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시대를 향해] ②도전과 실패의 역사가 '미래'가 되기까지

입력 2019.01.02 06:00

우리나라가 2018년 11월 28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용 75톤(t) 엔진 시험발사체 성능비행에 성공했다. 이번 시도로 우리나라는 우주발사체용 독자 엔진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같은 해 12월 4일과 5일에는 연달아 ‘차세대 소형위성 1호'와 ‘정지궤도 복합위성 2A호(천리안 2A호)’를 성공적으로 쏘아올렸다. 항공우주 전문가는 이번 성과가 국내 우주개발 역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한국이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작지만 큰 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미 민간 주도의 우주산업 생태계를 구축한 선진국에 비하면 여전히 갈 길은 멀다. 다가올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우주산업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저변 확대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IT조선은 우주시대 개막을 향한 대한민국의 미래 도전을 심층 분석해 봤다. [편집자 주]

◇ 인공위성 개발 역사 30년 남짓, 독자기술로 우뚝 서기까지

2018년 12월 5일 천리안 2A호를 실은 아리안 발사체가 발사를 시작하는 모습. / 아리안스페이스 제공
2018년은 한국 우주개발 역사에 큰 족적으로 남을 전망이다. 한국형 발사체의 시험비행 성공에 이어 차세대 소형위성 1호와 정지궤도 복합위성(천리안) 2A호를 잇달아 쏘아올린 성과를 냈다. 무엇보다 과거 해외 공동 개발에 의지해야 했던 인공위성 관련 핵심 기술을 우리 손으로 자체적으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과학계는 충분히 의미부여를 할만하다는 평가를 한다.

1990년부터 시작된 한국 인공위성 개발의 역사는 아직 30년이 채 안 된다. 2019년 인류가 달에 착륙한 지 50주년을 맞는다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의 우주개발이 선진국에 비해 얼마나 뒤쳐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우주에는 1886개의 인공위성이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856개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46%를 차지하고, 이어 중국 250개, 러시아가 146개를 운용하고 있다.

고무적인 것은 우리나라의 인공위성 기술이 독자 개발 및 기술 자립화 단계에 돌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우주과학 연구, 핵심 기술 검증, 인력 양성을 목적으로 그동안 우리별위성, 과기위성 등 7기 개발을 완료했고, 현재 100㎏급 차세대 소형위성 2기를 2020년 완료 목표로 개발 중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실용급 위성은 470㎏급 다목적실용위성 1호(아리랑위성)다. 아리랑위성 1호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미국 TRW사와 기술 협력을 통해 개발해 1999년 12월 미국 토러스 발사체로 쏘아올려졌다. 아리랑 위성 1호는 고도 685㎞에서 임무기간 3년을 넘겨 2008년에야 임무를 종료했다.

이후 다목적실용위성은 2006년 2호에 이어 3호, 3A호, 5호가 발사돼 운용 중이고, 현재는 6호와 7호를 개발 중이다.

천리안 2A호는 정지궤도위성으로, 일반 위성보다 더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정지궤도위성은 지구 자전 주기와 같은 공전 주기로 지구 주위를 도는 위성을 말한다. 지구 자전 주기와 위성 공전 주기가 같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항상 같은 지역의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통신이나 관측 등으로 사용하기에 좋다.

단, 위성 궤도가 적도 상공으로 제한돼 있어 전 세계적으로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운용 중인 정지궤도위성은 360개에 달하는데, 그만큼 정지궤도상에 자국 위성을 위치시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정지궤도위성에는 부품만 해도 10만개 이상이 탑재되고, 부품과 부품을 연결하는 전선 무게도 72㎏에 달한다. 천리안 2A호의 태양전지판은 비대칭으로 돼 있는데, 이는 위성 북쪽에 장착된 기상탑재체의 영상 품질이 센서부 온도에 민감하기 때문에 내부 온도를 최대한 저온으로 유지하기 위함이다. 비대칭 태양전지판 위성은 그만큼 제어하기 위한 기술 난도가 높은데, 이를 국내 독자 기술로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민간 주도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 "이제부터 시작이다"

1992~2040년 한국 우주개발 계획 로드맵.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국내 우주 산업 생태계 현황을 보면 대부분의 매출이 방송·통신·항법·영상 등 서비스 산업에서 발생한다. 이들 산업 매출은 2조4254억원쯤으로, 전체 우주 산업 매출 2조8000억원의 87.8%를 차지한다.

반면, 발사체·위성 제작 등 기기 제작 산업 매출은 1738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기기 제작 산업은 국내의 경우 주로 공공시장 위주로 운영됐다. 재사용 발사체, 초소형 위성, 우주 관광 등 신산업 분야는 관련 시장조차 형성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정부는 국가 우주개발 전략을 기존 정부출연연구기관 중심의 기술 확보에서 기술 활용 수요가 선도하고, 산업체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기업 주관의 우주 개발을 추진해 시장 활성화를 꾀한다는 게 골자다.

정부는 우주기술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공공수요에 기반을 국내외 시장 확대를 촉진하고, 정부 사업 추진 방식을 민간이 주관하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변경할 방침이다.

당장 차세대 중형위성은 기업 주관 개발을 추진 중이며, 차세대 소형위성과 다목적 실용위성은 2021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 관련 부처가 참여하는 ‘우주조정위원회'를 신설해 공공수요를 발굴·조정하고, 수출 촉진을 위한 R&D 사업 등을 지원한다. 위성, 발사체 등 기기 제작을 민간 기업이 주관하는 시기도 구체적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또 위성 기반 신규 서비스, IT 융합 신산업, 틈새 기기 시장 등 새로운 우주 시장 확대를 위한 도전을 지원하고, 산업 생태계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부품 국산화 연구개발과 시험을 지원하는 등 국내 기업의 기술 역량을 높이기 위한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산업 경쟁력 기반인 인력 양성과 민간의 상업적 우주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관련 법령을 정비하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우주개발 연구기관의 역할도 미확보 기술, 신기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도록 재정립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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