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한사미(삼한사온에 빗대 3일 춥고 4일간 미세먼지가 끼는 날씨)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짙은 농도의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로 등장했다. 악화된 날씨가 사람의 건강에 치명상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삼한사미 트렌드에 발맞춰 공기청정 관련 기술을 연구하는 스타트업이 관심을 받는다. 미세먼지가 심해질수록 공기청정기의 판매량 역시 증가하며, 대형 가전업체는 물론 신생 벤처기업도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데 열을 올린다.

어웨어 세컨드 에디션. / 어웨어 제공
어웨어 세컨드 에디션. / 어웨어 제공
23일 진대연 어웨어 한국지사 대표는 "최악의 미세먼지로 인해 바깥뿐 아니라 집안 및 사무실의 실내공기질을 관리하는 사람이 늘고 있고, 실제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인 날은 어웨어 판매량도 크게 느는 추세를 보인다"며 "초미세먼지 수치가 가장 높았던 봄철은 미세먼지가 거의 없던 달에 비해 매출이 10배쯤 늘었다"라고 말했다.

브랜드 지명도가 낮은 스타트업들은 기존 공기청정기 제품들과 차별성을 갖는 제품을 선보이며 승부수를 띄운다.

◇ 새로운 아이디어 접목된 공기청정 기술

2014년 한국계 창업자들이 모여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비트파인더는 2015년 소비자 맞춤형 공기 측정 서비스 ‘어웨어’를 출시했다. 사물 인터넷(IoT) 기술이 적용된 어웨어는 소비자 맞춤형 공기 측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어웨어 앱에서는 측정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추천 팁을 제공해 사용자의 행동을 변화시키며 주거 공간을 개인에게 최적화된 환경으로 바꾼다. 어웨어는 일본과 영국 등 현재 2000개 도시 60개국 이상에 판매하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에 따른 어웨어 판매추이 그래프 / 어웨어 제공
미세먼지 농도에 따른 어웨어 판매추이 그래프 / 어웨어 제공
어웨어 측은 구체적인 판매량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판매량이 수만대 이상이라고 추산한다.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며 투자받은 금액 또한 상당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웨어 한 관계자는 "알토스벤처스, LB인베스트먼트를 포함한 유수 투자자들로부터 120억원쯤의 투자를 유치했다"며 "현재 추가 투자 유치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2014년 설립된 토네이도시스템즈는 기존 제품과 다른 방식의 공기청정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기존 공기청정기가 가진 흡입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년간 연구개발비 20억원을 투자했다.

그 결과 회오리를 발생시켜 강력한 기압 차를 통해 진공효과를 내는 ‘스월러 보텍스 기술'을 개발했다. 해당 기술은 먼지 흡입력을 10배 이상 개선할 수 있다. 부유먼지 청소기 ‘트롬베’는 실내 먼지는 물론 꽃가루, 애완동물의 털, 담배연기 같은 악취도 제거할 수 있다.

토네이도시스템즈 측은 "중국, 미국, 일본 등을 타깃으로 특허를 다 받아놓은 상태다"라며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출을 노리고 있고, 창업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받아 연구개발 및 사업자금을 조달 중이다"고 말했다.

◇ 휴대용 공기청정기 관심↑

휴대용 공기청정기 개발에 공을 들이는 업체 수도 늘어나는 추세다.

2017년 삼성전자 사내벤처 씨랩(C-Lab)에서 분사된 스핀오프기업 블루필은 공기 중에 부유하는 먼지에 극성을 부여해 공기를 정화하는 방식의 휴대용 공기청정기를 개발 중이다. 신제품은 2019년 하반기 판매될 예정이다.

클레어 휴대용 공기청정기. / 클레어 제공
클레어 휴대용 공기청정기. / 클레어 제공
블루필은 2016년 삼성벤처캐피탈로부터 75억원을 투자받으며 화제가 됐다. 세계 최대 IT 박람회인 CES 2019에도 참가해 해외 업체 관계자들과 미팅을 했다.

블루필에 따르면 론칭을 앞둔 휴대용 공기청정기는 기존 필터가 아닌 자체 개발한 필터를 탑재하며, 해당 필터는 영구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블루필 관계자는 "기존 제품보다 훨씬 크기가 작아 휴대성을 높였다"며 "해외 시장도 동시적으로 바라보고 있으며, 향후 바이러스까지 필터할 수 있는 제품으로의 확장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이티앤에스그룹은 2014년 텀블러 모양과 흡사한 휴대용 공기청정기 ‘클레어'를 개발해 선보였다.

에이티앤에스 그룹은 2002년 IT 솔루션 사업으로 시작한 회사다. 2014년 기업 내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조직하고, 생활 가전 브랜드 클레어를 론칭했다.

클레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는 ‘2016 글로벌 생활명품’에 선정됐다. 국내 최초로 한국은 물론 미국, 일본, 중국 총 4개 국가에서 크라우드펀딩 프로젝트에 성공했다. 2017년에는 코트라(KOTRA)로부터 수출혁신기업상을 받았다.

클레어는 특히 대만에서 7분에 1대씩 팔릴 정도의 높은 인기를 끈다. 현재는 그 인기를 미국, 중국, 일본, 홍콩, 프랑스 등으로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