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2018년 홈킷 기기 인증 조건을 완화하고, PC용 OS 모하비에 홈킷 관련 기능을 추가하는 등 스마트홈 시스템 확장에 나섰다.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19 박람회에는 애플 스마트홈 시스템 ‘홈킷(HomeKit)’에 대응한 다양한 기기가 등장했다.

애플 스마트스피커 홈팟. /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애플 스마트스피커 홈팟. / 애플 홈페이지 갈무리
업계에서는 스마트홈 시스템 주도권 경쟁에서 애플이 뒤쳐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홈킷에 대응할 수 있는 기기 종류와 수가 적고, 아마존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 등 강력한 경쟁자가 스마트홈 시장을 과반 이상을 장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CES 2019 박람회를 보면, 애플 홈팟도 아직 죽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업체가 관련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 스마트 조명·플러그·보안…실내 환경 관리에 초점

스마트 액세서리 제조사 ‘벨킨(Belkin)’은 CES 2019 행사장에 부스를 마련하고 애플 홈킷과 연동 가능한 조명 ‘위모 라이트(Wemo Light)’를 공개했다. 애플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Siri) 혹은 애플 홈 앱을 이용하면 방이나 야외에서 벨킨 위모 라이트 조명을 원격 제어할 수 있다.

‘프레미스(Premis)’는 CES 2019에 터치스크린 스마트 잠금 장치 ‘프레미스(Premis)’를 출품했다. 자동 잠금과 번호 입력 해제를 기본으로, 애플 시리 음성 명령으로 문을 잠그거나 열 수 있다. ‘마이톤(Mighton)’은 영국 경찰과 함께 개발한 보안 프로그램을 애플 홈킷 대응 스마트 잠금 장치 ‘아비아(Avia)’에 적용, CES 2019에서 발표했다.

커넥트센스 스마트아웃렛2. / 커넥트센스 홈페이지 갈무리
커넥트센스 스마트아웃렛2. / 커넥트센스 홈페이지 갈무리
‘커넥트센스(ConnectSense)’는 스마트 콘센트 ‘스마트아웃렛2(SmartOutlet2)를 선보인다. 이 제품을 설치해 실내 콘센트별 전력 소비량을 원격으로 확인하고 제어할 수 있다. 커넥트센스 스마트아웃렛2는 애플 홈킷 외에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에도 대응한다.

‘나노리프 캔버스(Nanoleaf Canvas)’가 출품한 스마트 조명 시스템은 사용자가 직접 발광 패턴을 꾸밀 수 있다. 이 패턴은 일정 주기는 물론, 음악에 따라 반응하도록 지정할 수도 있다. ‘넷애트모(Netatmo)’는 CES 2019 행사장에 마련된 부스에서 스마트 비디오 도어벨, 실내 공기질 모니터 등애플 홈킷 대응 기기 두개를 선보였다.

CES 2019에 등장한 애플 홈킷 대응 기기는 대부분 조명, 잠금장치 등 실내·주거 공간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앞서 애플은 홈페이지를 통해 ▲온도 조절기 ▲창문 혹은 차양 개폐기 ▲선풍기와 환풍기 ▲공기정화기 ▲각종 센서 ▲보안 잠금장치 ▲에어플레이 등 홈킷 대응 제품군을 꾸준히 늘리겠다고 알렸다.

◇ 아마존 알렉사 1억대, 구글 어시스턴트 10억대…애플 홈킷 경쟁자 급성장

애플 홈킷을 포함해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등 스마트홈 시스템은 CES 2019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 중 하나다. 하지만, 애플은 이 부문에서 가장 열세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응 기기 개수가 적고 스마트스피커 판매량도 가장 낮기 때문이다.

애플은 비교적 일찍(2014년)스마트홈 시스템을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애플 홈킷 발표 이후 생태계를 넓히지 못했다. 당시 애플은 홈킷 인증을 받을 기기가 표준화용 MFi(Made For iPhone) 칩 세트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 규정 탓에 애플 홈킷에 참여하려던 제조사들은 발걸음을 돌렸다.

반면, 아마존과 구글은 알렉사 및 어시스턴트 스마트홈 기기에 어떤 제약도 두지 않았다. 가전 제품은 물론 차량, 웹 페이지와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파죽지세로 영역을 확장했다.

그 결과, CES 2019에서 아마존은 알렉사 대응 기기 판매량이 1억대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구글도 1월 말까지 전세계 10억대 이상의 기기가 어시스턴트에 대응하게 될 것이라며 맞불을 놨다.

애플은 홈킷 대응 기기 판매량을 밝힌 적이 없다. 애플 홈페이지에 기재된 홈킷 대응 기기 가운데 상당수는 ‘출시 예정’으로, 아직 살 수 없는 제품이다.

스마트홈 시스템의 허브 역할을 하는 ‘스마트스피커’ 보급률에서도 애플은 아마존과 구글에 현저히 뒤쳐졌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의 2018년 2분기 기준 스마트스피커 판매량 점유율 조사 결과를 보면, 아마존과 구글은 각각 점유율 41%(480만대)와 27.4%(320만대)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애플의 점유율은 6%, 홈팟의 판매량은 70만대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