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급 컴퓨터’ 확산의 신호탄…인텔 코어 i9-9980XE 익스트림 에디션

입력 2018.12.31 16:30 | 수정 2018.12.31 16:48

PC 시장에 의미있는 변화의 기류가 불고 있다. 지난 수년간 정체됐던 PC 하드웨어 기술의 발전 속도가 새롭게 탄력을 받는 데다, 기업용, 교육용, 게임용 PC에 이어 ‘개인용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이라는 새로운 수요가 PC 시장의 새로운 활력소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가가 아닌 일반 소비자들이 보기에도 가장 크게 실감하는 변화는 CPU 코어 수의 빠른 증가다. 10년 넘게 4개 코어가 최대였던 일반 개인용 프로세서의 코어 수는 불과 2년 사이에 6개, 8개로 최대 2배로 껑충 뛰었다.

18코어 36스레드 구성을 자랑하는 인텔 코어 i9-9980XE 익스트림 에디션의 엔지니어링 샘플(ES) 제품. / 최용석 기자
그뿐만이 아니다. 주로 기업이나 연구소의 워크스테이션 등에 탑재돼 일반 소비자들은 그 존재를 알 수 없던 10코어 이상의 전문가용 프로세서가 개인용 컴퓨터 시장에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인텔이 최근 판매를 시작한 HEDT(하이엔드 데스크톱)용 프로세서 ‘코어 i9-9980XE 익스트림 에디션(Extreme Edition)’이다.

인텔 코어 i9-9980XE는 단순 사양만으로도 어마어마한 제품이다. 성인 남성 손바닥 반만 한 프로세서 하나에 무려 18개의 CPU 코어가 탑재됐다. 아직도 일반 개인용 PC에 탑재되는 CPU의 코어 수가 보통 4개에서 최대 8개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하나의 CPU로 일반 PC 2대에서 5대 수준의 처리 성능을 제공하는 셈이다.

18개 물리 코어와 36개의 논리(가상)코어를 갖춘 인텔 코어 i9-9980XE는 단일 시스템 기준으로 최상급의 연산 처리 성능을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여기에 하나의 CPU 코어를 2개의 CPU처럼 사용하는 SMT(Simultaneous Multi-threading) 기술의 일종인 ‘하이퍼스레딩(Hyper-Threading)’ 기술이 적용되어 한 번에 36개의 스레드(thread, 작업 처리 명령)를 처리할 수 있다.

구조적으로도 개인용 CPU와 매우 다르다. 4개에서 8개 코어를 탑재한 기존 인텔의 일반 개인용 CPU는 여러 개의 코어가 고리 형태로 연결되어 데이터를 주고받는 ‘링 버스(ring bus) 아키텍처’를 사용하고 있지만, 코어 i9-9980XE를 비롯한 인텔의 최신 HEDT 프로세서는 각각의 코어가 그물처럼 데이터를 주고받는 ‘메시(mesh) 아키텍처’가 적용됐다.

이는 다수의 CPU 코어를 활용할 수 있는 전문가용 애플리케이션에서 코어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시간을 단축해 단순히 코어 수의 증가로 인한 데이터 병목 및 처리 효율 저하를 방지한다. 실제로 코어 i9-9980XE를 비롯한 ‘스카이레이크-X’ 기반 인텔 HEDT 프로세서는 링 버스 아키텍처를 사용하는 ‘브로드웰-X’ 및 이전 세대 프로세서와 비교해 전반적인 처리 성능이 20%~30%가량 향상됐다.

요즘 멀티코어 프로세서가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유튜브, 트위치, 아프리카TV 등을 기반으로 하는 1인 방송 미디어 시장이다. / 유튜브 갈무리
이러한 코어 i9-9980XE같은 전문가급 멀티코어 프로세서가 요즘 가장 주목을 받는 분야는 단연 ‘1인 방송’, ‘1인 미디어’ 시장이다. 유튜브, 트위치, 아프리카TV 등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영상 플랫폼이 온라인 검색 및 미디어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고, 전 세계의 수없이 많은 전문 영상 제작자와 인터넷 BJ, 스트리머 들이 지금 이 시각에도 엄청난 양의 영상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생산해 시청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영상 콘텐츠의 실시간 송출은 물론, 녹화 후 각종 효과 삽입 및 편집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의 양을 줄이는 압축, 즉 인코딩(encoding) 작업이다. 영상의 화질과 품질이 좋을수록 데이터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이 데이터의 양을 줄여야만 더욱 빠르게 전송 및 실시간 송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다수 영상 전문 편집 소프트웨어들은 이러한 인코딩 과정을 조금이라도 단축할 수 있도록 CPU의 멀티 프로세싱 성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즉 CPU의 코어 수가 많을수록 하나의 영상을 작업을 마무리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비례해서 단축된다. 최대 18코어 36스레드를 지원하는 코어 i9-9980XE가 더욱 유리할 수밖에 없다.

