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팰리세이드로 대형 SUV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높은 사전계약량으로 소비자 관심을 증명하더니, 후발주자라는 장점을 살려 기존 대형 SUV가 가지지 못한 가치를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시장은 오랫동안 기아차 모하비나 포드 익스플로러가 주목받아왔다. 특히 익스플로러의 경우 대체 불가능한 수입 대형 SUV로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지난 몇년간 포드가 연 1만대 판매를 넘을 수 있었던 것은 익스플로어의 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역시 11월까지 판매된 1만734대 가운데, 6380대가 익스플로러가 차지했다. 명실상부 현재 국내 시장에서 대형 SUV를 상징하는 차다.
◇ 크기…전체 크기는 익스플로러, 적재량은 팰리세이드가 우세
팰리세이드의 크기는 길이 4980㎜, 너비 1975㎜, 높이 1750㎜, 휠베이스 2900㎜다. 익스플로러는 길이 5040㎜, 너비 1995㎜, 높이 1775㎜, 휠베이스 2860㎜다. 수치만 놓고 보면 익스플로러의 크기가 앞선다. 다만 휠베이스는 팰리세이드가 40㎜ 길다. 실내공간을 가늠짓는 휠베이스 길이의 차이는 팰리세이드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듯 하다.
승차 인원은 팰리세이드 8인, 익스플로러 7인이다. 여기에 팰리세이드는 다양한 시트 바리에이션을 제공한다. 7인승으로 굳어진 익스플로러와 차별성을 보이는 부분이다.
적재능력은 팰리세이드가 기본 509리터를 제공한다. 2열 뒤쪽으로는 1297리터의 공간을 확보했다. 2열과 3열을 모두 접을 경우 2447리터까지 늘어난다. 익스플로러는 기본적으로 594리터다. 3열을 접으면 1243리터까지 확장된다. 2~3열을 접으면 2313리터로 증가한다.
먼저 3열 공간 적재성은 익스플로러의 승리다. 하지만 그만큼 팰리세이드의 거주성이 좋다고도 할 수 있다. 거주성을 살린 대신 적재성을 포기한 것으로 읽힌다. 3열을 사용하지 않았을 때, 2열과 3열 모두 접었을 때 팰리세이드의 적재능력이 더 뛰어나다. 크기는 뒤쳐졌지만 실내 패키징에 더 신경썼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성능…팰리세이드가 더 힘 좋고, 효율도 앞서
팰리세이드는 3.8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얹는다. 2.2 디젤엔진도 준비했다. 모두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린다. 이중 포드 익스플로러와 직접 경쟁하는 3.8리터 가솔린의 경우 최고출력 295마력, 최대토크 36.2㎏·m를 낸다. 연료효율은 20인치 타이어, 네바퀴굴림을 기준으로 L당 복합 8.9㎞다.
익스플로러는 V6 3.5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에 토크 컨버터 기능을 얹은 6단 변속기를 조합한다. 최고출력 294마력, 최대토크 35.3㎏·m다. 효율은 복합 L당 7.6㎞다.
◇ 편의·안전장치…후발주자 팰리세이드가 유리
팰리세이드는 후발주자 이점을 충분히 살린 모습이다. 다양한 첨단 편의기능과 안전장치를 채용했기 때문이다. 먼저 실내에 별도 장착한 마이크로 소리를 모아 역위상의 음향을 스피커로 내보내 소음을 상쇄하는 액티브 노이즈 콘트롤이 들어갔다. 확산형 천장 송풍구는 공조장치에서 나오는 바람이 직접 탑승자로 향하지 않게 하는 신기능이다.
커넥티비티를 강조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10.2인치 디스플레이와 블루링크, 터널에서 자동으로 내기순환으로 전환하는 장치, 공기청정 모드, 원격시동, 전자식 변속 버튼 등을 빠짐없이 담았다. 전방충돌방지보조, 차로이탈방지보조, 운전자주의경고, 하이빔보조, 고속도로보조 등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역시 눈에 띈다.
◇ 가격…국산차 팰리세이드가 유리
가격은 팰리세이드 3.8리터 프레스티지 AWD 풀옵션이 4757만원이다. 익스플로러 3.5리터가 5540만원이니,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게다가 팰리세이드의 옵션이 훨씬 앞선다. 결국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팰리세이드가 충분히 가져갈 수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