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파운드리 '투톱' 체제 원년…삼성 vs TSMC '7나노' 수주전 가열

입력 2019.01.22 06:00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계 2위로 부상한 삼성전자가 이 시장 독보적인 선두인 대만 TSMC와 치열한 ‘7나노' 공정 수주전에 돌입했다. 경쟁사가 미세공정 기술 초격차를 따라잡지 못하고 제자리에 머무는 동안 파운드리 시장이 사실상 두 회사의 양강구도로 빠르게 재편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화성캠퍼스에 구축 중인 EUV 라인 조감도. / 삼성전자 제공
2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8년 말 IBM의 7나노 공정 기반 고성능 서버 칩 생산을 수주한 데 이어 최근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 1위 엔비디아의 차세대 7나노 제품 생산 수주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7나노 공정은 머리카락 굵기 70만분의 1 수준의 회로 선폭을 그려내는 초미세공정으로, 지난해 TSMC가 애플, 화웨이 물량을 수주하며 시장을 선점했다. 엔비디아의 경쟁사인 AMD도 TSMC의 7나노 공정 기반으로 차기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7나노 공정을 구현한 곳은 삼성전자와 TSMC가 유일하다. 2017년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2위 업체인 글로벌파운드리는 애초 지난해 마무리할 예정이었던 7나노 공정 전환 프로젝트를 무기한 중단했다. 3위 UMC도 7나노 공정과 관련해 별다른 투자 계획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4위였던 삼성전자는 퀄컴의 5G 모뎀칩을 시작으로 7나노 고객을 하나둘 확보하며 추격 기회를 얻었다.

7나노 공정 도입은 TSMC가 한발 빨랐지만, 삼성전자는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면서 차별화에 나섰다. EUV 노광이란 반도체 재료가 되는 웨이퍼에 빛으로 회로를 그리는 포토 리소그래피(Photo Lithography) 기술을 말한다.

반도체 업계는 기존 10나노대 공정까지는 193㎚(10억분의 1m) 파장의 불화아르곤(ArF) 광원을 이용했다. 문제는 이 광원으로 10나노보다 더 미세한 회로를 그리려면 추가 공정 단계가 늘어나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지게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ArF 광원으로 7나노 공정에 진입한 TSMC의 경우 회로 패턴을 여러번 그리는 멀티 패터닝 공정이 뒤따른다.

EUV는 파장이 13.5㎚로 ArF보다 14분의 1 수준으로 파장이 짧아 더 세밀하게 회로를 그릴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일찍이 반도체 미세공정 로드맵에서 8나노 공정을 EUV 도입 전 마지막 단계로 보고, 7나노부터는 EUV가 필수라고 판단했다. 삼성전자의 EUV 기반 7나노 공정은 현재 부분 양산 단계로, 올해 말 완공 예정인 화성캠퍼스 EUV 라인에서 2020년부터는 대량 양산 체제에 돌입한다.

반면, TSMC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에야 EUV 기반 7나노 공정을 도입할 계획으로, 당분간 기존 ArF 방식을 고수할 전망이다. EUV가 새로 도입하는 기술인 만큼 수율 확보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결국, 삼성전자와 TSMC의 7나노 공정 수주전은 각자 EUV와 ArF로 얼마나 원하는 수준의 수율을 확보하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2018년 목표로 제시한 매출 100억달러(11조2770억원), 업계 점유율 2위를 무난히 달성했을 것으로 본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가 2018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14%로 TSMC에 이어 2위를 달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2017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6.7%였다. 2017년 5월 파운드리 사업부를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분사한 결정이 터닝 포인트가 됐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기존에는 시스템LSI 사업부가 설계와 생산을 모두 수행하면서 내부 소화 물량이 파운드리 매출로 포함되지 않았으나, 분사 후에는 시스템LSI 사업부로부터 수주한 실적이 파운드리 사업부에 반영되면서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아직 시장조사업체 등에서 공식 집계자료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 같은 관점에서 목표한 매출과 점유율 달성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왔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