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월 열리는 통신기술·기기 전시회 ‘MWC(Mobile World Congress)’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2019년 전시회는 2월 25일부터 28일(이하 현지시각)까지 열린다.

행사 개막을 한달쯤 앞둔 지금, 스마트폰 업계는 신기술과 제품 공개를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인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제조사는 이미지 센서, 광학 설계 등 ‘카메라 기술’을 연이어 선보였다.

2018년 11월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가 북미 1000명을 대상으로 스마트폰의 구매 기준을 묻는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카메라를 보고 구매여부를 판단한다는 응답자의 수가 전체 중 860명(86%)에 달했다. 그만큼 스마트폰에서 카메라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24일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5G, 폴더블뿐 아니라 카메라 역시 스마트폰의 주요 기능이다"며 "이미지 센서를 비롯해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을 높일 광학 기술을 꾸준히 연구·개발 중이다"고 말했다.

◇ 이미지 센서 기술 경쟁…‘고화소’ 소니 Vs ‘소형’ 삼성전자

스마트폰 업계는 2019년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2018년 하반기부터 카메라 기술 경쟁에 나섰다. 시작은 카메라의 성능과 해상력을 결정하는 이미지 센서였다.

소니는 2018년 3분기 4800만 ‘고화소’ 이미지 센서 IMX586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고화소뿐 아니라 4K UHD 90fps 동영상, 화소 네개를 하나로 묶어 노이즈(어두운 곳에서 사진 촬영 시 울긋불긋하게 나타나는 점)를 줄이는 4층 화소, 고속 자동 초점 등 편의 기능도 갖췄다.

소니 4800만 화소 이미지 센서 IMX586. / 소니 제공
소니 4800만 화소 이미지 센서 IMX586. / 소니 제공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일찌감치 소니 IMX586을 주목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단시간에 인지도를 높이려면 ‘고성능 카메라’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소니는 2018년 9월 IMX586 양산을 시작했다. 이어 같은해 12월 샤오미와 화웨이는 2019년형 주력 스마트폰에 이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샤오미 미9(Mi9), 화웨이 아너 뷰20(Honor View20) 등 4800만 화소 카메라 스마트폰의 외관과 성능이 MWC 2019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소니의 고화소 이미지 센서에 맞서, 삼성전자는 고화소를 가지면서 부피까지 작은 ‘소형’ 이미지 센서로 맞불을 놨다. 22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아이소셀 슬림 3T2 이미지 센서는 2000만 화소급 제품이다. 이 이미지 센서의 모듈 높이는 경쟁 이미지 센서에 비해 10%쯤 낮다.

작은 이미지 센서 모듈을 사용하면 카메라 유니트, 나아가 스마트폰 전체 부피도 줄일 수 있다. 망원 카메라를 만들 때에도 유리하다. 렌즈 화각이 같다면 이미지 센서 크기가 작을 수록 망원 효과가 나는 덕분이다.

소형 이미지 센서 모듈은 스마트폰 뒷면은 물론 앞면에도 배치하기 쉽다. 전면 카메라 부분에만 구멍이 뚫린 홀 화면, 전면 카메라와 스피커 이외 부분이 모두 화면인 노치 화면 스마트폰에 적용하기에도 알맞다.

삼성전자 아이소셀 슬림 3T2 이미지 센서. /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아이소셀 슬림 3T2 이미지 센서. / 삼성전자 제공
부피는 작지만, 삼성전자 아이소셀 슬림 3T2 이미지 센서는 경쟁 제품을 상회하는 성능을 갖췄다. 화소수가 2000만개로 대형·고화질 사진을 담으며, 어두운 곳에서 선명한 사진을 만드는 ‘테트라셀(화소 네 개를 하나처럼 사용해 빛을 더 많이 받아들이는 원리)’ 기술도 지원한다.

◇ 중국 제조사, 광학 10배 줌·슬라이딩 카메라 등 응용 기술 선보여

중국 스마트폰 업계는 카메라 ‘응용 기술’을 내세웠다. MWC 2018에서 중국 비보는 본체에 수납하는 방식의 팝업형 카메라 유닛을, 오포는 광학 5배 줌 기술을 각각 공개했다. 트리플 카메라 스마트폰, 인공지능 장면인식 기술을 가장 먼저 선보인 것도 중국 화웨이였다.

1월 중국 오포는 광학 줌 배율을 두배 올린 ‘광학 10배 무손실(화질 저하 없이 화면을 확대하는 기술)줌’ 기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MWC 2019에서 기술 원리와 성능, 샘플 사진 등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오포 광학 10배 무손실 줌 소개 사진. / 오포 제공
오포 광학 10배 무손실 줌 소개 사진. / 오포 제공
오포 광학 10배 무손실 줌의 비결은 멀티 카메라 유니트(세개)와 이너줌(렌즈를 앞뒤가 아닌 옆으로 이동하는 구조)이다. 카메라 유니트 세개는 각각 ▲35㎜ 환산 15.9㎜ 초광각 ▲159㎜ 망원 ▲그 사이 초점 거리를 구현하는 광학 5배 이너줌으로 구성된다. 이들을 함께 사용하면 15.9~159㎜ 광학 10배 줌 효과를 낼 수 있다.

2018년 오포는 광학 5배 무손실 줌 기술을 발표하고도 스마트폰에 적용하지 않았다. 반면, 올해에는 광학 10배 무손실 줌 유니트의 동작 신뢰성을 검증했고 양산 준비도 마쳤다고 밝히는 등 제품화를 암시했다. 비보와 샤오미도 보도자료를 통해 2018년 공개한 ‘슬라이딩 카메라’ 기술의 개량형을 MWC 2019에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MWC 2019에서 주목할 제품으로는 차세대 통신망 ‘5G 스마트폰’, 화면을 접고 펼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꼽힌다. 업계는 이들과 함께 카메라 기술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카메라는 스마트폰의 주요 기능이자 구매 요소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