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사우디아라비아 정권을 풍자한 코미디쇼를 콘텐츠 목록에서 지웠다. 이에 대해 국제인권단체는 "표편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비판했다.

넷플릭스에서 스탠드업 코미디 콘텐츠를 진행하는 하산 미나즈. / 넷플릭스 갈무리
넷플릭스에서 스탠드업 코미디 콘텐츠를 진행하는 하산 미나즈. / 넷플릭스 갈무리
1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항의한 코미디쇼의 에피소드 하나를 삭제 조치했다. 이 프로그램은 미국 코미디언 하산 미나즈(33)가 진행하는 ‘애국법(Patriot Act)’이라는 콘텐츠로, 스탠드업 코미디쇼다. 이 콘텐츠의 한 에피소드에서 미나즈는 이 카슈끄지 피살사건 개입에 의혹이 있는 사우디 왕실과 정권을 비판했다.

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는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글을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뒤,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를 방문했다가 살해 당했다. 때문에 이 사건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미나즈는 자신의 코미디쇼에서 "사우디는 카슈끄지가 성룡처럼 주먹으로 싸우다 죽었다고 하더니 자꾸 다른 해명을 들고 왔다"며 "그래도 혼자서 암벽타기를 하다가 사고가 났다는 말은 안하더라"고 풍자했다.

여기에 미나즈는 무함마드 왕세자를 가리켜 2015년 이후 예멘 내 사우디 주도 군사 작전과 걸프만에서 일어난 여러 사건에 연관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실제로 2015년 사우디 국방장관에 취임하고, 아랍 동맹군을 결성해 예멘 내전에 개입했다.

미나즈의 코미디쇼가 삭제된 것을 두고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정책을 비판했다. 사우디 정권의 압박에 굴복하는 모양새를 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콘텐츠 삭제가 사우디 관계 부처의 정당한 요청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삭제 에피소드는 사우디에 국한된 것으로, 사우디를 제외한 전세계에서 시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