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지주회사이자 모기업인 알파벳의 이사회가 주주들로부터 소송 사태에 직면했다. 주주들은 구글이 사내 성 추행을 저지른 앤디 루빈에게 고액의 퇴출세를 지급, 사태를 묵인했던 것이 회사에 피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11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따르면 알파벳 주주들은 권한 남용, 기업 자산 낭비 등의 이유를 들어 구글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건은 알파벳을 상대로 제기된 첫 소송이다.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만든 앤디 루빈. / 에센셜 제공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만든 앤디 루빈. / 에센셜 제공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10월 앤디 루빈 전 구글 부사장이 성 추문으로 구글을 떠나는 조건으로 ‘퇴출세’를 매달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그는 2014년 사내 성폭력으로 구글을 떠났다. 그가 구글로부터 받은 퇴출세는 퇴출 후 4년 간 매달 22억원씩, 총 1000억원이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앤디 루빈 전 부사장이 구글을 떠나게 된 이유가 2013년 내연관계였던 부하 직원에게 구강 성행위를 강요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래리 페이지 당시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앤디 전 부사장에게 퇴직을 권유했다.

또한 2016년 구글은 검색팀 총괄이었던 아밋 싱할의 성희롱 의혹 사태 때도 그를 조용히 사임 처리했다. 아밋 싱할 역시 퇴출 당시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급여를 받았지만, 구글은 정확히 그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아밋 싱할은 구글 퇴직 1년 만에 우버의 기술 수석부사장으로 합류했다.

이번 소송을 통해 주주들은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구글의 주요 투자자인 존 도어와 램 등 당시 알파벳 이사회 구성원들이 성추행 사태를 묵인, 맡은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의 목적은 구글 지배구조 개선에 있다고 덧붙였다.

소송문을 통해 주주들은 "루빈 등 구글의 임원들의 행동은 역겹고 부도덕하며, 여성들에게 모욕을 주는 것일 뿐만아니라 구글이 추구하는 모든 가치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앤디 루빈의 성추행 사태는 구글 전 세계 직원이 파업에 나설 정도로 후폭풍이 거셌다. 뉴욕타임스의 보도로 구글이 앤디 루빈의 성추행을 묵인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지난해 11월 구글 본사를 포함한 전 세계 구글 지사 소속 직원 수만명이 직장 내 평등문화를 촉구하며 파업에 나선 바 있다.

이번 소송에 대해 구글과 이사회 측은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