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Netflix)가 오덕(마니아) 시청자 사냥에 나섰다.

넷플릭스는 2018년 ‘데빌맨 크라이베이비’ 등 일본 명작 만화를 바탕으로 독점 애니메이션을 제작·공급한데 이어, 2019년 ‘울트라맨’, ‘공각기동대’, ‘세인트 세이야’ 등 1970~1990년대 일본 인기 만화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전 세계 시장에 독점 배급한다.

넷플릭스 2019년 일본발 애니메이션 콘텐츠 이미지. /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2019년 일본발 애니메이션 콘텐츠 이미지. / 넷플릭스 제공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도 넷플릭스의 투자 행보를 반기는 분위기를 보인다. 자금 문제로 제작이 어려웠던 작품을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같은 만화·애니메이션 소재로 만들어진 기존 작품의 소비량 증가와 함께 캐릭터 시장 확대에 대한 긍정적 효과 기대 덕분이다.

넷플릭스는 11월 2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신세기 에반게리온’, ‘세인트세이야’, ‘세븐시드(7SEEDS)’ 등 일본 인기 만화 작품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작품을 2019년 독점 공급한다고 밝혔다.

존 다데리언 넷플릭스 콘텐츠 디렉터는 "넷플릭스는 2018년 다채로운 일본 애니메이션 작품을 선보였다"며 "2019년 넷플릭스는 2018년보다 더 많은 일본발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공급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넷플릭스의 2019년 일본 애니메이션 콘텐츠 라인업 발표는 실제로 일본 현지는 물론 세계 각지 애니메이션 마니아들 사이서도 큰 호평을 얻었다. 트위터와 일본 동영상 서비스 니코니코 등지에서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은 "신(神)급 애니메이션 라인업이 굉장히 맘에 든다"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세븐시드. / 넷플릭스 제공
세븐시드. / 넷플릭스 제공
일본 만화·애니메이션 마니아가 주목한 작품은 ‘세븐시드’다. 만화가 타무라 유미가 2001년 공개한 SF만화 세븐시드는 16년간 연재된 인기작으로, 만화 팬들 사이서는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븐시드는 일본 현지에서 단행본 기준 600만부 이상 판매됐고, 만화 팬들이 여러차례 애니메이션 제작을 요구했지만 16년 동안 단 한번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바가 없다. 넷플릭스의 투자가 없었다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이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 목소리다.

신세기 에반게리온. / 넷플릭스 제공
신세기 에반게리온. / 넷플릭스 제공
‘에반게리온’ 넷플릭스 독점 공급도 애니메이션 마니아의 시선을 끌었다. 특히 1990년대 에반게리온을 보지 못했던 10~20대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이 환호하는 분위기다. 인지도가 높은 애니메이션이지만 현지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볼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1990년대 TV 방영된 에반게리온 애니메이션 26편과 ‘에반게리온 데스(투르)2’, ‘에어 진심을 너에게(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등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방영한다. 에반게리온 극장판이 인터넷 스트리밍 방식으로 방영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참고로, 넷플릭스는 2018년 한해에만 90억달러(10조1664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콘텐츠를 제작하고 사들이는데 투자했다. 넷플릭스는 이를 통해 얻은 콘텐츠 수가 700개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 ‘공각기동대’ 신작도 넷플릭스로

넷플릭스는 8일 극장 애니메이션과 할리우드 영화로 만들어졌던 글로벌 히트작 ‘공각기동대(攻殻機動隊)’ 새 애니메이션을 넷플릭스 독점 콘텐츠로 만들어 2020년 전 세계 방영한다고 밝혔다.

공각기동대 SAC 2015 캐릭터 비주얼. / 넷플릭스 제공
공각기동대 SAC 2015 캐릭터 비주얼. / 넷플릭스 제공
‘공각기동대 SAC 2045’란 이름으로 방영될 공각기동대 최신 애니메이션은 모든 장면이 3D 그래픽으로 제작된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공각기동대 시리즈를 만들어 왔던 프로덕션I.G와 솔라 디지털 아츠가 담당한다.

감독으로는 ‘공각기동대 스탠드얼론 컴플렉스’ 시리즈를 만든 카미야마 켄지(神山健治)와 일본 첫 3D 극장 애니메이션 ‘애플시드’를 제작했던 아라마키 신지(荒牧伸志)가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