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2P금융산업이 국내서 본격 발아한 시기는 2015년 무렵이다. 이제 3년차에 접어든 초기 산업인 셈이다. 우리 일상생활과 매우 밀접한 금융 서비스인만큼 고객 신뢰가 생명이다.

2018년도는 건전한 운영을 하고 있는 P2P금융회사에 꽤나 힘든 한 해였다. 올 상반기부터 터지기 시작한 각종 사고와 사기 사건 때문이다. 결국 신뢰가 생명인 P2P 금융회사는 끊이지 않는 사건 사고 속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P2P금융’이라는 이름을 버려야 하냐는 고민이 남 일 같지 않은 이유다.

11월 20일 금융감독원은 올 해 3월 19일부터 9월 28일까지 P2P 연계 대부업체 178곳을 대상으로 P2P대출 취급 실태를 점검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금감원은 점검 결과 사기·횡령 혐의가 있는 20개사를 검찰 수사 의뢰하거나, 경찰에 수사정보를 제공했다. 그 외 업체는 내부통제 미비점 개선 및 P2P대출 가이드라인 준수 등을 지도했다.

금감원은 또 P2P대출 영업행태 및 투자자보호 실태 등을 살펴본 결과 투명하고 건전하게 운용되는 경우도 있는 반면, PF, 부동산 담보 대출 등에서 다양한 문제점이 발견됐다며 대출 자산에 따라 유의할 점을 명기했다.

미디어와 많은 전문가는 ‘예상했던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등 주요 부처는 지난해 하반기 무렵부터 지속적으로 P2P금융의 여러가지 유의사항을 공표했다. 유독 국내 P2P금융산업에서만 보이는 부동산 PF 쏠림 현상과, 다양한 각종 담보대출 상품에서 발생하는 투자자 피해에 대한 주의사항이었다.

적격 P2P금융사를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 7월말 기획재정부는 적격 P2P금융사에 P2P금융 이자소득세를 기존 25%에서 14%로 인하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2018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이와 같은 기획재정부 개정안 발표는 새로운 기술 금융산업 육성책으로 미디어와 업계 환영을 받았다.

과연 적격 P2P금융사 기준은 무엇일까? 그간 금융당국과 업계서는 투자자는 올바른 P2P금융사를 가려내는 여러 기준 사항을 공유했다. 금융위원회에 등록한 회사, 대형 벤처캐피탈 투자를 유치한 회사, P2P금융 가이드라인을 지키는 회사, 홈페이지에 정보를 공시하는 회사, 협회에 가입한 회사 등이다.

올 들어 이러한 사항에 부합하는 기준을 가진 대형 P2P금융회사마저 사기로 구속되거나 검찰 수사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투자자 혼란은 가중됐다. 업계와 많은 전문가들이 P2P금융산업과 관련된 법제화가 하루 빨리 이뤄지길 바라는 이유 중 하나다.

실제로 P2P금융 법제화 논의는 2016년 말부터 꾸준히 이어졌다. 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 이진복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의한 3개 제정안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이 발의한 2개 개정법안 등 총 5개 관련 법안이 발의돼 있는 상태다.

법제화에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에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사전적으로 투자자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다. 금융당국이 부동산 쏠림 현상으로 인한 P2P 시장 자산 건전성 문제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는 만큼, 저축은행이나 여전사 등 타금융권과 같은 위험 자산 비율 규제 등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

금융위는 올 2월 P2P대출 가이드라인 개정에서, 부동산 대출 쏠림과 대출부실 현실화 등 P2P대출시장의 리스크가 존속해 가이드라인을 연장하여 지속 시행한다고 밝히며, 부동산PF 공시를 구체화하는 등의 항목을 추가했다. 또한 개인신용과 법인 신용, 소상공인 대출 등 비 부동산 관련 대출에 한해 일반투자자의 투자한도를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확대했다.

지난 9월 말 렌딧, 팝펀딩, 8퍼센트 등 3개사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산하에 디지털금융협의회를 구성했다. 협의회는 P2P금융사가 취급하는 대출 자산 중 부동산 PF자산의 비율을 30% 이내로 규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자율규제안을 발표했다. 이에 부합하는 업체들과 함께 국내 P2P금융산업의 자정작용을 활발히 해 나갈 예정이다.

2018년 9월말 현재, 금융위에 등록한 P2P연계대부업자는 193개사며, 전체 누적대출액은 4조3000억원에 이른다. 이제는 모두가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인식하고 있다. 부실업체가 난립하고 투자자 보호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는 이 때, 무엇이 서민 경제를 위한 해결안인지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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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렌딧 대표는 KAIST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후, 미국 스탠퍼드대 대학원 기계공학 제품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2005년 NHN 인터랙티브 그래픽 디자이너로 근무하면서 올라웍스 UX디자이너로 활동했습니다. 이후 삼성전자 디자인멤버십에 참여했고, 2009년부터는 기부 프로그램인 1/2프로젝트 운영해 나눔 문화 확산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1년 미국에서 스타일세즈 창업했고, 2015년에는 국내에 들어와 P2P금융 렌딧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