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TV가 크리에이터의 광고 수익 자격 기준을 높였다. 네이버TV에 채널을 개설, 운영 중이던 일부 중소 규모 크리에이터들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네이버TV 메인에는 주로 지상파 방송 영상이 노출돼, 다양한 크리에이터(Creator·영상 제작자)들이 만드는 콘텐츠들이 보상을 받기 더욱 까다롭다는 비판도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TV는 2월 21일부터 크리에이터들에게 광고 적용조건을 변경하겠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바뀐 기준에 따르면 채널 별 구독자 300명 이상, 총 재생시간 300시간(1만8000분)이상인 채널에 한해 영상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네이버TV에 개설된 채널이라면 조건 없이 영상에 광고를 붙여 조회수에 따라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다만 네이버TV는 채널 개설에 자격 조건을 걸어둔 바 있다. ‘타 콘텐츠 플랫폼(블로그, 카페, 유튜브)의 구독자나 이웃 등 팬이 100명 이상인 경우’ 채널 개설이 가능하다.

일정 정도 구독자 수를 가졌다면 누구나 채널을 만들고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를 유인하는 효과가 있었다.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네이버TV에도 똑같이 올리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생시간이라는 제한을 만들어, 구독자 수가 그리 많지 않은 크리에이터들은 네이버TV에서 광고 수입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네이버TV가 다양한 영상 콘텐츠 제작을 독려하는 생태계 조성에는 무심하다는 비판도 내놓는다.

만약 한 크리에이터가 자신의 네이버TV 채널에 2분짜리 영상 다섯 개를 올렸다고 가정하면, 한 달 동안 광고 수익을 받을 조건을 달성하려면 한 영상 당 최소 1800회의 조회수를 내야한다. 이전에는 다섯 개 영상 모두에서 조건없이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네이버TV 메인 화면 갈무리. 크리에이터 영상보다는 대체로 방송 영상이 메인에 중점적으로 노출되는 모습이다.
네이버TV 메인 화면 갈무리. 크리에이터 영상보다는 대체로 방송 영상이 메인에 중점적으로 노출되는 모습이다.
물론 유튜브도 구독자 1000명과 전체 시청시간 4000시간이라는 조건을 충족해야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유튜브는 채널 개설조건 자체에 제한이 없으며, 메인에선 개별 이용자 관심사에 따라 콘텐츠를 추천하는 시스템이다. 전체 인기 순위에 따라 메인 콘텐츠를 배열하는 방식인 네이버TV와 비교가 어렵다.

네이버TV는 재생수와 재생시간 등 실시간 인기 순위를 반영한 콘텐츠를 메인에 노출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인기있는 TV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관련 영상 이외에 크리에이터가 자체 제작한 영상이 네이버TV 상단에 노출되기엔 쉽지 않다.

실제로 현재 네이버TV 메인화면의 콘텐츠들은 거의 대부분 방송 영상 콘텐츠이며, 일반 크리에이터 제작 콘텐츠는 찾아보기 어렵다.

무엇보다 이용자 수 자체가 유튜브에 비해 워낙 적어 네이버TV 플랫폼만으로는 조회수와 구독자수를 늘리기도 쉽지 않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네이버 측은 대신 채널 개설 자격조건을 낮춰 다양한 제작자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광고 수익조건 변경과 함께, 네이버TV는 채널 개설 조건을 기존 300명에서 100명으로 낮췄다.

다만 이미 300명의 구독자수를 갖고 채널을 운영 중인 크리에이터들에게는, 100명으로 채널 개설 기준을 낮춘 것이 별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 크리에이터는 "채널 개설 자체에 진입장벽을 만들어놓고, 수익창출이라는 미끼로 일정 수준 이상의 크리에이터를 유인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수익창출 자격을 박탈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네이버 측은 네이버TV뿐만 아니라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도 광고 수익창출 조건에 제한을 두고, 콘텐츠 품질 관리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어뷰징 채널을 막고 더 좋은 콘텐츠 제작을 독려하기 위해 광고 수입 기준을 조금 높였다"며 "300시간은 현재 네이버TV에서 활동 중인 창작자들에게 피해가 없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라는 판단에 따른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광고 수익 기준 변경은 한 달 후 적용 예정이며, 그동안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해나갈 예정"이라며 "채널 개설 조건도 100명에서 앞으로 점차 낮춰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