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9에서 업계 최초로 차량용 홀로그램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선보였다.

스위스 기업 웨이레이(Wayray)와 함께 개발한 차량용 홀로그램 AR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제네시스 G80에 탑재되어 CES 2019 기간 웨이레이의 전시관을 통해 전시된다.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인근 도로에서 제네시스 G80의 전면유리에 홀로그램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이 작동하는 모습. / 현대·기아자동차 제공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인근 도로에서 제네시스 G80의 전면유리에 홀로그램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이 작동하는 모습. / 현대·기아자동차 제공
제네시스 G80에 탑재된 홀로그램 AR 기술은 운전자가 보는 도로의 모습 위에 입체 영상이 표시되어 정확한 운행 정보를 시각적으로 전달한다. ▲길 안내 ▲목적지점 표시 ▲현재 속도 등 기본적인 내비게이션 기능뿐 아니라 ▲차선이탈 경고 ▲앞차 충돌위험 경고 등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가 제공하는 핵심 정보들도 함께 표시할 수 있다.

특히 운전자가 3D 안경을 착용하지 않아도 선명하고 생생한 홀로그램 입체 영상을 볼 수 있으며, 증강현실 기술로 차량 속도에 맞춰 이동 방향과 필수 정보를 정확하게 제공한다.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기존의 차량용 HUD(헤드업디스플레이)가 대시보드 위에 설치된 LCD 화면을 반사해서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과 달리, 현대·기아차가 선보인 차량용 홀로그램은 영상용 레이저를 차량의 전면 유리에 직접 투영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때문에 한정된 화면 크기와 정해진 위치에서 제한적인 정보만 제공하는 기존 HUD보다 유리창 전체를 활용해 더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제네시스 G80에 적용된 홀로그램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전면 유리에 가로 310mm, 세로 130mm 크기로 투영되며, 실제 운전자 눈에는 가로 3150mm, 세로 1310mm의 대형 화면으로 보이게 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17년부터 홀로그램 기술을 차량에 적용하는 선행연구를 추진해 왔으며, 같은 해 8월 홀로그램 AR 전문기업 웨이레이와 손잡고 관련 부품의 설계와 개발, 양산차에 적용, 기술 안정성 검증 및 최적화 등의 작업을 지속해왔다.

장시간 실도로 테스트를 통한 지속적인 검증과 더불어 ▲사람이나 사물, 각종 전용 도로, 건널목 등 홀로그램으로 표시하는 정보의 확대 ▲후측방 경고, 고속도로주행보조(HDA) 등 더욱 고도화된 ADAS 정보 ▲V2X(Vehicle to Everything) 및 커넥티비티 기능을 통한 실시간 주변 상황 정보 제공 같은 새로운 기능을 지속해서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웨이레이와 협업해 개발한 홀로그램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을 2020년 이후 양산차에 탑재하는 것이 목표다"며 "이 기술이 양산되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해 만족도를 높이는 한편 첨단 기술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비탈리 포노마레프(Vitaly Ponomarev) 웨이레이 CEO는 "최근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또 다른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홀로그램과 증강현실 기술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현대·기아차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모든 사람이 보다 편안하고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고객 중심의 기술 혁신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