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들어 본업인 GPU보다 GPU 가속을 활용한 인공지능 및 관련 플랫폼에 집중하던 엔비디아는 올해 CES 2019에서 행사 취지에 좀 더 어울리는 소비자용 신제품 및 신규 플랫폼을 다수 선보였다.

엔비디아가 CES 2019에서 공개한 신형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 2060’. / 엔비디아 제공
엔비디아가 CES 2019에서 공개한 신형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 2060’. / 엔비디아 제공
◇ 차세대 그래픽기술 맛보기에 적당한 ‘지포스 RTX 2060’

시작은 엔비디아의 새로운 GPU 라인업인 ‘지포스 RTX 2060’이 테이프를 끊었다. 지난해 하반기 엔비디아의 차세대 튜링(Turing) 아키텍처에 기반을 둔 지포스 RTX 2060은 지난해 먼저 출시한 하이엔드 라인업인 지포스 RTX 2080 Ti, 2080, 2070의 뒤를 이은 퍼포먼스급 GPU다.

지포스 RTX 2060은 엔비디아가 튜링 아키텍처에서 강조하는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광선추적) 같은 차세대 그래픽 기술과 인공지능 기반 RT 코어 및 텐서 코어 등의 차세대 GPU 기술을 고가의 하이엔드급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한 퍼포먼스 그래픽카드로 선보인 만큼 하이엔드 모델과 비교해 최신 그래픽 기술 사용 시 성능은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다만 성능보다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 기술이 어떤 것인지 미리 맛보고 싶은 대다수의 일반 사용자와 게이머들의 갈증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해소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물론 기본적인 성능도 나쁜 편은 아니다. 해외의 일부 하드웨어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성능 테스트 자료에 따르면 지포스 RTX 2060은 이전세대 파스칼(Pascal) 아키텍처의 하이엔드급 모델인 지포스 GTX 1070 Ti와 비슷한 수준의 일반 게임 성능을 제공한다. 최신 그래픽 기술에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게이머 입장에선 충분히 구매할 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다만, 각종 차세대 그래픽 기술과 인공지능 코어 등의 탑재로 인해 이번 RTX 2060 역시 기존 ‘지포스 XX60’시리즈보다 초기 출시 가격은 다소 비싸게 책정될 전망이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지포스 RTX 2060의 레퍼런스격인 파운더스 에디션(FE)의 가격은 349달러러(VAT 제외)이며, 이엠텍, 조텍 등 주요 협력사 제품들을 포함해 국내 출시 가격은 50만원 내외로 전망된다.

지포스 RTX 2080 맥스-Q 그래픽을 탑재한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GX531 게이밍 노트북 신제품. / 에이수스 제공
지포스 RTX 2080 맥스-Q 그래픽을 탑재한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GX531 게이밍 노트북 신제품. / 에이수스 제공
◇ 노트북용 지포스 RTX 20시리즈의 등장

엔비디아는 이번 CES를 통해 모바일 버전의 지포스 RTX 20시리즈도 선보였다. 이전 파스칼 기반 지포스 GTX 10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데스크톱과 동일한 GPU가 노트북에 탑재되어 지포스 RTX 20시리즈의 특징인 실시간 레이트레이싱, RT 코어 및 텐서 코어 등의 신기술을 그대로 노트북에서도 즐길 수 있다.

물론, 이전 지포스 GTX 10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노트북에 탑재되는 지포스 RTX 20시리즈 역시 소비전력과 발열 등의 최소화를 위해 작동속도와 소비전력 등에는 일부 제한이 적용된다. 엔비디아의 노트북 GPU 전원관리 기술인 ‘맥스-Q(Max-Q)’ 기능도 도입되며, 지포스 RTX 2060, 2070, 2080 3종의 라인업이 선보인다.

대표 제품으로는 에이수스가 이번 CES에서 공개한 ‘ROG 제피러스GX531’ 모델의 경우 인텔 8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지포스 RTX 2080 맥스-Q GPU를 탑재했다.

엔비디아 BFDG 규격을 지원하는 초대형 65인치 게이밍 모니터 ‘HP 오멘 X 임페리움 65’ / HP 제공
엔비디아 BFDG 규격을 지원하는 초대형 65인치 게이밍 모니터 ‘HP 오멘 X 임페리움 65’ / HP 제공
◇ 차세대 G-Sync 규격 및 새로운 초대형 게이밍 모니터도 공개

그 외에도 엔비디아는 자사의 게임 화질 개선 기능인 지싱크(G-Sync)의 차세대 버전과 지난해 컴퓨텍스에서 처음 언급한 초대형 게이밍 모니터 규격인 ‘빅 포맷 게이밍 디스플레이(NVIDIA Big Format Gaming Displays, BFGD)’의 실물 제품들도 공개했다.

그래픽카드와 모니터의 신호 타이밍을 정확히 일치시켜 게임 화면 중에 종종 발생하는 화면 깨짐이나 어긋남, 깜빡임 등의 증상을 완화하는 엔비디아 지싱크 기술의 새로운 버전은 베사(VESA) 표준 기술이자 비슷한 개념의 어댑티브 싱크(Adaptive Sync) 기술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엔비디아는 HDR(High Dynamic Range)를 비롯해 더욱 고급 기능과 구성을 지원하는 기존 지싱크의 상위 규격인 ‘지싱크 얼티메이트(G-Sync Ultimate)’ 규격도 새롭게 발표했다.

엔비디아의 BFGD 규격은 40인치 이상의 대형 화면에 4K(3840x2160)급 초고해상도와 120㎐ 이상의 고 주사율, 낮은 지연시간 및 빠른 응답속도, HDR 등 최고급 사양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에이수스의 65인치 BFGD인 ‘ROG Swift PG65’에 이어 이번 CES에서는 HP가 ‘오멘(OMEN)’ 브랜드로 BFGD 모니터인 ‘오멘 X 임페리움 65(Emperium 65)’를 선보였다. 에이수스 제품과 같은 65인치 크기에 4K 해상도, 144㎐ 고 주사율, HDR 등을 지원하는 이 제품의 가격은 4999달러(약 563만원, 부가세 별도)로 빠르면 1월 말에서 2월 내에 출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