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2018년 해외 완성차 업체에 17억달러(1조9000억원) 수주를 달성했다고 22일 밝혔다. 대단위 조립단위를 가진 모듈 제품을 제외한 첨단기술을 집약한 핵심부품만 집계한 것이다. 그룹내 의존도를 줄이고, 독자성을 강화하는 행보가 아닐 수 없다는 업계 시각이다.

2019 CES에서 공개한 현대모비스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 현대모비스 제공
2019 CES에서 공개한 현대모비스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2018년 해외 수주 실적은 2017년 대비 40% 이상 증가한 사상 최대 규모다. 실제 회사는 2015년 5억달러(5650억원), 2016년 10억달러(1조1300억원), 2017년 12억달러(1조3560억원)를 해외에서 수주했다.

무엇보다도 고무적인 점은 미래차 경쟁에 필수적인 첨단 부품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은 부분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북미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기로 한 ‘차세대 측방 레이더(79㎓)’다. 이 레이더는 물체를 식별하는 능력이 뛰어나 자율주행차의 감지 범위를 전방위로 확대하는 역할을 한다.

또 ‘운전대 장착 디스플레이’와 ‘차량 스마트 램프’ 등도 주목받았다. 이들 부품은 자동차와 사용자의 소통을 돕는 기술로, 세계 최초 양산화라는 상징성도 있다.

먼저 ‘운전대 장착형 디스플레이’는 운전대에 정보 표시와 차를 제어하는 태블릿을 적용, 운전자와 자동차간 소통을 가능케 한다. ‘스마트 램프’는 자동차 특정 면적에 빛 패턴을 표현하는 기술로, 전기차 충전 상태 등 자동차의 상황을 외부에 알리면서 디자인 감성도 높인다.

‘전동식 조향장치’와 ‘에어백 제어장치’ 등 핵심부품도 해외업체의 관심을 받았다. 현대모비스 ‘전동식 조향장치’는 모터 출력이 해외 경쟁 제품보다 40% 이상 높아 극한의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조향 성능을 유지한다. ‘에어백 제어장치’는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초로 전장부품 기능안전 인증(ISO 26262)을 받은 품목이다.

. / 현대모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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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현대모비스는 북미, 유럽, 중국 등 해외 전기차 업체의 러브콜도 크게 늘었다. 전체 해외 수주액의 60%에 가까운 10억달러가 전기차 업체의 몫이었다. 2016년 전기차 업체에서 1500만달러(170억원) 수주를 달성한 뒤, 3년만에 무려 60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정정환 현대모비스 차량부품영업사업부 전무는 "자율주행과 커넥티비티 등 첨단 부품으로 품목 다변화에 성공해 앞으로 해외 수주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2019년에도 고부가가치 전장 부품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수주 확대를 추진한다. 모비스의 해외 수주에서 전장 부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6년 17%, 2017년 30%, 2018년 50%를 기록했다. 주요 수주 품목도 레이더 등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커넥티비티 품목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모비스는 2020년까지 레이더를 비롯한 카메라 등의 주요 자율주행센서를 확보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첨단 부품 수주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019년 목표는 21억달러(2조3700억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