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와 미세먼지가 번갈아가며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가전 업계의 에어컨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제히 2019년형 에어컨 신제품을 내놓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최근 가전 업계의 최대 화두인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스마트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날로 심해지는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청정 기능을 내세워 ‘사계절 가전'으로 자리매김한 에어컨 시장에서 뜨거운 승부를 예고한다.

◇ 진화한 AI…사용패턴 학습 넘어 구성원별 취향까지 고려

삼성전자 모델이 2019년형 무풍에어컨을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모델이 2019년형 무풍에어컨을 소개하고 있다.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17일 서울 우면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서울 R&D 캠퍼스에서 2019년형 무풍에어컨을 공개했다.

2019년형 무풍에어컨은 바람문을 무풍패널 안으로 숨겨 제품을 작동시킬 때나 꺼둘 때나 변함없는 외관으로 주변 인테리어에 조화롭게 녹아드는 디자인을 새로 적용했다.

무풍 패널 안쪽에서 냉기를 뿜어내는 3개의 팬에 바람을 끌어올려 멀리 내보내 순환시키는 서큘레이터 팬을 추가해 기존 대비 20% 더 풍성한 바람을 제공한다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더 똑똑해진 AI 플랫폼 ‘뉴 빅스비'도 탑재했다. 기존에는 온도·습도·대기질 등 실내외 환경을 감지하고 사용자 패턴을 학습해 최적화된 냉방을 제공했다면, 신제품은 위치 기반 기술을 활용해 주거 공간에 머무르는 가족 구성원 조합에 따라 선호하는 냉방 모드를 학습해 자동 운전한다.

또 음성으로 무풍에어컨과 연결된 벽걸이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 TV 등 삼성 제품을 제어할 수 있고, 날씨·증권 등 생활 정보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거실의 중심에 있는 에어컨을 마치 AI 스피커처럼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사용자 목소리를 구분해 맞춤 제어하는 화자인식 서비스와 실내외 환경 변화에 따라 제품 상태를 점검하고, 유지보수 방법이나 절전 가이드를 알려주는 서비스도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상반기 중 제공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최근 출시한 2019년형 휘센 씽큐 에어컨에서 더욱 진화한 ‘교감형 AI’를 표방한다.

2019년형 휘센 씽큐 에어컨은 사용자가 묻지 않아도 상황에 따라 변경되는 운전모드를 음성으로 알려주고, 필요한 정보를 알아서 말해주는 점이 특징이다. 사용자가 머무는 공간은 물론, 실내외 온도·습도·공기질 등 생활환경과 사용 패턴을 학습해 알아서 적절한 코스로 작동하고, 그 결과를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실내외 공기질이나 필터 교체 시기 등을 스스로 확인해 사용자가 환기를 해도 되지는지, 필터를 언제 교체해야 하는지와 같은 정보도 제공하는 ‘스마트 가이드' 기능도 갖췄다.

LG전자는 신제품 벽결이형 에어컨에도 AI 음성인식을 처음 적용했다. 벽걸이 에어컨은 주로 침실에 설치하는 만큼 취침 시 어두운 공간에서 리모컨을 조작하기 불편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2019년형 휘센 씽큐 사용자는 침대에 누운 채로 음성으로 벽걸이형 에어컨을 조작할 수 있다.

◇ 공기청정 기능은 필수…벽걸이 에어컨까지 가세

LG전자 모델이 2019년형 휘센 씽큐 에어컨을 소개하고 있다. / LG전자 제공
LG전자 모델이 2019년형 휘센 씽큐 에어컨을 소개하고 있다. / LG전자 제공
에어컨이 공기청정 기능을 강화하면서 한철 가전이 아닌 사계절 가전으로 진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2019년형 무풍에어컨은 극세필터와 전기집진필터, 탈취필터로 이뤄진 ‘PM1.0 필터 시스템'과 미세한 전기장을 통해 지름 0.3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의 미세한 입자까지 99.95% 제거할 수 있는 ‘e-헤파 필터'를 더해 최대 113제곱미터(㎡) 면적을 청정할 수 있다.

스탠드형뿐 아니라 벽걸이형 에어컨 전 모델에도 공기청정 기능을 기본 적용해 거실뿐 아니라 안방에서도 미세먼지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다.

이재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상무는 "에어컨 소비자의 선택 기준이 무풍 기능과 공기청정 기능, 에너지 효율로 재정립된 만큼 2019년형 무풍에어컨은 이러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제품 개선에 가장 초점을 두고 개발했다"며 "폭염, 미세먼지 등 환경 변화로 더 쾌적하고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에어 케어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LG전자도 2019년 휘센 씽큐 에어컨의 청정 면적을 기존보다 2평 넓은 최대 20평(66.1m2)으로 늘렸다. 공기청정 기능을 갖춘 에어컨 모델 수도 지난해 15개에서 올해 24개로 확대했다.

극세필터와 초미세미니필터, 초미세플러스필터, 집진이오나이저 등 4단계 공기청정 전문 필터를 탑재하고, 색상으로 실내 공기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청정 디스플레이를 마련했다. 에너지와 공기질을 관리하는 스마트 기기 ‘LG 센서허브'와 연동하면 실내외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초미세먼지 상태 등도 확인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나날이 심해지는 미세먼지 등으로 실내 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기청정 기능은 에어컨의 필수 기능이 됐다"며 "방마다 공기청정기를 놓는 가정도 늘어나면서 에어컨이 거실 공기질을 담당하는 공기청정기 역할을 맡게 돼 과거 대표적인 여름철 가전이던 에어컨이 이제 사계절 가전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