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시대를 향해] ①달 착륙 50년, 인류의 호기심이 현실이 되기까지

입력 2019.01.01 06:00

우리나라가 2018년 11월 28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용 75톤(t) 엔진 시험발사체 성능비행에 성공했다. 이번 시도로 우리나라는 우주발사체용 독자 엔진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같은 해 12월 4일과 5일에는 연달아 ‘차세대 소형위성 1호'와 ‘정지궤도 복합위성 2A호(천리안 2A호)’를 성공적으로 쏘아올렸다. 항공우주 전문가는 이번 성과가 국내 우주개발 역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한국이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작지만 큰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미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 생태계를 구축한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갈 길은 멀다. 다가올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우주산업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저변 확대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IT조선은 우주시대 개막을 향한 대한민국의 미래 도전을 심층 분석해 봤다. [편집자 주]

◇ 달 착륙 반세기, ‘인류의 위대한 도전’은 현재진행형

1969년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 / 조선일보DB
2019년은 인류가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디딘 지 50주년이 되는 해다. 미국의 유인우주선 ‘아폴로 11호’는 1969년 7월 21일 사상 최초로 달에 착륙했다. 아폴로 11호의 선장 닐 암스트롱은 당시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달 정복 이후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세계 각국에서는 달 탐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통적인 우주 강국으로 꼽히는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최근 우주굴기를 선언한 중국이 2019년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울 전망이다. 현재 달 표면 상공 궤도에 진입한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4호'는 1월 인류 최초로 달 뒷면 착륙을 시도한다.

달은 자전 주기와 공전 주기가 같은 위성이다. 지구 시간으로 27.3일에 한 번씩 자전과 공전을 한다. 이 때문에 달의 뒷면은 지구에서 볼 수 없는 ‘미지의 영역'으로 간주된다. 이번 임무가 성공하면 중국이 우주개발에서 처음으로 미국과 러시아를 앞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2018년 우주로켓 발사 횟수에서도 처음으로 미국을 앞질렀다. 중국은 2018년 우주로켓을 39회나 쏘아올렸다. 이는 같은 기간 35회를 쏘아올린 미국을 비롯해 러시아(18회), 유럽(8회), 인도(7회), 일본(6회) 등을 압도하는 수치다. 중국은 국제우주정거장을 대체할 새로운 우주정거장과 세계 최대 규모의 우주망원경, 우주로켓도 개발 중이다.

우주개발 최강국인 미국도 2019년 달 착륙선을 보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17년 12월 서명한 ‘우주정책 행정명령 1호'를 통해 1972년 이후 중단한 달 탐사를 재개하라고 지시했다.

미국의 달 탐사는 정부가 아닌 민간기업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선정한 달 착륙선 개발 업체 9곳으로는 록히드마틴을 비롯해 애스트로보틱테크놀로지스, 딥스페이스시스템즈, 드래퍼, 파이어플라이에어로스페이스, 문익스프레스, 오빗비욘드 등이 있다.

러시아 연방우주국도 2030년까지 달에 유인우주선을 착륙시키고, 향후 기지 건설에 나서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유럽우주기구(ESA)도 달 기지인 ‘문 빌리지'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도 2030년까지 달에 유인탐사선을 보내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인도는 연초 달 탐사위성 ‘찬드리안 2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세계 각국이 달 탐사 및 달 기지 건설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달이 심우주 탐사의 전초기지로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달은 중력이 약해 지구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곳이다. 단 1g으로 석탄 40톤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헬륨3를 비롯해 우라늄, 백금 등 다양한 희귀자원도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달 정복 자체에 의미를 두는 단계를 넘어 닐 암스트롱이 말한 인류의 위대한 도약을 위한 디딤돌로서 달의 가치를 내다본 것이다.

◇ 민간주도 우주개발시대 성큼…기술·인력 인프라 마련 시급

누리호 시험발사체가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기립한 모습.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은 2018년 2월 발표한 ‘제3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안)’에서 2020년 달 탐사 1단계(달 궤도선) 사업을 추진하고, 2030년 달 착륙을 목표로 내세웠다. 다만, 과학적 가치를 고려해 달 착륙 자체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장기적으로 행성 탐사를 위한 전략기술을 확보한다는 취지 아래 발사체 등 기반기술을 고도화해 나간다.

2018년 말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 성공은 미래 우주시대를 여는 첫 발을 내딪는 중요한 사건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2011년 쏘아올린 ‘나로호' 발사체의 경우 핵심 부품인 엔진이 러시아의 것이었다. 물론, 나로호의 성공 이면에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2009년 8월과 2010년 10월 두 차례의 발사에서 나로호는 각각 발사 후 216초와 137초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다.

누리호는 발사체의 심장인 75톤급 액체엔진을 우리나라가 자체 설계하고 제작해 실전 성능시험에 성공한 첫 사례다.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기술 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해 발사체는 67%, 위성은 71% 수준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국가차원의 투자규모만 놓고 보면 미국의 2%, 일본의 20%에 불과하다. 국가 R&D 중 우수개발 예산 비율도 4% 미만에 머문다. 이러한 와중에 자력으로 우주발사체 엔진을 독자 개발했다는 점은 분명 인상적인 일이다. 물론 우주산업의 기술과 인력, 인프라 등 기반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도 사실 맞는 말이다.

세계 우주산업은 국가 주도 형태에서 민간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세대 교체가 이뤄지는 중이다. 시장 규모도 2040년 최소 1조1000억달러(1224조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는 재사용할 수 있는 로켓을 개발해 세계 각국의 위성 등을 쏘아올리고 있다. 군집위성을 바탕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윈웹, 우주여행 서비스를 목표로 하는 블루오리진 등이 모두 민간기업이다.

한국도 정부 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직접 개발하거나 기업 용역으로 개발해온 인공위성과 우주발사체 사업 주체를 기업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큰 그림을 갖고 있다. 정부는 2019년 개발하는 차세대 중형위성 2호와 2021년 개발을 시작하는 차세대 소형위성 3호 사업 주관을 기업에 이관한다. 2024년 개발하는 다목적 실용위성을 비롯해 2025년부터는 한국형 발사체 설계와 제작, 발사 서비스를 모두 기업이 주관토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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