를 더해도 절대적인 판매량은 세단이 앞선다는 계산이 나온다.
때문에 각 회사 역시 세단을 주력상품의 하나로 가치를 두고 있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경우 G70, G80, G90으로 이어지는 세단 제품군을 완성하고, SUV 추가는 2019년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에도 그랜저, 쏘나타, 아반떼로 이어지는 세단 트로이카를 앞세워 판매를 늘리는 전략이다. 팰리세이드, 싼타페, 투싼, 코나 등 SUV 제품군을 강화하고 있지만, 판매는 세단이 압도적이다.
기아차도 올해 K3, K5, K7, K9으로 이어지는 세단 제품군에 힘을 주고 있다. 특히 K9은 높아진 상품성을 무기로 매달 판매 기록을 세우는 중이다. K3 또한 새 동력계와 디자인에 대한 호평을 바탕으로 아반떼와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박재용 자동차미래연구소 소장은 "세단이 예전에 비해 판매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제품 전략상으로 여전히 중요한 모델임에는 틀림없다"며 "SUV가 아무리 늘어도 세단에 대한 고정 판매량이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자동차 회사들이 세단을 포기하기 어렵다"며 "SUV도 하나의 흐름이라고 봤을 때, 언제 세단으로 흐름이 다시 올 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