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서버 비용 못낸다는 넷플릭스…협상 불씨 살리는 SKB

입력 2019.01.28 06:00

한국에만 가입자 100만명을 집어 삼킨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가 국내 통신사에 캐시서버 구축·운영 비용을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 SK브로드밴드는 캐시서버 설치로 넷플릭스 서비스의 원활한 제공을 바라지만, 넷플릭스 측이 협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캐시서버는 기업이 인터넷 사용자가 자주 찾는 정보를 따로 모아두는 서버다. 동영상 서비스 업체가 별도로 캐시서버를 가동할 경우 정보를 빠르게 찾을 수 있고 서버 과부하 현상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넷플릭스가 공개한 한국 통신사별 2018년 12월 황금시간대 접속 속도. /
◇ SKB, 고객 항의에 망 용량 증설…근본 해결책은 안돼

1월 넷플릭스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2018년 12월 국내 인터넷서비스제공사업자(ISP)의 황금시간대(프라임타임) 접속 속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1.65Mbps로 최하위에 그쳤다. LG유플러스(3.70Mbps)나 딜라이브(3.44Mbps)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상대적으로 해외망 용량이 큰 KT(2.86Mbps)에도 크게 뒤진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는 최근 넷플릭스 접속 지연 및 화질이 떨어진다는 고객 항의가 빗발치자 넷플릭스에 쓰이는 해외망 회선 용량을 50Gbps에서 100Gbps로 2배 증설하기로 했다.

SK브로드밴드 한 관계자는 "해외망 용량 증설은 넷플릭스의 망 이용대가 산정과 별개로 가급적 빠르게 진행하려 한다"며 "용량을 두배로 늘리면 고객 체감은 훨씬 나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단기적으로 캐시서버 구축, 장기적으로는 해저케이블 상용 서비스를 통해 넷플릭스 등 해외 트래픽을 수용하겠다는 방침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망 용량을 증설하더라도 극적인 서비스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해저케이블 상용화 이전에는 페이스북과 마찬가지로 넷플릭스와 캐시서버 구축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는 2018년 4월 아시아 9개국을 연결하는 총 1만500㎞ 규모 케이블 설치 컨소시엄에 참여한다. 2021년 상반기 완공 및 상용서비스 예정이다.

◇ 넷플릭스, 캐시서버 비용 지불 의사 없어…SKB "구글 전례 안 밟겠다"

넷플릭스는 넷플릭스는 딜라이브, CJ헬로에 이어 2018년 말 넷플릭스 서비스를 시작한 LG유플러스에 별도의 캐시서버를 자기 비용으로 설치했다. 하지만 한국 업체에 별도의 망운영비를 내는 것은 아니다. 최근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이 망 이용 및 캐시서버 운영과 관련한 대가 지불 계약을 맺은 것과 다른 상황이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우리가 캐시서버 구축 관련 협상 요청을 해도 넷플릭스는 그동안 망 이용료를 내지 않은 구글 사례를 들며 대응하지 않고 있다"며 "그렇다고 협상없이 캐시 서버를 선구축 해주면 협상을 완료한 페이스북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도 구글의 전례는 밟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제시카 리 아시아태평양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이 24일 기자간담회에서 넷플릭스의 2019년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넷플릭스 제공
한편 넷플릭스는 캐시서버 구축이나 망 이용료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제시카 리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은 24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생태계와 협력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상세 내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수익 배분 방식에 대해서도 답변을 피했다. 넷플릭스는 글로벌 정책에 따라 콘텐츠 회사의 수익 배분율을 ‘9(넷플릭스) 대 1(콘텐츠회사)’로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 콘텐츠 회사가 5대 5로 절반씩 수익을 나누는 국내 관례와 차이가 있다.

나이젤 뱁티스트 디렉터는 "모든 회원사와 일을 할 때 생태계에 있는 모든 기업이 혜택을 받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다"라며 "최대한 좋은 품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이며, 수익 분배 구조는 비공개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한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와 캐시서버 구축 협상과 관련 "캐시서버 구축과 관련 여러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자세한 사항은 공유할 수 없다"고 공식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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