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이슈 리포트] 식품 유통에 블록체인을 적용한다?

  • 김나혜·김하경 연세대 IT경영전략 학회원
    입력 2018.12.31 09:38

    연세대학교 IT경영전략 학회(ISSU) 소속 학생들이 연말 기획으로 이슈 리포트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이슈 리포트는 주목받는 기술 이슈인 블록체인, AR/VR, 인공지능(AI)을 주제로, 2인1조 5개팀이 참여했습니다. IT스페셜리스트 양성을 목표로 하는 ISSU 학생들은 어떤 시각으로 이들 기술 이슈를 풀어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편집자주]

    식품 유통 정보를 기록하기 위해 여러 가지 수단이 사용됐으며 그 양식도 천차만별이다. 유통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됐고 비용도 많이 들었다. 세계 각지에서는 생산자는 값싼 가격으로 정보를 관리하고 소비자는 유통 정보를 빠르고 손쉽게 추적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식품 유통 정보에 적용하는 실험이 활발하다.

    미국 월마트가 망고 원산지 추적에 블록체인을 도입한 경우가 있다. 망고의 원산지를 추적하기 위해 기존의 식품 유통 프로세스를 통해서는 6일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으나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이후에는 단 2.2초가 소요됐다. 더불어, 상품의 ‘신뢰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통 과정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파악하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블록체인의 활용도 또한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블록체인은 무엇이고, 어떤 원리로 운영되며, 식품 유통 정보 관리를 위해서는 어떻게 사용되고 있을까?

    블록체인의 활용을 알아보기에 앞서, 블록체인이 어떤 기술인지에 대해 알아보자. 블록체인은 거래의 기록 및 관리에 대한 권한을 Peer-to-Peer(P2P) 네트워크를 통해 분산하여 블록으로 기록하고 관리하는 기술로, 신뢰 기관 없이 P2P 신뢰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기존의 거래는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는 방향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블록체인을 활용한 거래는 참여하는 모든 사용자에게 그 내역을 공개한다. 또한,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모든 거래 참여자들이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이를 대조함으로써 데이터의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블록체인은 소비재의 출처나 정보를 파악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것이며, 유통 업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측된다.

    P2P 네트워크를 통한 신뢰 네트워크. P2P 네트워크란, 인터넷에서 개인과 개인이 직접 연결되어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 출처: Pixabay
    블록체인 분산원장(Distributed Ledger) 네트워크는 구성의 용도 및 참여자의 속성을 기준으로 크게 허가형 블록체인(Permissioned or Private Blockchain)과 무허가형 블록체인(Permissionless or Public Blockchain, Anonymous)으로 구분된다.

    허가형 블록체인은 합의 과정에 참여하려면 사전 승인이 필요하며, 참여자 개개인을 지정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과 특정 그룹 내에서 사전 합의에 따라 쓰기 권한을 가지는 콘소시엄 블록체인으로 분류된다. 반면 무허가형 블록체인은 블록체인의 참여와 운영에 제한이 없기에 누구나 마이닝에 참여할 수 있으며, 퍼블릭 블록체인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누구나 데이터를 읽고 이용할 수 있기에 높은 투명성을 가지지만, 운영 주체가 정해지지 않았기에 광범위하고 불분명하다는 문제를 갖는다. 이처럼 무허가형 블록체인은 성능과 확장성, 보안, 데이터 프라이버시 등에서 한계를 갖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허가형 블록체인 기술을 선호한다.

    블록체인 분산원장 네트워크는 허가형 블록체인과 무허가형 블록체인으로 구분된다.
    ◇ 유통물류 산업 내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과 활용

    허가형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유통 분야를 이끄는 기업에는 대표적으로 삼성 SDS와 IBM이 있다. 삼성 SDS는 기업형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Nexledger)를 기반으로, IBM은 리눅스 재단이 주도하는 하이퍼레저 패브릭 프로젝트(Hyperledger Fabric Project)를 통해 다양한 산업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 및 발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업은 여러 산업 분야 중에서도 물류 및 식품 유통 산업에서 속도와 신뢰도 향상 측면에서 크게 부상하고 있다.

