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내수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적으로 ‘위기’라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지만, 적어도 안방시장이라고 불리는 한국에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셈이다. 꾸준한 신차 출시에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더해진 덕분이다.

현대차의 올해 누적 내수 판매량은 11월 기준 65만6243대로, 전년 같은기간과 비교해 3.3% 늘었다. 2018년 최종성적(추정)은 11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에 월간 평균치인 5만9659대를 삽입할 경우 71만5902대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2015년 기록한 71만4121대를 뛰어넘는 것으로, 지난 5년간 최대실적이다.

싼타페 인스퍼레이션. / 현대차 제공
싼타페 인스퍼레이션. / 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내수 판매량을 늘릴 수 있었던 이유로는 ‘신차 출시’다. 특히 올해 초 등장한 싼타페는 11월 현재 9만8559대를 기록 중으로, 연내 10만대 판매가 확실시 되는 분위기다. 11월까지 10만2682대가 팔린 그랜저와 현대차의 ‘원투펀치’를 형성하고 있다.

새 모습과 용도로 상품성을 높인 스타렉스도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11월 누적 4만6275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8.0%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출시돼 2년차를 맞은 제네시스 G70은 2935대에 불과했던 판매량을 1만2826대로 늘렸다. 소형 SUV 코나 역시 2017년 11월 누적대비 119.5% 확대된 4만5876대로 존재감을 높였다.

정부가 내수 시장 활성을 위해 지난 7월 도입한 개별소비세 인하(5%→3.5%) 정책도 결과적으로 현대차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대차 상반기 판매량은 35만4381대, 월 평균 5만9064대로 나타났으나, 하반기에는 11월 기준 5개월간 3만1862대, 월 평균 6만372대로 집계됐다.

단, 내년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점이 불안요소다. 강력한 소비 유인 정책인 개소세 인하가 올해 말로 끝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의 ‘세금 인하’ 카드는 몇달 뒤 소비를 끌어온 것이라는 점에서 정책 종료 이후 소비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농후하고, 현대차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아반떼. / 현대차 제공
아반떼. / 현대차 제공
여기에 믿었던 주력차종이 디자인 변경 이후 판매량 면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투싼과 아반떼가 대표적이다. 먼저 8월 출시한 투싼은 지난 10월 4865대로 올해 최고기록을 세웠지만, 11월 4280대로 내려앉았고, 아반떼는 9월 출시 이후 10월 7229대로 반짝 오른 후 11월 6243대로 줄었다. 특히 아반떼의 경우 신차 출시 전인 7월(7522대), 8월(8136대)보다 성적이 떨어진 점이 뼈아프다. 시장에서는 아반떼의 다소 과한 디자인을 단점으로 꼽는다.

팰리세이드. / 현대차 제공
팰리세이드. / 현대차 제공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은 대형 SUV 팰리세이드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이다. 팰리세이드는 현대차의 새 플래그십 SUV로, 뛰어난 공간활용성, 상품성으로 사전계약에서 2만대를 모을 정도로 소비자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여기에 상반기 주력 중형세단 쏘나타의 완전변경 신차가 나온다. 세단 판매량이 예년만 못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여전히 연간 수만대를 책임져 준다는 점에서 역시 선전이 기대된다. 결국 내년 위기도 신차로 뚫어내야 한다는 게 현대차 입장이다.

국산차 관계자는 "현대차의 가장 강력한 버팀목은 내수시장"이라며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았으나 역시 내수 실적을 바탕으로 다시 반등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내년을 V 반등의 해로 여기고 있는 만큼, 올해 내수 판매 최대 실적은 현대차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