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스마트폰 시장이 처음으로 역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2019년 연초부터 분위기 반전을 위한 주요 제조사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특히 올해는 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제품과 접으면 스마트폰, 펼치면 태블릿처럼 쓸 수 있는 폴더블폰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는 만큼 업황 반등을 위한 기회는 충분하다는 기류가 흐른다. 여기에 최근 애플이 극심한 부침을 겪으면서 중화권 업체 등 경쟁사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스마트폰 이미지. / IT조선DB
스마트폰 이미지. / IT조선DB
17일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중화권 업체의 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스마트폰 사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라며 "지난해 4분기 성수기에도 시장 성장이 둔화한 만큼 각 제조사가 연초 사업 발판 다지기에 주력하는 양상이다"라고 말했다.

모바일 업계의 관심은 2월 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쏠린다. 애플을 제외한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는 일제히 MWC에서 상반기 전략 신제품을 공개하면서 이슈를 선점하는데 주력해왔다.

올해 MWC는 양상이 조금 다를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MWC 개막 일주일 전인 2월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갤럭시S10과 여러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갤럭시S8을 제외하면 2014년부터 줄곧 MWC에서 갤럭시S 신제품을 공개했다. 전자업계는 삼성전자가 한박자 빠른 신제품 공개를 통해 혁신 기업 이미지를 부각하고, 최근 부진한 스마트폰 사업에서 반전을 꾀하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분석한다. 삼성전자가 이번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S10 외에도 폴더블폰 시제품을 공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언팩 행사를 통해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조하는 한편, 중저가 라인업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내실 다지기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에 출시한 첫 ‘홀 디스플레이' 적용 중가폰 ‘갤럭시A8s’의 한국용 모델 ‘갤럭시A9 프로'를 이달 중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 시장으로 급부상 중인 인도에는 이달 말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M’ 출격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확대한 중화권 업체의 대응도 발빠르다. 연초 중저가 제품으로 공백을 메우고 MWC에서 프리미엄 신제품으로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전략 아래 중저가폰을 잇달아 선보이는 중이다.

샤오미는 중저가 라인업을 이끈 효자 브랜드 ‘홍미'의 신제품 ‘홍미노트7’을 선보인다. 6.3인치 디스플레이에 퀄컴 스냅드래곤 660을 탑재한 중가폰 사양이지만, 가격은 가장 저렴한 모델이 999위안(16만원), 가장 높은 사양의 모델이 1399위안(23만원)으로, 비슷한 사양의 국내 제조사 제품보다 절반 수준이다.

화웨이도 최근 10만~20만원대의 6인치대 스마트폰 ‘Y7 프로'와 ‘아너 플레이 8A’ 등을 잇달아 출시했다. 지난해 MWC에서 트리플(3) 카메라를 탑재한 최상급 모델 ‘P20 프로'를 공개한 화웨이는 이번 MWC에서는 이보다 카메라 갯수를 하나 더 늘린 쿼드(4) 카메라 탑재 ‘P30 프로'를 선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고가 정책을 고수해온 애플은 중국,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극심한 부침을 겪는 중이다.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치는 이미 5~9%쯤 하향 조정했다. 이미 지난해 2, 3분기 화웨이에 2위 자리를 내준 바 있는 애플은 올해 연간 판매량에서도 화웨이에 밀린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맥월드 등 주요 외신에서는 애플이 보급형 ‘아이폰SE’의 후속 모델을 올 봄 출시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예상 가격은 32GB 모델이 399달러(44만7000원), 128GB 모델이 499달러(55만9000원)다. 애플이 단종을 선언한 보급형 아이폰 SE 카드를 다시 꺼내들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음을 잘 보여준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이 14억1000만대로 지난해보다 3.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획기적인 기능이나 사양이 부족해 교체 수요가 줄어들 전망으로,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까지 고려하면 생산량이 5%까지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