    가령 물류 산업에서 활약하는 삼성 SDS는 2017년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 프로젝트에서 자사의 기술을 통해 신용장(L/C) 등 물류 산업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서류를 관련 기업 및 기관들에게 공유한 바 있다. 지난 9월에는 수출품의 세관 신고부터 최종 인도 과정까지 단계별로 발생하는 서류를 빠르게 처리하고자 정보공유가 실시간으로 가능한 블록체인 파이프라인을 구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불필요한 반복 작업을 제거하고 정보공유 속도를 개선함으로써 수출업무 효율성이 대폭 향상될 수 있었다. 더불어, 데이터 발생 주체인 각 기관이 생성한 문서가 원본임을 인증함으로써 위변조 가능성을 차단했다.

    한편 블록체인 플랫폼을 바탕으로 IBM은 빠른 원산지 추적을 통해 고객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식품 안전망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식품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빠른 대처가 어려운 이유는 식품 정보를 추적하는 일이 상당히 모호하고 광범위한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블록체인은 참여자들에게 모든 유통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접근을 허용함으로써 단 몇 초만에 정보를 추적할 수 있도록 기능한다. 즉, 빠른 원인 파악을 통해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다.

    물론 블록체인이 모든 신뢰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령 실물정보인 돼지고기의 잘못된 정보가 블록체인에 저장되면, 잘못된 정보가 계속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블록체인은 정보 자체를 위조해 입력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도 아니다. 그러나 엣지컴퓨팅, IoT, API, 모바일, 센서 및 PC 등 자동화된 기술 및 기기와의 연동을 통해 위조의 위험성을 최소화할 수는 있다. 또한 블록체인은 앞서 말했듯, 타 기기와의 연동을 바탕으로 추적한 위치, 습도, 진동 등 필요한 정보를 투명하고 일관성 있게 제공하고 유지하는 기술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시 말해, 기존 유통과정에서는 참여자들이 실물정보에 대한 정보를 수동적으로 입력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자주 발생했다면, 블록체인이 적용된 네트워크는 데이터의 자동 업로드 및 접근이 용이하게 설계됨으로써 오류 및 위변조를 방지한다.

    가령 IBM의 IBM Food Trust(IFT)는 식품안전망의 유통망에서 발생하는 데이터 수집 및 분석을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솔루션이다. 리포팅 엔진이거나 데이터를 수집하고 배치로 처리해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렀던 기존 솔루션보다 IFT는 유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벤트, 인증서, 서류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 및 공유할 수 있다. 접근성 역시 크게 제고됐는데, 소상공인도 휴대폰만 있으면 IFT에 접근해 전체 유통과정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유통산업 내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과 소비자의 관계

    앞서 제시된 사례 외에도 스위스의 앰브로서스(Ambrosus), 미국의 벡스트 360(bext 360), 중국의 징동닷컴(JD.com) 등 각종 유통 업계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주목하고 있다.

    가령 징동닷컴에서는 쇠고기 사육, 도축, 유통과정의 전반적인 추적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식자재가 어디에서 어떻게 공급되는지 소비자가 알게 함으로써 식품 산업 내 소비자와 판매자 간 ‘신뢰’ 형성에서 블록체인의 역할을 강조했다. 즉, 유통 업계에서 블록체인은 단독적으로 성장한 것이 아니라 신뢰도에 있어 소비자의 필요도에 따라 발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의 표준화 및 발전에 따라 소비자의 상품 구매 방식 및 인식에도 큰 변화가 수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령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은 일반 식품보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유기농 식품을 선호하는데, 이는 유기농 식품의 제조 및 유통과정에 대한 신뢰가 비싼 가격을 상쇄할 정도로 크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을 통한 식품안전망이 정착된다면 이러한 소비자 계층은 식품의 출처를 직접 추적하고 획득한 정보에 따라 구매를 결정함으로써 더욱 주체적이고 안전한 식생활 문화를 형성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신뢰도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를 바탕으로 발전한 블록체인 기술은 다시 소비자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더불어 블록체인은 해외 직구로 대표되어온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이 성장하는데 있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하는 제품의 출처 및 유통 과정의 신뢰도 향상에 따라 소비자들은 기존 전자상거래로는 구입하기 어려웠던 제품들을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편, 유통 참여자들은 유통망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네트워킹을 통해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기도 하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ISSU 학회원. / ISSU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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