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기의 데이터경제] “연간 8만번의 데이터 분석이 기업을 혁신한다”

입력 2019.01.23 06:00

전 세계 기업 디지털 전환 목적은 시장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속도’와 ‘데이터’다. 데이터로 흔적을 잡아내고 경험으로 새로운 통찰력을 발휘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 성공사례로 자주 등장하는 기업은 1988년 미국 버지니아에 설립된 캐피탈원(CapitaOne)이다. 이 회사는 미국에서 4번째로 큰 자동차 대출 금융기업(2016년 기준)이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10.78% 이익률을 달성했다. 3%대 성장률을 보인 국내 금융업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캐피탈원은 오래 전부터 막대한 예산을 디지털 전환에 투자했다. 이 회사는 1997년 한 해에도 1만3000번 이상의 데이터 분석을 수행했는데, 2014년에는 이를 8만번으로 늘렸다.

캐피탈원이 연간 8만번 데이터 분석을 가능했던 건 시스템 환경과 인력, 데이터 프로세스 그리고 전폭적인 경영진 지원 때문이다. 캐피탈원은 이후 백서를 발표하고 이런 분석을 기반으로 성공적인 디지털 전환을 이뤘다고 밝혔다.

캐피털원 데이터 분석 사례. /
국내 기업과 캐피탈원 차이는 데이터와 관련된 모든 자산의 내재화다. 또 내재화된 데이터 자산을 지속 분석하고 활용하는 빈도에서도 확연한 차이가 난다.

캐피탈원 사례와 같이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외 선진 기업은 리스크 관리부터 사업 기획과 진행까지 모든 의사결정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또 디지털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호텔 체인업의 메리어트 그룹과 숙박 공유 서비스 기업 에어비엔비가 새로운 비즈니스로 전환을 위해 자산을 매각하고 빠르게 사업 방향을 바꾼다고 가정하자. 누가 승리할 것인가? 에어비엔비는 자산이 없다. 고객 데이터와 숙박 데이터, 이동 경로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을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

디지털 전환에서 국내 기업이나 기관이 다양한 노력을 꾀하지만 간과하는 문제가 있다. 현재 선진 기업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는데 반해 우리는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클라우드나 빅데이터 분석 환경 구축 등 새로운 기술 도입 자체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오랜 시간 데이터를 축적하고 이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해야 한다. 또한, 데이터의 빠른 수집과 분석을 위해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이 필요하다. 데이터 정제와 가공, 분석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혁신을 위한 프로세스 변화가 아닌 기업의 조직과 문화를 포함한 체질 전체를 바꿔야 하는 아주 어려운 문제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이 4차산업 혁명 또는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가져 올 수는 없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넘어서기 위해 필요한 "디지털 전환"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내기 위한 생존전략이다.

※ 외부 필자 원고는 IT조선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옥기 엔코아 데이터서비스센터 센터장은 미국 데이터 업체인 액시엄 출신으로 지난 20년 간 데이터 가공·분석 업무를 진행했다. 중앙대학교 응용통계학을 전공하고 미국 아크론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와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데이터 과학 어떻게 기업을 바꾸었나, 데이터 과학 무엇을 하는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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