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국 자동차 업계는 다사다난했다.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 탓이었다. 판매와 수출은 줄고, 고용은 불안했다. 제조업 근간이 흔들리자, 협력 부품업체도 힘겨운 해를 보냈다. 그럼에도 아예 희망이 보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2018년 국산 자동차 업계를 돌아보고, 2019년을 전망해본다. [편집자주]

올해 현대자동차는 여러 면에서 위기를 보였다. 신흥시장의 경우 판매가 늘었지만, 해외 주요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판매량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했다. 이 탓에 전체 수출 물량의 감소가 나타났다. 수출이 주력인 회사에게는 뼈아픈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미국 판매량만 살펴봐도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실제 현대차의 올해 미국 누적판매량은 11월 현재 60만2526대로, 전년대비 0.1% 줄었다. 엘란트라(국내명:아반떼)가 1만8148대로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현대차 모델에 올랐고, 1만1908대의 투싼, 8994대의 싼타페, 8173대의 쏘나타가 뒤를 이었다.

싼타페 인스퍼레이션. / 현대차 제공
싼타페 인스퍼레이션. / 현대차 제공
반면 제네시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밝힌대로 미국내 판매망 구축에 어려움을 겪은 탓에 판매량이 크게 하락했다. 올해 누적 9698대에 그친 것이다. 지난해 같은기간 1만8646대에 비해 48%나 위축됐다. 11월의 경우 417대에 불과해 전년대비 77% 급락했다.

중국은 걱정이 앞서는 성적이다.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의 올해 11월까지 누적판매는 67만여대로, 당초 목표로 세운 90만대 판매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미 공장가동률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결국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크게 떨어졌다. 특히 2018년 3분기는 현대차에게 ‘최악’으로 여겨질 정도의 충격을 안겨줬다. 전년대비 무려 76% 급락한 2889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영업이익률 역시 1.2%로 급격하게 줄었다. 영업이익의 하락은 세타2 엔진의 리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금을 크게 늘려 잡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나마 나은 것은 내수 상황이다. 지속적으로 신차를 선보였고, 정부의 내수 진작 차원의 개별소비세 인하도 판매량에 힘을 보탰다. 덕분에 현대차는 5년새 최대 내수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내수를 기반으로 성장해 온 현대차의 승리 공식을 확인한 셈이다.

올해 누적 내수 판매량은 11월 기준 65만6243대로, 전년 같은기간과 비교해 3.3% 증가했다. 올해 최종 성적은 72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5년 기록한 71만4121대를 넘는 수치다.

꾸준한 신차 출시 덕분이다. 올해 초 등장한 싼타페의 경우 11월 현재 9만8559대를 팔았으며, 연내 10만대 판매 돌파가 유력하다. 11월까지 10만2682대가 판매된 그랜저는 여전한 파괴력으로 현대차 내수 실적을 뒷받침 중이다.

상용 분야에서는 스타렉스가 효자다. 11월 누적 4만6275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8.0% 늘었다. 지난해 9월 출시돼 2년차를 맞은 제네시스 G70의 경우 2935대에 머물렀던 판매량을 1만2826대로 늘렸다. 소형 SUV 코나 역시 2017년 11월 누적대비 119.5% 확대된 4만5876대로 실적에 보탬이 됐다.

팰리세이드(미국 버전). / 현대차 제공
팰리세이드(미국 버전). / 현대차 제공
2019년 현대차는 신차 출시로 내수 판매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연말 출시한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앞에서 끌고, 제네시스 플래그십 세단 G90은 법인수요를 흡수하며 뒤에서 미는 형국이다. 쏘나타의 완전변경 신차도 1분기 예고돼 있다. 주력 차종의 신차 출시로 내수 판매량을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전기차인 코나 일렉트릭에 대한 높은 관심도 주목할 만하다. 전기차는 회사 수익 면에서 큰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미래 친환경 시장을 선점한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수 없는 부분이다. 여기에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부분변경을 통해 코나 급의 주행거리를 갖출 것으로 예측된다. 두 차로 전기차 시장을 지배하겠다는 게 현대차 의도다.

이와 관련 국산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올해 대내외 여건이 최악이었다"며 "다만 내수에서 거둔 좋은 성적이 2019년 반등의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의 말처럼 내년 V 반등을 이뤄내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