‘시네벤치’를 이용한 18코어 ‘i9-09980XE(오른쪽)’ 프로세서와 일반 개인용 8코어 ‘i9-9900K’ 프로세서의 CPU 렌더링 성능 비교. / 최용석 기자
2D 및 3D 디자인이나 설계 작업에서 ‘실시간 미리보기’에 빠질 수 없는 렌더링(rendering) 작업에도 코어 i9-9980XE같은 멀티코어 프로세서는 더욱 빛을 발한다.

평면 이미지와 프레임, 3D 오브젝트로만 구성된 작업물을 실제 현실에서 눈으로 보는 것처럼 사실적인 결과물로 보이게 만들려면 소재의 특성, 광원의 종류와 위치 및 방향 등의 정보를 토대로 반사광과 그림자, 색상 및 농도 등을 하나하나 계산하고 그래픽으로 구현해야 한다. 물론 그에 따르는 방대하고 복잡한 연산 처리 성능이 필요하다.

당연히 CPU의 코어 수가 많을수록 렌더링에 필요한 복잡한 연산을 분산처리할 수 있어 전체 렌더링에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즉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결과물을 기다리는데 걸리는 시간을 최소화함으로써 작업효율과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그만큼 낭비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차량용 레이더의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을 진행중인 모습. / 앤시스 제공
엔지니어가 VR 환경에서 디자인 및 설계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 / 다쏘시스템 제공
그 외에도 실제 샘플을 만들지 않고 설계 및 디자인 데이터만으로 결과물의 물리적인 특성을 미리 점검해보는 엔지니어링 시뮬레이션, 최근 제조 및 설계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기반 콘텐츠 개발과 설계 및 디자인 작업에서도 코어 i9-9980XE같은 전문가용 멀티코어 프로세서가 필수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전만 하더라도 이러한 작업을 수행하려면 한 대에 수천만 원대의 워크스테이션이 필요했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규모 기업, 개인 사업자, 학교 연구실 등의 환경에서는 멀티코어의 장점을 알면서도 비용 문제 때문에 최대 8코어 이하의 일반 프로세서 시스템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인텔 코어 i9-9980XE 익스트림 에디션은 전문가급 컴퓨팅 환경의 ‘개인화’가 시작됨을 알리는 제품이라 할 수 있다. / 인텔 제공
그러나 CPU 기술의 발달로 예전에 초고가 워크스테이션에서나 볼 수 있던 멀티코어 프로세서의 성능을 개인이나 중소기업, 학교 연구실에서도 접할 수 있게 됐다. 인텔 HEDT 프로세서 제품군 중 가장 최신이자, 18코어 36스레드의 최상급 구성을 갖춘 코어 i9-9980XE 익스트림 에디션만 해도 가격이 2300달러(약 255만원, VAT 별도)내외다. 1000만원 이내의 예산만으로도 전에 없던 고성능 컴퓨팅 환경을 쉽게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일반적인 문서 업무나 최신 온라인 게임만 즐기는 수준인 대다수의 일반 소비자들에게 코어 i9-9980XE같은 전문가용 프로세서는 먼 나라 이야기일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1인 미디어’의 확산을 시작으로 개인용 시스템에서도 전문가급 성능에 대한 수요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또한, 차세대 VR 및 AR, 더욱 정교하고 똑소리 나는 인공지능 같은 첨단 기술이 우리의 일상으로 다가올수록 모바일 디바이스로는 넘볼 수 없는 강력한 컴퓨팅 시스템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인텔 코어 i9-9980XE 익스트림 에디션은 전문가급 컴퓨팅 환경의 확산과 대중화가 시작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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