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맥스소프트·데이터(이하 티맥스)가 KB국민은행이 추진하는 차세대 프로젝트 ‘더케이’의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과 미들웨어 선정과정에서 불공정 거래가 있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티맥스는 법원에 우선협상대상자지위확인 및 계약체결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왼쪽)와 이희상 티맥스데이터 대표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IT조선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왼쪽)와 이희상 티맥스데이터 대표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IT조선
티맥스는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사업자 선정이 마무리된 KB국민은행 차세대 프로젝트는 불공정한 과정과 경쟁 결과로 이뤄진 특정 제품을 선정한 것이기 때문에 전면 무효화해야 한다"며 "불공정한 과정과 경쟁을 진행한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과 국산 소프트웨어(SW)에 대한 역차별을 해소하고 국산 SW 육성과 이에 따른 국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11일 더케이 프로젝트 표준 DBMS로 한국IBM의 DB2를 우선협상 DBMS로 선정했다. 미들웨어는 IBM 웹스피어로 확정했다.

KB국민은행은 한국IBM과 기술협상 등을 통해 현재 추진 중인 상품서비스계 고도화 및 마케팅 허브, 비대면 구축, 글로벌 플랫폼 재구축, 콜센터 재구축, 정보계 및 데이터 허브 재구축 등 사업에 DB2를 활용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이 추진하는 차세대 프로젝트 더케이는 3000억~4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이다. KB국민은행이 수십 년간 사용하던 탈 IBM 선언 및 특정 외산 IT기업 종속성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에 업계의 관심이 모아졌다.

티맥스는 이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와 불공정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주장을 펼친다. 특히 주 사업자인 SK㈜ C&C가 제안한 티맥스SW는 기술검증 기회조차 박탈당했다고 강조했다.

티맥스 측에 따르면 주사업자는 KB국민은행에 1안으로 미들웨어는 티맥스소프트 ‘제우스’, DBMS 솔루션은 티맥스데이터 ‘티베로’와 한국IBM DB2를 제안했다. 2안은 한국오라클 미들웨어 웹로직과 오라클 DBMS다.

김동철 티맥스소프트 대표는 "KB국민은행 미래IT추진부와 총무부에서 자체 검토를 약 2개월간 진행하면서 비상식적이고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 발생했다"며 "주사업자가 제안하지 않은 제품이 검토되기 시작했고 국산 인프라 SW가 이유없이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주사업자가 제안한 제품의 공정한 가격 경쟁도 이뤄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양측의 유착관계도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SK㈜ C&C을 통해 한국IBM은 초기 제안 시 ‘수백억원을 제안’했다가 나중에 갑자기 해당 제품을 무상으로 공급한다고 했다"고 비판했다.

또 "12월 6일 국민은행 IT총괄 대표 일행과 한국IBM 담당임원이 해외 출장을 같이 갔다"며 "수백억원대 제품 선정이 진행되는 과정에 그 경쟁에 밀접한 연관관계의 인물들이 해외출장을 가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으며, 의심을 품기에 충분한 정황이다"라고 강조했다.

티맥스는 이를 이유로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국민은행 더케이프로젝트 '우상협상대상자 지위확인 및 계약체결 금지' 가처분신청을 접수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도 공정거래 심의를 요청하는 민원을 접수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감독기구에도 이번주 중 민원을 제기할 계획이다.

이희상 티맥스데이터 대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모두가 공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며 "티맥스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법적 대응 및 감독기관 탄원 등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