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고객도 5G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LTE로는 불가능한 일이 5G에선 현실이 됩니다."
요즘 일반인이 가상현실(VR) 기술 기반 게임을 즐기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누구나 마음 먹으면 VR 카페에 들러 시간당 요금을 내고 체험을 할 수 있다. 이같은 VR 콘텐츠를 장시간 빠르게 달리는 버스 안에서도 즐길 수 있을지 궁금증이 커진다. VR 콘텐츠는 대용량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처리할 수 있어야 하는데, 움직이는 기차나 버스에서 이를 구현할 경우 데이터가 끊기거나 지연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5G가 상용화가 되면 이같은 일이 현실이 된다. 직접 KT 5G 버스를 직접 타보니 VR 콘텐츠 대중화가 눈앞에 성큼 다가왔다는 확신이 들었다.
버스 지붕에는 인근 5G 기지국에서 신호를 받아 와이파이로 변환한 뒤 버스 내부 기기에 전송해주는 5G 모바일 핫스팟이 있다.
스페셜포스 VR을 선택해 봤다. 한창 총을 쏘는 와중에 버스가 코너를 돌았는데, 순간적으로 시점이 90도 회전해 당황스러웠다. 그 순간 KT 직원이 버스가 우회할 때 홈버튼을 3초간 꾹 누르면 초점을 다시 맞춰준다고 친절히 알려줬다. 안내한 대로 하니 초점이 제대로 돌아왔다. 버스가 코너를 돌 때마다 초점을 재설정해야 하는 불편함은 있었지만, 재미를 생각하면 충분히 감수할 만 했다.
다음 콘텐츠는 VR 소셜 게임 ‘러브 레볼루션’이다. 러브 레볼루션은 여러 여성 캐릭터 중 한 명을 골라 가상 데이트를 할 수 있는 게임이다. 상황에 따라 대화를 선택하면 여성 캐릭터와 이별하거나 연인 단계까지 발전한다. 회색 모자와 빨간 모자 중 회색을 골라줬는데, 갑자기 호감도가 떨어졌다며 이별을 하게 됐다. 다시 도전해 빨간 모자를 골라줬다.
버스를 탄 것도 잊은채 30분정도 체험하다보니 어느새 KT 사옥으로 도착했다. 8㎞의 거리를 시속 30~40㎞로 운행했다고 한다.
김우석 KT 5G사업본부 차장은 "5G 버스에 탑승한 고객은 차량 이동 중에도 고품질의 실감형 미디어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며 "5G가 아닌 LTE 라우터로 동일한 콘텐츠를 시연했을 경우 부분적으로 끊기거나 지연이 발생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KT는 이 버스를 고객의 5G 체험을 위해 만들었지만, 5G 상용화 후에는 사업 모델로도 발전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 차장은 "2018년에 이미 미국 장거리 노선 버스에서 다운로드된 콘텐츠를 VR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선보인적 있는데 5G 시대에는 버스에서도 스트리밍을 통해 더 많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며 "당장 사업화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5G 통신 네트워크를 적용한 관광버스가 사업 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