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人] 오리진프로토콜 CEO "공유경제야말로 블록체인이 필요한 분야"

입력 2019.01.07 08:08 | 수정 2019.01.07 11:16

"많은 사람이 블록체인으로 기존 사업 모델을 바꾸려고 하지만, 의미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블록체인 위에서 돌아가는 공유경제는 합리적인 사용 사례(reasonable use case)가 될 수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을 찾은 조시 프레이저(Josh Fraser) 오리진프로토콜 공동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공유경제 마켓플레이스(marketplace, 시장)야말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분야라고 강조했다. 블록체인의 신념과도 같은 '탈중앙화'는 제3의 중개인을 없앤 '개인 대 개인', 또는 '참여자 대 참여자' 간 거래를 약속한다.

조시 프레이저(Josh Fraser) 오리진프로토콜 공동창립자 겸 CEO(좌). / 오리진프로토콜 제공
조시 CEO는 "숙박 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의 수수료는 20~30%로 너무 비싸다"며 "블록체인으로 중개자를 없앤 뒤, 그 수수료를 참여자에게 나눠주자는 것이 오리진프로토콜의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조시 CEO는 이날 "사람들이 요구하는 문제를 해결하면, 저절로 수익은 발생한다"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오리진은 2017년 11월부터 3차에 걸쳐 총 3800만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429억원을 모았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 판테라캐피털(Pantera Capital)로부터 300만달러(33억원)을 첫 자금 조달에 성공했고 2018년 2월에는 추가로 2840만달러(321억원)을 모았다. 2018년 7월에 3번째 투자유치에서는 660만달러(75억원)을 조달했다. 판테라캐피털 외에 우리나라 블록체인 전문 투자펀드인 해시드, 레딧 창업자, 와이콤비네이터 창업자, 우버 초기 투자자 등이 엔젤투자자로 참여했다.

―오리진프로토콜에 대해 소개해달라.

"오리진프로토콜은 블록체인 위에 탈중앙화된 공유경제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는 플랫폼 사업이다. 중개자를 없애 수수료를 절감한다. 에어비앤비는 수수료만 20~30%를 받는다. 중개자를 없애면 수수료를 참여자에게 돌려줄 수 있다.

가령, 자동차 호출 서비스인 우버는 가치를 창출한 운전사에게는 돈이 많이 돌아가지 않는다. 오리진프로토콜은 서비스에 참여해 가치를 만들어낸 사람에게 수익을 나눠주는 구조를 추구한다.

오리진프로토콜과 안드로이드 휴대전화를 이용하면 은행이 없는 개발도상국에서도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

―공유경제의 어떤 부분이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인가.

"우버, 에어비앤비 등의 공유경제 서비스는 우리 삶을 바꿀 정도로 새로운 소비 문화를 만들었다. 하지만, 중개자가 수수료를 과도하게 많이 가져가는 것은 공유경제의 문제점이다.

우리는 블록체인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고, 참여자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대신, 오리진프로토콜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이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면, 수익 모델은 뭔가.

"실리콘밸리만의 철학인듯한데, 세상에 가치 있는 것을 창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다. 사람들이 문제를 느끼는 부분을 해결하면 저절로 수익이 발생하리라 생각한다. 물론, 오픈소스를 지원하고 여타 서비스 구축을 돕는 등의 서비스를 통해 일정 이익을 거둘 수는 있다."

―'스팀잇'도 '글을 쓰는 이에게 댓가를 돌려주겠다'고 시작했지만,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뭘 필요로하는지, 우리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다. 이 문제가 해결된다면 수익 모델은 문제가 없다. 우리는 5~10년 동안 장기적으로 가치 창출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또한, 오리진프로토콜에는 구글, 페이팔 등에서 경험을 쌓은 유능한 엔지니어가 많다. 이들에게는 긴 시간이 들더라도 사람들이 요구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오리진프로토콜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무엇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것인가.

"지금 내 휴대폰에는 우버, 디디추싱, 리프트 등 각종 공유경제 앱이 다운로드 돼 있다. 하지만 오리진프로토콜에서는 하나의 계정으로 각각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오리진프로토콜은 전 세계 40여 개 회사와 협력을 맺었다. 한국 업체 중에선 숙박 공유업체 위홈, 응용 소프트웨어 공급 업체 미탭스플러스 등이 있다. 협력사의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의 계정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오리진프로토콜의 강점이다. 협력사 입장에선 오리진프로토콜을 통해 사용자를 확장할 수 있다. 오리진프로토콜 안에는 상품을 구매하고 판매하는 사람 등 위홈의 잠재 고객이 많다."

―우버, 에어비앤비 등 현재 성공을 거두고 있는 공유경제 서비스가 오리진프로토콜과 협력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오리진프로토콜의 성공 여부가 내일 당장 결정될 일은 아니다. 큰 기업 대신 스타트업과 창업자들에게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한국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지난 5개월 동안 한국에 3번 왔다.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중요한 시장이다. 한국인은 기술에 적응하고 수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한국에선 암호화폐 거래량도 많다. 한국에서 오리진프로토콜 담당자를 채용하고 재무 담당자가 한인 교포일 만큼 한국은 미국, 중국만큼 중요한 시장이다."

―오리진프로토콜은 오픈 소스를 기조로 한다. 카피캣이 나올 것이라는 우려는 없나.

"클릭 한 번이면 코드는 바로 복사할 수 있다. 하지만 커뮤니티 구축은 힘든 일이다.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이 오리진프로토콜 커뮤니티에서 활동한다. 한국에도 별도의 텔레그램 방이 돌아간다. 중국 위챗에서도 몇천 명의 사람이 활동 중이다."

한국 투자업체 해시드의 투자를 받은 이유는 뭔가.

"사업 초기 '위워크'와 같은 곳에서 일할 때 해시드의 사업 개발 담당자와 옆에서 일하면서 해시드에 대해 알게 됐다. 해시드는 한국 외에서 명성을 쌓고 있으면서 엔지니어 팀 구성 자체가 좋다. 여기다 한국에서 네트워크를 다지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실리콘밸리의 블록체인 개발 수준이 중국에 못미친다는 평가가 있다.

"IT를 이끌었던 실리콘밸리가 블록체인 부문에선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는 기존에 쌓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빨리 뒤따라 잡으리라 생각한다. 블록체인 기반 킬러앱도 가장 먼저 내놓을 것이라 기대한다. 문제가 없는 서비스를 만든 이후에 사용자를 모으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그래야 블록체인 인프라도, 디앱도 동시에 발전할 수 있다."

―블록체인 시장을 전망한다면.

"단기적으로는 많은 프로젝트가 실패할 것이다. 하지만 5~10년 뒤에는 블록체인이 인터넷 이상의 혁명을 가져다줄 것으로 생각한다. 블록체인은 중요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임이 틀림없다."

―블록체인이 인터넷을 넘어설 것이라 보나.

"블록체인이 인터넷만큼 중요한 역할은 하겠지만, 대체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인터넷 초창기에 인터넷이 우리 삶을 이 정도로 바꾸게 될 거로 생각지 못한 것처럼 블록체인도 우리 삶에 스며들 것이다. 또한, 블록체인은 화폐, 중앙화된 시스템에 대한 생각을 바꿀 새로운 기술이다. 블록체인에 기반한 탈중앙화된 유용한 서비스가 나오면 완전히 새로운 가치가 창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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