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일본 자회사 라인이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를 필두로 금융 영토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라인은 일본 정부가 2022년 도쿄올림픽에 맞춰 추진 중인 '현금 없는(cashless) 사회' 정책에 발맞추고 금융 서비스 성장세를 가속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2018년 9월 라인 금융 자회사인 라인 파이낸셜에 2475억5000만원을 투자하는 등 라인 금융 사업 성공에 공을 들인다.

◆ 일본·동남아로 뻗어나가는 ‘라인페이’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라인페이 가맹점과 라인페이 거래액은 일본은 물론 동남아시아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라인이 인기를 끌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성장 중이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이 내놓은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 이미지. / 라인페이 홈페이지 갈무리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이 내놓은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 이미지. / 라인페이 홈페이지 갈무리
미래에셋대우증권 리서치센터가 지난 24일 발표한 '라인 페이와 국내 전자상거래' 보고서를 살펴보면 2016년 1분기 10억엔(102억원)에 불과하던 라인페이 거래액은 2018년 3분기 2610억엔(2조6676억원)으로 2년 6개월 간 261배 증가했다.

일본 내 라인페이 가맹점 수 역시 늘었다. 라인이 신용카드 기업 JCB와 제휴를 맺어 72만개 가맹점을 추가 확보한 영향이 컸다. 라인페이 가맹점은 2018년 1분기 5만2000개에서 2018년 11월 기준 91만7000개로 늘어났다.

라인은 또 일본을 방문하는 중국인을 잡기 위해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와 손잡았다. 이로써 라인 사용자는 중국 텐센트 간편결제 서비스 '위챗페이'를 일본 소매점이나 음식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라인은 이를 위해 2018년 12월부터 라인페이를 도입하지 않은 일본 중소점포에 위챗페이를 이용할 때 필요한 QR코드용 단말기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라인은 지난해 9월 발행한 자체 암호화폐 '링크(LINK)'도 결제 서비스에 활용할 계획이다. 암호화폐 링크는 라인 블록체인 자회사 언블락이 만든 블록체인 '링크 체인(LINK Chine)'에서 쓰이는 암호화폐다. 사용자 활동 기여도에 따라 보상 형태로 제공된다. 링크는 향후 콘텐츠, 게임 등 라인 내 다양한 서비스에서 지불, 보상 수단으로 쓰일 전망이다.

라인은 또 비자(Visa) 카드와 손잡고 올해 말 '라인페이-비자' 신용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라인페이-비자 신용카드는 일본 전역과 전 세계 비자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해당 카드 사용자는 본인 라인페이 계정에 카드를 등록할 경우 실물 카드가 없어도 스마트폰 라인페이를 이용해 결제할 수 있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라인 주가는 2019년 라인페이 거래액 급등세와 연동돼 상승세가 예상된다"며 "대만에서 라인페이로 개인소득세, 보험진료청구서 결제를 할 수 있어 거래액이 급등했고, 일본 시장에서는 라인페이 가맹점 확보, 라인페이 관련 앱 다운로드 추세를 볼 때 거래액은 2019년 급증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 동남아 지역 인터넷은행도 박차

라인은 근거지인 일본을 넘어 라인 이용률이 높은 대만과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인터넷은행 시장 진출도 활발하게 준비 중이다.

라인은 일본 3대 은행 그룹 중 하나인 미즈호파이낸셜그룹과 신규 은행 설립을 위한 공동 회사를 설립한다. 합작사 자본금 규모는 20억엔(204억원)으로 라인과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이 각각 51%, 49% 지분을 보유한다.

양사는 합작사를 설립하고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특화된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해 2020년부터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또한, 스마트폰을 이용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라인은 미즈호파이낸셜그룹과 개인무담보 대출 서비스 등을 제공할 '라인 크레딧'을 설립한다.

라인 파이낸셜은 대만 후방은행, 스탄다드차터스은행, 유니온 은행 등 4개 파트너사와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마쳤다. 라인 파이낸셜은 컨소시엄 지분 49.9%를 갖는 최대 주주다. 라인은 2월 15일 이전까지 대만 금융감독위원회에 인터넷은행 신청서와 사업 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라인은 동남아시아 금융 시장 진출도 꾀한다. 태국에서는 라인 자회사 라인파이낸셜아시아가 태국 현지 3~4위 여신 규모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카시콘 은행과 합작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한다. 이를 위해 양사는 '카시콘 라인'이라는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카시콘 라인은 2019년 하반기까지 태국 라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대출 등 금융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KEB하나은행과 인도네시아 현지 디지털뱅크 합작회사를 세우는 등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