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 간 망 사용료 협상이 최근 급진전 하면서 빠르면 2월 중 타결될 전망이다. 통신업계는 이번 협상이 완료될 경우 외국계 기업이 국내 통신망을 공짜로 이용한 관행이 개선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향후 구글·넷플릭스 등과의 협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 조선일보 DB
. / 조선일보 DB
SK브로드밴드 한 관계자는 23일 "페이스북에 망 사용료와 캐시서버 운영 비용을 제안했고, 최종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라며 "페이스북이 비용을 내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사는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비밀 유지 조항을 둘 가능성이 높아 비용 규모에 대한 구체적인 발표는 없을 것으로 파악된다.

이 관계자는 "타결이 되더라도 기밀유지협약(NDA) 관계로 협상 내용이 발표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페이스북 한 관계자도 "SK브로드밴드와 2년 가까이 계약을 맺기 위해 협상을 해왔고 현재는 마무리 단계다"라며 "비용 부담 문제가 핵심은 아니지만 그 부분에서 진전이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앞서 이형희 전 SK브로드밴드 대표는 2018년 11월 22일 열린 IPTV 10주년 기념식에서 "(페이스북 망사용료 협상이) 조만간 결정될 것이며, 한 두 달 내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밝힌 바 있다.

페이스북은 2016년 12월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와 망이용료를 놓고 갈등을 겪었다. 페이스북은 국내 통신사 중 KT에만 돈을 내고 캐시서버를 뒀다. 페이스북은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와의 협상 과정에서 난항을 겪자 고의로 해당 통신사 이용자의 페이스북 이용 속도를 낮춘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페이스북이 고의로 이용자 불편을 초래했다며 3억9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페이스북은 불복하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의 협상 타결 소식은 KT와 LG유플러스의 계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KT는 페이스북과의 망 사용료 계약이 2018년 7월 만기됐지만 재협상은 지지부진하다.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로 개별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편 국내 통신사와 외국계 기업의 망 사용료 논쟁은 페이스북뿐 아니라 망최근 국내 가입자가 급증한 넷플릭스에도 번지는 모습이다.

SK브로드밴드는 최근 넷플릭스 사용자가 몰리면서 화질이 떨어진다는 항의를 받자 넷플릭스에 쓰이는 해외망 회선의 용량을 기존 50Gbps에서 100Gbps로 2배 증설할 계획이다. 증설 완료 시기는 25일이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현재까지 망 사용료와 캐시서버 사용료를 부담하지 않는 등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