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가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 여파로 2018년 4분기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2019년에는 5G 상용화에 따른 실적 개선을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20조원 이상 들어가는 5G 투자 비용 영향으로 실적 부진이 장기화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24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29일 2018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SK텔레콤과 KT도 1월 말이나 2월 초 발표 예정이다.

. / IT조선 DB
. / IT조선 DB
증권업계는 이통3사의 4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1000억원 이상 밑도는 6000억~61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한다. 회사별로는 SK텔레콤 2700억원대, KT 1700억원대, LG유플러스는 1700억원대 수준으로 전망된다. 시장 예상치는 SK텔레콤 3000억원, KT 1900억원, LG유플러스 2000억원대였다.

실적 부진은 대체로 25%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증가와 고가 요금제 가입자 감소 영향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은 요금제 인하 영향으로 이동전화 매출이 2017년 4분기 대비 6.8%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되며, LG유플러스도 요금인하 및 선택약정할인 가입자 증가에 따라 무선매출이 2017년 4분기 대비 3.7%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KT는 아현지사 화재로 인한 통신구 복구, 와이브로 사업 종료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통업계는 3월 5G 상용화에 힘입어 2019년 하반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2분기 이후에는 5G 사업 관련 매출이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9년은 5G 서비스 본격화 및 기저효과로 이익 개선 기대감이 높다"며 "5G 요금제 가입이 시작되면 4G 가입자당월매출(ARPU) 하락세는 둔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통사는 2019년에도 대규모 5G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향후 5년간 이통3사의 5G 투자금액은 20조~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나금융투자는 2019년 이통3사의 설비투자액이 2018년 대비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 이통3사 설비투자 전망치가 5조65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019년은 최소 6조8000억원 수준으로 치솟는 셈이다.

정부는 5G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제도를 신설해 이통사의 투자 부담을 줄여준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8년도 세법 후속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제도는 5G 기술이 적용된 기지국 장비 구입 비용에 한해서만 적용된다. 실질 세제 지원 증대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기조도 지속할 것으로 보여 5G 요금 인상에 따른 실적 회복도 기대하기 어렵다. 증권업계 분석에 따르면 초기 5G 요금제는 기존 LTE보다 1만~1만5000원쯤 높아질 전망이지만 투자 대비 이익을 내기엔 부족한 감이 있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9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G 투자에 4조~5조원을 썼고 이것이 요금제에 반영돼야 한다"라며 "5G 가입자가 많아질수록 고객 요금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